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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 러브유 필립모리스 (I Love You Phillip Morris)


아이 러브 유 필립 모리스 (I Love You Phillip Morris)라는 영화가 있다. 
실재인물인 스티븐 러셀이라는 사람의 이야기라는데,



심하게 머리좋은 이 남자는
친엄마에게 버림받는 불행을 어린시절에 겪었지만,
나름 가족 꾸리고 경찰관으로, 사업가로 잘 살았는데,
교통사고 한 번 죽다 살아나서는
자신에게 솔직하게 제대로 자신만을 위해 살아보리라 결심한다.
제일먼저 한 일이 커밍아웃.

                                                                                                                             완벽한 플로리다 게이커플... ㅋㅋㅋ

게이인 그는 그 동안 주변을속이고 결혼 하고,
애 낳고 살았다.
다집어치우고 마이애미로 가서 제대로 게이의 하이라이프를 즐기던 그는,
그런 생활을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금방 알게되고,
좋은 머리로 있는 사기, 없는 사기 다 치다가 잡힌다.
감옥에 간 그는
그 안에서 역시 대충 사기치면서 요령 좋게 잘 살다가,
귀엽고 예쁜 파란눈의 금발 게이보이 필립 모리스를 만나
한 눈에 반한다.
여러일 들이 있고...
출소하여 
필립과 같이 살림을 차린 러셀이
다시 사기를 치고,

다시 잡혀가고,
필립과 같이 하기위해

탈옥을 시도하고 잡혀가고..
점점 그 방법과 규모가 커지는..
그런 이야기.


                                                                               필립은 러셀이 변호사라고 굳게 믿고 있다. 대학도 안 나왔는데...켁..

게이 로맨스 영화나, 탈옥 블랙 코메디라는 평 보다도 
내게는 스티븐 러셀이라는 한 사람과,
거짓말에 속아넘어가는 사람들과 사회에 대해 더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다.
코믹한 상황설정이 많지만 웃기는 영화가 아니다.

입양아라는 자신의 위치를 알게 된 후 
착한 아들로 살기로 작정하고
완벽한 모범시민이 되고,
게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오랜 세월 살아온 후
자신의 본모습으로 살기로 작정하지만,
정체성에 대해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어지자.
이제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며,

모든것을 위조하고
죽도록 거짓말과 사기를 치면서 살 수 밖에 없는
이 남자 역할은 짐 캐리가  겁나게연기한다. ㅎㅎ

                                                                   한 때는 기도하는 착실가장 이었다고... 근데, 뭐 이것도 뻥이다.

그는 영화속에서
자신은 사랑이나 돈을 얻기위해 끊임없이 거짓말을 하고,
그러는 동안 그 거짓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을 떠나지도 못했고, 
거짓을 반복하는 동안 자신이 누구인지를 잊어버리게 되었다는 내용의 독백을 하는데,
그런 사람을 만나본 적이 있는 나는
그 대목이 좀 무섭기도 했다. ㅎ

                                                                                                                    점점 자신의 생활이 불안해지는 필립군..

영화는 제법 유쾌한 톤으로 만들어져 있고,
짐 캐리와 이완 맥그리거라는
두 남자의 연기는 출중하며,
실재 인물이라는 주인공 역시 흥미를 끌기에는 분명한 사람이지만.
나는 역시
실재의 스티븐 러셀이라는 사람이 감옥에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어제 인터넷 뉴스를 보니,
몇년전 학력위조로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어떤 여인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발행부수가 많다는 위대한 신문과 인터뷰를 했는데,
"한 남자를 사랑한 것이 큰 죄인줄 몰랐다.. "가 카피였다.
그것도 모자라.
오늘 다른 뉴스에서는 
네티즌들이 불륜이 자랑이냐고 분노했다며 기사가 또 뜬다.
저질스럽다.

본질을 흐리지는 말 일이다.
그녀의 죄는 유부남과의 사랑이 아니다.
그 여자는 학력위조와, 뇌물수수, 업무방해등으로 조사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결혼한 고위 공직자와의 관계가 밝혀진 것이며,
학력위조로 감옥에 간 것이지
간통죄로 감옥에 간 것이 아니다. 
그런 여자의 모습이나 근황을
뽀샤시처리한 사진과 함께, 슬픈 사랑의 희생자인 것처럼
다시 여기 저기서 보여주는 것은
아무리 잡지를 팔아먹고 싶고,
아무리 천박한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함이라해도 옳지 않아보인다.

그렇게 따지면
스티븐 러셀도 다 사랑 땜에 그런 것인데,
미국이 한국보다 인정머리가 없는 나라라서 그가 보호 감호를 받는 것은 아닐것이다.
사랑이 모든 것에 변명이 될 수는 없는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그랬다지만,
결국은 다 자기 좋자고 한 짓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