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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생긴일

새 동네.

대부도 옆에 붙은 섬에 왔다.
아마도 별 일이 없으면 이곳에 12월까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내 방에서 보이는 전망.  창문 완전 드럽지만, 뭐. 이정도면 나이스다. ㅎ

고향이 바닷가이긴 하지만,
어려서 서울로 와서 기억에 많이 남아있지도 않는데다가,
독일에선 바다를 본지가 너무 오래되었고,
정말 서울 한 복판에서 자란 탓에 이런 시골생활은 첨이다.

                                                                                     아.. 콜레스테롤이고 나발이고 일단 먹고 봐야 하는 것이다. ^^

어쨌든, 짐도 많다는 핑계로 엄니, 압지 다 같이 새우도 먹을겸 나섰다.
서해안은 지금 새우가 제철이라,
머리까지 껍질 채 우적우적 먹었다.
사실 전어도 먹긴 했는데,
그것은 새우로 텐션이 완전 오른 네명이 전투자세로 먹는 바람에
돌쇠도 사진 찍을 짬이 없었다. ㅎㅎ

추석 전이라 차가 막힐까 짐만 내려주고 잽싸게 부모님은 돌아가시고,
동네 염탐을 좀 하다가,
라면하나 끓여 먹고 나니,
제 버릇 뭐 못 준다고 맥주가 땡긴다. 
한국은 아직 덥다.

어두워졌지만,
제일 가까운 슈퍼도 알아 놓을겸 길을 나서니,
걸어서 한 20분 쯤 걸린다.
까이꺼..나에겐 가까운 거리닷.

                                                                                                             완전 동네방네 포도 단내가 진동 중이시다.

섬이라 물가가 좀 비싸다.
그래도 이 얼마만에 만나는 조용함이냐!

바닷가로 갔는데,
물이 다 빠져 갯뻘인데다가,
어두워서 그나마 잘 보이지도 않는다.

 대부도는 워낙에 포도로 유명한 곳이고,
그러다보니 낮에는 몰랐던 포도향기가. 천지에 진동을 한다. ^^


낯선 잠자리에서 완전 잠 설치고 새벽에 일어나니
바닷가라 안개가 장난이 아니다. ㅡ_-;;

낮에는 버스타고 읍내가서 장도보고,
동네 백반집에서 밥도 먹고,

                                                                                              갯뻘이라 그런지 유난히 버려진 신발이 많이 보인다. ^^;;

해질 때 쯤해서는 다른 쪽 바닷가에 나갔다.
서해안의 갯뻘은 정말 넓고,
그들의 동굴이 뿅뿅 나 있어서
보고 있으면  외계인 나오는 영화도 찍을 수 있을것 같다.

                                                                                 언젠가 포스팅한 화성탐사로봇 생존기의 사진같지 않은가. ! ㅋㅋ

돌아오는길에 완전 요상한 건물들이 있어서 물어보니, 어린이 영어마을이라는데,
음..  모냐... 당췌..  좀.. 짜증이..
여튼.이제는 버스타고 2시간 반 씩 다니는것도 좀 익숙해 졌고,
잠자리도 제법같이 만들어졌다.

무슨 재미난 일이 많이 생길지 모르겠지만,
안 좋은 일이 있어도
늠름할 수 있는 힘이 생기길 바랄 뿐이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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