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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마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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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의 정석. 비가온다. 주룩주룩. 7월인데, 독일에 장마가왔다. 한국 장마와 다른 점 이라면 독일은 비가오면 춥다. 추워 죽겠다. 모처럼 여름에 벨린에있는데, 날씨가 엄청나다. 말도 안되는 습도로 30도를 오르내리며 사람 진을 빼다가 뭐같이 소나기가 오면서 기온이 뚝 떨어진다. 눈이 안 오는것이 고마울 지경. 지난 목요일 부터는 줄기차게 비가 오는구나. 토요일 비가 잠시 갠 틈을 타서 터어키시장에 갔더니 쪽파가 수북히 쌓여있다. 비오는 날은 부침개이거늘. 며칠전 프린트님의 포스팅에서 광장시장 사진을 보고, 빈대떡 생각에 어질 했었는데, 파전이락도 부쳐먹자. 해물파죵-. 에 환장하는 돌쇠.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청소를 앞장서서 하니, 파죵은 게으른 돌쇠도 청소하게 하는 거시냐... 만들어보자. 밀가루를 물과 묽게..
슈파겔 먹기. 슈파겔 (Spargel)은 아스파라거스의 독일 이름이다. 날이 풀리고 봄이 오면 땅속에서 슈파겔이 슉슉 올라 오는데, 독일에서 나는 슈파겔은 거의 다 흰색. 이 것들은 초록의 동료들 보다 연하고, 크고, 단맛이 좀 더나며 마지막으로 입안에 맴도는 씁쓸한 맛이 일품으로, 내가 아는 모든 독일인들은 슈파겔에 환장을 한다. 한 여름 보신탕도 아니고, 봄에 슈파겔을 못 먹으면 큰일 나는 것 처럼 생각하는 사람들 틈에 있어도, 꿋꿋하게 먹기 싫으면 안 해먹는다 주의를 고집할 수 있겠으나, 맛이 좋으므로 나도 그 행렬에 동참한다. 연휴가 낀 토요일, 동네 시장에 가면, 슈파겔을 산처럼 쌓아놓고 판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보통 슈파겔 파는 농부들이 딸기도 같이 팔기때문에 아직 좀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을 알지만 딸기도 ..
럭셔리 냉국수 금요일 아침에 분명 기온이 1도였는데, 낮에 느닷없이 20도가 되어버렸다. 오전에 운동갈 때 스웨터와 가디건, 목도리까지 둘둘 말고 간 나는 있는대로 옷을 껴입고 처음 할아버지를 만나러 알프스 올라간 하이디 꼴이되어 집에 왔다. 여튼 그 상태로 계속 날씨는 쨍쨍 따끈따끈 중인데, 기온이 올라가자마자 마술처럼 나무에 새순들이 뿅뿅 튀어나온다. 지난 주부터 이상하게 밥 하는것이 힘이 들고 싫어서 계속 파스타 나부랭이만 먹고 살게되어. 왠지 기운도 안 나고 몸이 퍼지는 느낌이라 밥 왕창 해서 그냥 먹기만 하면 되는 꼬리곰탕을 신나게 끓여 놨던 차이다. 여행 다녀온 뒤로 돌쇠나 나나 이상하게 주변이 번잡스러워 정신이 없었는데, 이런저런 약속을 다 물리치고 간만에 조용히 주말에 쉬면서 좋은 햇빛에 겨울옷이랑 담요..
아침에 누룽지 가자미 조림을 만들어 먹었는데, 맛이 좋았다. 어제 4시쯤 청소를 끝내고 해 먹었는데, 먹다보니 맛이 있어 밥을 더 먹었다. 잘때 배가 고파왔지만, 귀찮아서 그냥 잤다. 배가 고파서 그런건지 잘 몰라도 새벽에 깨서 귤도 먹고, 과자도 먹고 그러다가 어제의 맛있는 가자미 조림이 생각이 났다. 곰곰 생각을 해 보니, 가자미 조림의 무우와 누룽지를 먹으면 완전 맛이 좋을것 같다. 누룽지를 만들자. 반찬은 밀폐용기 그대로 ㅋ 잠옷바람으로 멀쩡한 밥을 후라이판에 구워 태우더니 거기다 또 물 붓고 끓이는 이상한 짓을 해도 뭔가 맛있는 것을 주려니 하는 표정으로 숟가락 놓고 밥상 앞에 얌전히 앉아있는 돌쇠. 메이드 인 저머니인 주제에 아침에 밥 먹자고 하면 좋아한다. 완성된 누룽지와 가자미 조림을 먹으니 꿀보다 맛나..
고구마 구출작전. 어느날 어느날. 할 일 없이 넷질을 하던 중 한인 수퍼마켓사이트를 무심코 들어갔다. 앗. 한국 무우를 판다. 앗, 열무도 판다. 앗!!!!!!!!!!!!!! 고구마도 있다. 왠지 다 사야 할것 같다. 배송비 4유로를 아끼기 위해 50유로를 채우려니 좀 힘들긴 하지만, 한두번 하는 일도 아니고, 간장,오뎅,만두등등을 찍어 붙여서 귀신같이 맞췄다. 고구마는 대담하게 3키로나.. 히히 총액은 50유로 11센트. ㅋㅋ 며칠 뒤. 늠름한 택배아저씨가 23킬로되는 소포를 번쩍들고 올려다 주신것은 좋았는데, 아놔.... 손질하는것이 진저리가 나서 두번다시 열무김치는 안 해 먹겠다고 몇 년전에 굳게 결심했던 것을 까먹었었다. 엉엉 울며 열무 다듬고, 중얼중얼 욕을 하면서 마늘 까고, 대충 이리치덕 저리치덕해서 다 만든..
크리스마스에 먹는 빵 슈톨렌, Stollen 어느새 11월도 끝이 나나보다 했더니, 벌써, 크리스마스 4주 전서부터 매주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날짜 세는 ^^ 아드벤트 (Advent)란다. 이미 동네방네 크리스마스 시장은 다 섰고, 벨린 시내와 백화점들도 번쩍번쩍 난리가 났다. 지난 번 부모님과 같이 드레스덴에 갔을 때 잊지않고 사려고 마음 먹었던 것이 몇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크리스마스 시즌에 먹는 빵인 슈톨렌 Stollen. 오랫동안 술에 재운 말린 과일과 견과류, 건포도를 넣어 만든 크리스마스 빵이다. 꼭 사려고 했던 이유는... 드레스덴이 원조라서. 히 오늘 첫번째 아드벤트 토요일을 기념하여... . . 는 뻥이고 그냥 생각이나서 꺼내어 먹었다. 여행 다녀온게 언젠데 이제 먹냐고 하시는 분들. 이 빵은 이래저래 유효기간이 반년 정..
궁극의 고소함, 연어크림파스타. 독일에 돌아오면 적응이 힘든 일 중에 하나가 밥을 해 먹는 일이다. 이번에는 섬에서 밥을 해 먹기는 했지만, 그건 순전히 선택의 의한 결과이고, 독일집에서는 생존의 문제인것이다. 한국에서는 먹기싫어도 먹기를 강요하는 엄마의 밥상과, ^^ 집 밖을 나서면 열 집에 여덟 집은 식당아닌가. 낫살이나 먹어서 엄마가 해 주는 밥 날름날름 받아먹는것이 즐겁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즐겁다. 여튼 독일에 돌아온지도 어영부영 한 달이 넘었으니, 이제는 몸에 다시 익었다. 흑. 하여 간만에 소개하는 메뉴. 연어크림 파스타. 어두운데 부엌 불빛으로 사진을 찍으니 좀 맛없어 보인다. ..... 아, 몰라! 난 맛있었은깐.... -_-;; 재료는 당연히 연어와 생크림, 그리고 국수 그외에 마늘과 양파가 필요하고, 파..
배추김치 대신 양배추절임 밑반찬을 즐겨 먹지않는 나는 김치 말고는 장아찌 류를 해 먹곤 했는데, 그나마도 이 양배추 절임을 해 먹기 시작하면서는 다 집어쳤다. 왜냐하면 양배추 절임은 쉽고 맛있기 때문이다. 양배추를 채썰어, 식초를 뿌리고, 잘 섞어 주면 끝이다. 하루 자고 나면 다음날 부터 먹을 수 있다. 열흘정도까지 두고 먹을 수 있으니, 한 번에 좀 많이 해 놓는 것이 좋다. 식초는 화학식초만 아니라면 아무 것이나 좋다. 나는 한국 현미식초가 비싸서, 발사믹 식초로 해 먹는다. 한국에서 파는 발사믹 식초는 카라멜 등을 넣어 맛을 낸 것이 많으므로, 그냥 현미식초나 건강에 좋은 다른 식초들이 좋겠다. 양배추는 위장에 좋다고 하여 먹기 시작했는데, 위장이 화악!! 하고 낫는 다던지 하는 일은 없지만, 일단 섬유질이 많으니, 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