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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읽고/무대,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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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etrich Fischer-Dieskau 아무리 클래식 음악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슈베르트의 가곡 하나쯤은 알기 마련이고, 그런 슈베르트의 가곡을 제일 많이 부른 사람중의 하나는 독일의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 Dietrich Fischer-Dieskau이다.. 어렸을때 집에 그라모폰에서 나온 클래식 전집 뭐 그런게 있었는데, 그 시리즈 중의 하나가 디스카우의 가곡집이었고, 거기서 마왕을 들었고, 보리수를 들었고, 울지 않으리나 들장미를 들었다. 내가 오페라를 듣기 시작했을 때에 , 피가로의 결혼에도, 라 트라비아타에도,돈 지오반니에도 음반 뒷쪽의 출연진 명단 중 맨 위에는 항상 그의 이름이 있었다. 디스카우는 1926년 생으로 조용하고 착실한 성품이었다고 하는데, 이는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 짐작할 수 있는바. 1992년부터는 노래를..
사랑의 묘약. Rolando Villazon 2월 초에 오네긴의 오페라를 보고 싶었는데, 여행 전이라 조금 긴축하기도 했고, 느닷없이 할 일이 생겨 마음도 바빠서 그냥 포기했었다. 사실 챠이콥스키의 오페라라서 포기하기가 더 쉬웠을지도. 그런데, 지난주에 돌아와서 우연히 Staatsoper의 홈피를 뒤적거리다 보니, Rolando Villazon이 출연하는 사랑의 묘약이 아직 표가 남았다. 좌석을 살펴보니, 뒷쪽 열 가운데 한 자리가 딱 있다. 지금 Staatsoper가 임시거주하는 쉴러 테아터는 크지않아 볼만하다. 이번 시즌 Staatsoper의 3대 하이라이트는 Villazon이 나오는 사랑의 묘약. Anna Netrebko가나오는 돈 지오바니. 그리고 플라시도 도밍고가 나오는 시몬 보카네그라. 이미 다 매진이어서 기대도 안 했던 터이다. 그러던..
Bossarenova in A-Trane. 또 여행기 말고 딴짓한 얘기.. ㅎ 얼마 전에 이웃이신 Blueprint님이 Nouvell Vague를 설명하면서 Bossa nova와 같은 뜻이며, 신물결이니한글로 하면 신파.라고 해석이 가능하다는 재치있는 글을 남기셨는데, 그렇게 따지자면 여기 재신파 (再新波) 라고 풀이가 될 만한 그룹의 공연이 베를린에서 있었다. 이름하야. Bossarenova. 언젠가 소개한 보사노바계의 왕언니 Paula Morelenbaum이 두명의 독일인과 2009년 보사노바라는 흐름이 생긴지 50주년을 기념하여 결성한 프로젝트트리오이다. 이들은 지금은 2011년 투어중인데, SWR 빅밴드와 같이했던 2010년의 공연보다 좋다. 이것은 순전히 빅밴드를 별로 즐기지 않는 나의 취향때문. Paula Morelenbaum이야 더 ..
George Michael, Symponica 올 여름 한국에서 완전 맨땅에 헤딩할 무렵, 위안을 찾고자 한국의 공연장들을 뒤져봐도 별반 마땅한게 없어, 벨린에 돌아오면 봐야지... 라며 독일 공연소식을 뒤지는게 낙이었다. 그때 찾은 것이 조지마이클! 근데 9월이다. 엉엉.. 내 복에 무신.. 흑흑 하고 단념했는데, 오라버니께서 11월에 추가공연을 오케 하셨다. 표를 질러야 한다. 돌쇠에게 스카이프로 면담을 요청하여 조지마이클 만나러 가자 하니 그게 누구냐고 물어본다.. 쳇, 혼자라도 가라고 하는데... 당연하지. ㅎ 두명 요금의 좋은 자리에서 보리라. 맨 앞 가운데블럭 , 12번째줄 !!!!!!!!!! 저녁먹고 길 나서기 전 찍어주심. 공연을 한 O2World,잠실 체육관만한데 정말 좋다. O2 World 맞은 편은 아직 장벽이 남아있다. 장벽중에..
천녀유혼, 장국영 4월 1일이 되었으니 너절한 거짓말 나부랭이 집어치우고, 일찌감치 돌아가버리신 장국영님을 생각한다. 사진은 동사서독의 장면으로 이 영화를 보면 너무 우울해 질것 같아 천녀유혼으로 급변경.^^;; 1988년 겨울 어느날 친구와 부산의 재개봉관에서 천녀유혼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재개봉관의 이점을 이용하여 두번을 연달아 봐 버린후, 특유의 집요함과 스토킹정신으로 장국영의 모든 영화를 나오는 족족 다 보기 시작한다. 지금 보면 숯검댕 눈썹분장과, 레이디 가가를 이십년쯤 훨씬 앞지른 자가머리왕리본 헤어가 좀 부담스럽긴 하지만, 왕조현 역시. "아, 세상에는 저렇게 이쁜 여인이 다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할 만큼. 아름다웠다. 그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라니.. ! 얼마 전 장국영이 죽기전에 친구만나서 자..
아프지 말아요. 휘트니 어제 휘트니 휴스턴의 공연을 다녀왔다. 25년전 그녀가 처음 등장하고 그때쯤 마돈나와 신디로퍼 등등이 등장했을때, 그녀는 다른 여자 가수들 보다 한 1250미터쯤 앞서서 달리고 있는듯 했다. 미국 흑인 연예계의 빵빵한 집안에서 태어나, 교육도 나름 잘 받고, 외모와 실력마저 갖추었으니 그녀의 미래는 아무도 건드릴 수 없다는 생각을 했더랬다. 그 때쯤 컴백한 티나 터너의 결혼 생활의 아픔같은 것을 절대 겪고 살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다. 게다가 그 당시 찍는 영화마다 비웃음을 당한 마돈나와 달리, 그녀는 영화선정도 잘 했고 연기력도 안정되어, 보디가드 같은 히트상품도 만들어 냈었는데, 어메리카에도 여자팔자 머시기라는 속담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결혼하고 점점 이상해 지시더니 2000년대 들어서는 그..
몰라봐서 미안해. A-HA 옛날 옛날, 듀란듀란이 나타나면서, 영국가수들이 세계를 휩쓸 무렵에, 보이죠지를 내세운 컬쳐 클럽과, 유리드믹스와, 곧이어 나타난 왬이 온 세계를 진동시킬 바로 그 무렵에, 뜬금없이 노르웨이 청년 3인이 A-Ha 라는 이름으로 나타났다. 연필 그림같은 애니메이션으로 Take on me의 뮤직 비디오를 만들어 히트 치면서 역시 스타의 반열에 오르셨는데, 그 노래의 왠지 방정맞은 신디사이저의 음이 싫어서 내게는 첨부터 아웃 이었다. 여튼 몇년 뒤, Hunting High and Low 라는 곡의 뮤직 비디오를 우연히 보게되었는데, 노래가 좋아져 버려서, "이 분들도 나름 괜찮은것 같아" 라는 생각을 했는데, 뭐 여전히 사서 듣지는 않았다. 그러던 차에 어디선가 그들이 라이브에서 좀 망가지시는걸 보고 제끼기로..
요요마, Vivaldi's Cello. 세상에는 많은 음악가가 있고 많은 첼리스트가 있지만, 제일 좋은 음악가를 꼽으라면 요요마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들겠다. 그의 우아한 연주를 좋아한다. 요요마에 대해서는, 워낙 정보도 많고 유명하니 접어두고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의 앨범 비발디의 첼로에 대해서이다. 비발디의 음악은 사계 정도가 유명하겠지만 그는 엄청나게 많은 음악을 작곡했고 그 속도 또한 빨라서 그가 살았던 당시 세간에서는 그는 자기 음악을 자기가 표절한다는 소문도 있었다고 한다. 협주곡만 500곡이 넘게 작곡을 하였으니 할 말이 없다. 그렇지만 그렇듯이 그의 음악의 세계는 정말로 넓고 깊은데다가. 바흐보다는 조금 더 부드럽고 대중적인 멜로디로 친근함을 느낄수도 있다. 요요마의 바흐 앨범들도 명반이긴 하지만 음악을 듣는 즐거움은 이 비발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