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보고,듣고,읽고/드라마,영화

한국드라마도 본다. 별순검


예전에 공부할 때 하도 작은도시에서 공부를 한지라.
한국 드라마는 커녕, 콩나물 구경도 하기 힘들었었다. 
그 때 누군가가 한국에 다녀 오면서 드라마나 티비 프로를 비디오 테입에 녹화해 오면,
온 동네 한국사람들이 다 돌려보기 마련이었는데,
이제는 세월이 좋아져서,
독일에서도 한국 드라마 보는 것은 일도 아니다.

그런데, 내 마음이 변한 것인지,
언제부터인가.
한국 드라마를 보다보면,
내가 한심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는데,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다.
물론 내 인생에 불을 밝혀 준 한국드라마도 있긴 하지만, 
5분만 봐도 모든 인물의 관계를 유추할 수 있는  단순무식한 구도의 줄거리에,
매회 이래도 감동을 안 할 테냐 스러운 엇 비슷한  가요의 과도한 남발,
절대 공감가지 않는 주인공들과,
그들이 심심하면 해 대는 수 많은 회상씬들을 포함한 스무편이 넘는 회수는
기억력 좋고 성질 드러운 나를 한국드라마에서 점점 멀어지게 했으니, 
일본드라마나 미국드라마, 심지어 영국드라마까지 드라마에 환장하는 나로써는 
안타까운 일이다.

그 와중에 반가운 드라마를  하나  만났으니,
별순검.
벌써 시즌 3으로.
내 욕심 같아서는 시즌 1의 류승룡, 온주완, 박효주. 안내상등으로 시즌을 계속 이어줬으면 했지만,
그건 시즌 2 보고 열 받았을 때 이야기고, ㅎ
이번 시즌 3은 좋다.
시즌1은 등장인물들의 개인사를 신파스럽게 좀 많이 보여주었는데,
시즌 3은 그것마저 적당하다.


별순검의 미덕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또는 의외로 너무나 잘 알려진 연기력이 출중한 배우들이 나온다는것이 그 하나이고,
왠만한 두시간짜리 영화 뺨치는 탄탄한 줄거리와 구성이 그 둘이다.
세번째는 잘 알지 못했던 구한말의 사회와 과학, 정치상황등이
좋은 줄거리안에서 적절하게 이용되어 재미를 더 한다는 것이다.  

각 편에, 새로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그들의 활약을 보여주는데,
그 범죄의 내용들이 현대의 한국사회와 별반 다를것이 없다.
특히 첫회인 특패기생이야기는 
요즘의 연예계를 그 당시의 기생에 빗대어  이야기 하는데 그 구성과 이야기가 훌륭해서  
관심을 끌어모아야 할 첫회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한 듯하다.
지금까지 다섯편을 보았는데, 어느것 하나 빠지지 않는다.

보다보면 자꾸 요즘의 세태를 생각하게 되어 마음이 안 좋아지는 것이  이 드라마의 단점이지만,
그래도 범인을 찾아내고, 부조리에 분노하고, 약자를 도와주려는 주인공들을 보면,
이 드라마는 대중이 원하는 형사이야기의 좋은 예를 보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한마디로 재미있으니,
복수하겠다며, 이혼하자며, 고래고래 악쓰는 지상파를 과감히 버리고,
케이블로 채널을 돌려 별순검을 볼 일이다. ^^
더도 덜도 말고 요 만큼의 수준을 유지하며 오래오래 방영해 주면
참으로 고맙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