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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여러일들

2월

1, 노세노세..

사실 예정대로라면 지금 또 한국가는 짐을 싸고 있어야 하는데,
하려던 일을 엎었다. 

                                                                                                                     여기는...? 인천공항 !
그래서 놀아도 된다.
돈 버는 일이었지만,
상대가 너무 일을 구리게 하는데다가 이상하게 명쾌하지 않다.
열라 일만 하고 돈도 못받는 수가 생길지도 모른다 싶어
내가 엎어버렸다. 
내가 일 하는 분야에는 그런 일이 종종 있다.
괜히 돈 몇푼에,인정에 끌려 일 하다가
돈도 못 받고 자존심 완전 박살난 일이 한 두어번 있다.
이번일도 85프로 이상 그런 스멜이 풍풍...

세번 같은 실수를하는것은 바보다.

 고로 노세노세.....흑.

2, 운동

노느니 땅판다고 ^^;;
한국 갈 일도 없어졌으니
운동이나 한다.
피트니스 끊어서  타고, 들고, 달리니,
그 동안 퍼진 근육들이 비명을 지르는구나.
근육통에는 그저 욕조에 풍덩이나 사우나가 최고지만,
내가 다니는싸구려 피트니스에는 사우나도 없고,
우리 집에는 욕조도 없다.
가난한 자들은 그저 아파도 꾹 참는 수 밖에.
그래도 두 주 쯤 되어가니 적응이 되었는지 이제는 땀도 제대로 난다. 
허나, 체중계님의 바늘은 심지가 어찌나 곧은지,
무슨일이 있어도 제자리를 지킬 기세다.

" 이봐, 원래 니 자리 거기 아녀..
  좀 내려가 줘!!!! "

3, 베를린영화제.

라는것을 올해도 어김없이 했다.
모 드라마에서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어
뭇 여인들을 휘저어 놓은 현 모군이 오신다며
한국에 있는 몇몇 친구들이 그를 보러 갈 것이냐고 물어봤다.
베를린 영화제 주간 내내 날씨 왕 거지 같았고, 
레드카펫 하는 곳은 우리집에서 좀 멀다.

                                                                       이런 날씨에 전철타고 가서 몇시간씩 기다리는 일.. 못한다.

그에게 밥 한끼 꼬옥 사주고 싶어 하시는
꼬X 님이 오시면,
그들이 갈 수 밖에 없는
한국식당과 호텔에 뿌락치를 좀 심어 볼까 했으나. 흠....
뭐 나 혼자 그 곳에 갈 리도 없고
그러다 보니 끝났다.

4, 친구와 친구의 아들.

작년에 한국에서 친하게 된 호주 친구가 있는데,
싱글 맘으로 돐이 채 안된 아기를 데리고와서
늘 아들을 앞에 매달고 씩씩하게 잘 지내다가 갔다.
고맙게도 나를 많이 좋아해 줘서 
돌아간 후에도 연락이 계속 되고 있었는데,
지난 주에 수학자이자 유명한 체스 선수인 그녀의오빠가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놀래서 메일을 보냈는데, 오늘에서야 답이 왔다.

                                                                 어린이! 씩씩하게 커라. 독일 이모가 있다! ㅜ.ㅡ

이제야 간신히 정신을 수습하고 답신을 보내면서
아들의 사진을 몇장 같이 보내 주었는데,
걷기 시작한 그 아이를 보니 더 맘이 짠하다. 
훌륭한 외삼촌이 그에게 아버지의 역할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녀가 너무 오래 슬퍼하지 않기만을 바란다.

5,사촌.

지난 목요일 시내에 나가
겨울쎄일 막판 떨이를 뒤지는데,
어디선가 누가 나를 부른다. "언니! "
돌아보니 왠걸,
한 3년 전에 마지막으로 본 사촌 동생이다.
피아노 치는 아인데,
1월에 혼자 와서 시험 보고 붙어서 일요일에  한국에 간단다.

울 엄니 압지는 일찍 결혼하시고, 우리 형제를 보셔서
사촌들 중에는 고딩도 아직 있다.
게다가 나는 애들이 철들기 시작한 때부터 독일에 나와 살아서
그 아이들은 나를 거의 모르는데,
이 녀석은 피아노를 제법 감동적으로 치는데다가,
어려운 형편에 대학에, 대학원에 열심히 하는 것이 왠지 맘이 짠해서
한 번씩 봤었다.

                                           사실 그날 그 식당 여러모로 좀 부실했는데, 디저트만큼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

그 다음 날 집에 불러 프랑스 식당 가서 합격 축하 해주고,
( 사실 이렇게 철컥, 학교 들어가는 거 어렵다. ) 
그 담날  다시 오려마고 물었다니, 
그간 서브렛한 방 청소 하고  빌린 핸디 돌려 줘야 한다고 사양한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이 내 결혼식때  친구들과 마스네를 연주해 줬다.

언젠가 고모의 딸들이 배낭여행 하면서
베를린에 왔다 갔다고 한 얘기를 들었는데,
우리집 아이들이 쿨한 건지.. 
나를 무서워 하는건지. ㅋ


1월 2월은 새해가 왔네, 에헤라디야,  하다 보면 공으로 지나가는것 같다.
어차피 추워서 뭔가 하고 싶은 마음도 제대로 들지 않는다.
빨리 3월이 되어.. ( 3월이 되면 뭔가 되게 열심히 할것 같자너.....???? )
날이 좀 풀리면.
낫지 않을까 싶지만. 
글쎄다.
여튼. 오늘도 날은 맑은데 눈이 내렸고,
저녁이 되니 또 뭘 먹어야 하나 하는 고민이 앞선다.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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