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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읽고/책,그림,소리,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멕시코의 작가 라우라 에스키벨의 소설이다.
유명한 영화감독인 그녀의 남편 알폰소 아라우의 영화로도 유명한데,
한국에서도 개봉하였고
그  때는 그런 영화가 있나보다 하다가,
한 참 후에 책으로 읽고서야  영화를 봤다.
얼마 전에 느닷없이 생각이 나서 다시 꺼내 읽었다.
역시 재미있다.


엄마의 뱃속에서 울다 울다 부엌의 식탁에서
자신의 눈물에 밀려 세상에 나온 티타. 
그녀가 떠내려 온 눈물의 양이 얼마나 많았던지,
그것이 마른 후 생긴 소금을 한동안 요긴하게 쓸수 있을정도였다고 한다.
아마도 그녀는 자신의 운명을 미리 알고 슬퍼한 듯 한데,
막내 딸인 그녀는 가족의 전통 때문에
처녀인 채로 엄마를 죽을 때까지 보살피고 돌봐야 하므로 결혼도, 아이도 가질 수 없다. 
티타의 엄마는 막내딸을 사랑하지 않는다. 
티타는 유모이자 식모인 나챠의 사랑으로 부엌에서 컸으며,
그녀는 자신의 마음과 사랑을 요리에 담아 다른 이에게 전달 할 수있는 처녀로 자란다.

티타를 사랑하는 페드로는 그녀와 결혼하고 싶지만, 
잔인한 엄마는 티타는 결혼할 수 없으니, 그녀의 언니 로사우라는 어떠냐고 물어보고, 
페드로는 평생 티타의 곁에 있을 수 있는 길은
로사우라와 결혼 하는것 밖에 없다고 생각하여 결혼을 승낙한다. 
이상하게 티타에게 경쟁심이 심한 로사우라는 
어이없이 이 결혼을 뿌듯해하고, 
잔인한 엄마는 티타에게 
결혼식의 음식준비를 맡긴다. 

비탄에 잠긴 티타의 눈물이 들어간 웨딩 케잌을 먹고 결혼식 하객모두가 
복통을 일으키고, 구토를 하는바람에 결혼식은 엉망이 되고, 
슬픔에 잠긴 티타는 잃어버린 사랑을 그리워 하며 
밤마다 정신없이 담요를 짜는데, 
그 길이가 1킬로미터가 넘어버린다... 

                                                                            조카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엄마에게 반항하다 쫒겨나 텍사스로 가는 티타. 
                                                                                                                       그녀가 짠 담요가  면사포같이 늘어졌다.


그 후로 22년간 티타와 페드로가 서로를 그리워 하며, 
그들에게 생겨나는 일들과 가족의 역사를  음식과  성을 통해 그리는데,
표현과 이야기의 전개가 엄청 환상적이고 섬세하다. 

남편이 영화를 만들고, 작가 자신이 시나리오 각색을 했으니, 
영화도 나쁘지는 않지만, 
12달로 구성된 각 장에 12가지의 음식의 만드는 법과
그에 엮인 이야기를 풀어가는 책을 표현하기에는 많이 모자라다. 
남미작가들의 이야기 특유의 섬세함과 환상의 세계는,
시간이 제한된 영화로는 다 설명이 되지 못 하는 때가 많다. 
이사벨 아옌데의 영혼의 집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책에는 못미쳤고, 
마르께스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을 영화로 만든 것은 언급하고 싶지도 않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책의 첫 구절은.
"양파는 아주 곱게 다진다."  인데,
바로 그 순간 양파 냄새와 부엌의 열기가 느껴지는 듯 하여
책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원제는  " Como agua para chocolate " 로
이는 초콜렛이 끓어올라 부글부글하는 것을 표현한 말이라고 한다, 
터지기 직전의 심리나, 상태를 설명하는 말로도 쓰인다는데,
책을  읽어보면 얼마나 적절한 제목인지  알수 있다. ^^;;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도 좋은 제목이긴 하지만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들이 이야기하는  장면들이나 환상적인 내용을 
머릿속에서 그리는 재미를 따지자면, 
이 책은 제법 순위의 윗 부분에  있을 터인데, 
게다가, 자상한 묘사 덕에 부엌의 향기마저 풍겨오는듯 하니, 
한 번 손에 들면 놓기가 쉽지않다. 
요리의 묘사가 어찌나 생생한지,
책을 읽다 보면 타코라도 먹으러 가야 할것 같은 마음이 든다. ㅎ 

                                                                                         결국 둘의 사랑은 결실을 맺는다, 근데, 남자 배우 알아보신분..?
                                                                                        시네마 천국에서 젊은 토토역을 연기한 마르코 레오나르디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