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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읽고/드라마,영화

영화, 피나 PINA.

살다보면 천재 라는 사람들을 보게된다.
3살짜리가 몇 개 국어 하고, 피아노 화르륵 쳐 대는 그런것 말고,
자신의 재능으로 다른 이들이 볼 수 없는 세상을 보여주고
느낄수 없는 감정을 한 방에 팟! 하고 알려주는 힘이있는그런 사람들 말인데,
피나 바우쉬 (Pina Bausch)도 그런 분들 중에 한 명이시겠다.

독일 출신의 무용가겸, 안무가...연출가...???  이신데,
그녀로 인해 현대 무용의 역사가 새로 쓰여 졌다고 해도
그다지 뻥은 아니지 싶다.
그녀의 작품들은 무용이자 연극이고, 삶이고, 철학이다.
근데  이 분이 재작년에 돌아가셨다.
한국에도 공연을 제법 오셨다.
사실 그 분이 살아  있을 때는
그분의 공연을 실제로 볼 기회가 이상하게 없었는데,
돌아가셨다니
좀 심하게 많이 아쉬워서, 어이가 없긴 했다.

이번 베를리날레에 독일의 거장.. (!) 빔 벤더스 아저씨가
피나의 이야기를 도큐스타일로 만드신 것을 발표 했는데,
자그마치 3D 로 만드셨다.
이건 아마도 절대로 집에서는 볼 수 없을 듯 하여 
화창한 봄날에 꾸역꾸역 베를린 동쪽구역으로 나들이 갔다.


베를린 영화제 레드카펫 행사하는 소니센터 안의 시네스타 (Cinestar),
멀티플렉스인데,
PINA 는 예술영화 답게 제 7관에서 상영해 주신다. ㅠ.ㅜ
3D영화다 보니 안경착용은 필수.
거금1유로를 주고 강매당한 안경은
유럽인의 두상에 맞추어 제작된탓에 
자꾸 흘러내리고, 관자놀이를 눌러대는데다가,
크지않은 화면의3D 효과는 좀 깬다.
역시 입체영화는 아이맥스는 되어야.. 흑.


게다가  빔벤더스 아저씨...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시려는듯 ,
영화는 정말 재미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시간 가까이 되는 영화를 몰입하여 볼수 있는 것은 
그의 전작인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과 마찬가지로,
예술을 사랑하는,그리고 피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열정과
그들의 아름다운  예술 덕분 이다.  

맨 처음 피나 바우쉬가 나와 사계절을 표현하는 몸동작을 하면,
댄스컴퍼니의 단원들이 줄지어 그 동작을 하며 행진을 한다.
오래된 재즈음악에 맞춰 걸어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는
그 순간부터 이미 그들의 세계로 정신없이 빠져드는 것이다.
영화는 피나의 대표적인 작품들과, 그녀의 죽음 후 단원들이 그녀에 대해 회상하는 인터뷰,
그리고 피나의 자료 화면들로 이루어진다.

단원들은 무대위에서뿐만 아니라,
그녀가 사랑한 그녀의 도시 부퍼탈의 곳곳에서 춤을 추는데,
부퍼탈(Wuffertal)은 120년쯤 된 거꾸로 매달려 가는 전철 (Schwebebahn)이 다니는 도시로,
미래와 과거가 묘하게 섞인 이 도시의 곳곳에서
인생과 삶을표현하는 그녀의 작품을 연기하는 단원들을 보고 있자면,
어쩌자고 그녀가 살아있을때
그녀의 공연을 보지 못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녀의 댄스아카데미는 앞으로도 공연을 다닐테고,
언젠간 나와 어느곳에서 마주칠 테지만,
여왕은 이미 안 계시지 않은가. 흑.! 

영화를 다 보고 나오니, 
해가 제법 길어져 아직 날은 어두워지지 않았고,
베를린 영화제때 한 번  써먹어 보려고 했는지, 
헐리우드의 Walk of Fame  비스무레 한 것을 차도 한 복판에 만들어 놨는데,
열라 어설프다.
내년쯤에는 괜찮아 지려나.ㅎㅎ

                                                                                                                  이게 모냐.. 할라면 좀 .... ㅠ.ㅜ

어쨌든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분들은
왠만하면 보시라고권한다.
재미가 다는 아니다. ㅎ

써비스로 트레일러,
부퍼탈의 슈베베반을 보실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