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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1

이런 보물, 저런 보물.

드레스덴 4일차.
하루종일 한량스럽게 먹고, 보고 돌아다니니
좀 힘이 들어도 좋긴 하다.

오늘은 그 시절 왕님들이 거주 하시던  Residenzschloss 를 죽 훑어 주셔야 한다.
14세기에 시작되어 15세기에 완공 되었고,
1701년에 재건축 한  홀과 방만 500개가 넘는 이 성은
드레스덴 대공습때 파괴되어 1985년부터 복원중이다.
2013년 완성이 목표라는데,
30년 걸려 성을 복원하는 독일인들.
브라보.

                                                                                                                                              복원 완료부분.

                                                                                                                                              복원 중인 부분.

이 성 안에는 판화와 예전의 인쇄,제책등에  관련된 것들이 전시되있는 Kupferstich-Kabinett,
왕님들이 터어키와의 교류나, 전쟁중에 모으신 물건들이  전시되어있는 터어키의 방.
Türckische Cammer,
그리고  왕님들이 모으시거나 만들게 하시거나 한 보물들이 전시되어 있는
Neues Grünes Gewölbe
복원이 끝난 땅 층의  방들에 보물들을 그 때와 같이 전시해 놓은
Historisches Grünes Gewölbe,
그리고  화폐 ( 동전 )박물관이 있다.

피카소의 아트북 특별전이 진행되는  Kupferstich-Kabinett 으로 제일 먼저 달려간다.
아쉽게도 역시 사진을 전혀, 절대 찍을 수 없어서
보여드릴수는 없지만,
역시 피카소는  엄청나다.

터어키의 방은 그 당시 전쟁터에서 쓰이는 천막 등이 흥미로웠고,
왕들이 말들에게 어떤 식으로 금치장, 보석치장을 했는지도 잘 보여주신다.
어이가 없어지기 시작한다. ㅎ

이제 보물들을 모아놓은 Neues Grünes Gewölbe에 들어가니 
1000종이 넘는 보물들이 열개의 방에 전시되어있다. 
어지럽다. 
저런 쓰잘데기 없는 150프로 사치품들을 보니 감탄도 잠시,
좀 기분이 나빠지려고 한다.

                                                                                                                   저것은 조각이 아니라 그린것이래용!

Historisches Grünes Gewölbe 는 드레스덴 카드로 볼수 없고
10유로의 입장료를 따로 내야 한다고 해서 
일단 먼저 성의  탑에 올라가본다.

                                                                                                                             241개의 계단

돌쇠와 나는 둘다 고소 공포증이 있는데,
내가 좀 더 심하다.
꼭대기의 망루에서는 거의 둘이 쌩쇼를 하면서 한바퀴를 돌았는데,
그래도 다른 곳의 공포보다는 좀 덜했던듯 하다. ㅎㅎ
바르셀로나의 성가족 교회나. 쾰른 대성당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저거슨. 브륄의 테라스

                                                                                                                                      저거슨. 프라우엔교회.

입장 인원수를 제한하는 Historisches Grünes Gewölbe의 정책상
저녁 6시에나 들어가 볼 수 있게되었다.
시간이 많아졌다.
그러나.
생각해 보니 오늘은 토요일!
벼룩시장이 서는 날이다. 
왕들만 보물이 있는것은 아니다.

                                                                                                                                          고수부지 벼룩시장.

드레스덴의 벼룩시장은 아직도 프로장사치들의 침략이 덜 해서,
학생들이나 시민들이 정말로 쓰던 물건을 들고 나온것들이 많아 보기에 편했다.
아쉬운 점이라면 내가 거기 사는 사람이 아니라  이것저것 살 수 없었던 것.

벼룩시장에서  좀 쉴까 했는데,
이미 파장하는 분위기이고 적당한 곳도 없어서 아직 못 가본 곳 중에
유명하다는 Pfunds Molkerei를 가기로 한다. 

Pfunds Molkerei © DTG/Klewe
출처 http://www.dresden.de


 이 Pfunds씨의 유제품 가게는 1880년에 생겼는데,
1910년에는 유럽에서 제일 예쁜  우유가게로 뽑혔다고 한다.
아직도 신선한 버터밀크를 마실 수 있다.

역시 사진을 못 찍게 해서, 아랫층 가게를 구경하고 2층 카페에 올라가 잠시 쉬었다.
4일째쯤 되어가니 체력이 슬슬 딸리기 시작해서,
원래 점심을 잘 안 먹지만, 케익 따위로는 버티기 힘들어진다. 
작센의 특산이라는  소세지가 들어간 감자수프를 먹어보았는데, 

맛있다. ! 
다 먹고 내려오면서 이 가게의 특산물,  우유술 한병 사고,
그만 충동을 못이긴 채  사진을 한장 몰래 찍고 말았다. ㅎ

                                                                           이것은 한장,한장 일일히 장인들이 손으로 그려 구워낸 타일들로...^^;;

                                                                                                         저, 우유 마셔욧!!!  이집의 마스코트. 귀엽다. ㅎ

배도 채웠고, 쉬기도 했으니,
다시 박물관 탐험에 나선다.
이번에 갈 곳은 서민들의 공예품과 인형박물관.
작센의 Erz지방에서 만들어지는 유명한 호두까기 인형을 비롯해
소박하고 재미있는 서민들의 보물들이 전시되어있다.

                                                                                                         오른쪽의 저 문으로 들어가면 역시 촬영불가.

휘황찬란한 왕들의 보물에  멀미가 나면 조용하고 소박한 이 곳에서 좀 쉬는 것도 좋다.

드디어 시간이 되어 그 유명하다는 Historisches Grünes Gewölbe  에 갔다. 
2006년에 복원이 끝나 개장하셨다.
여기에 오니, 아까 본 보물들은 쨉도 안된다.

돈이 남아나고, 사치의 극을 달리던 이 나라 왕과 귀족들은
은으로 세공된 장식품이 넘넘 많아, 올려둘 곳조차 마땅치 않아
그냥 산처럼 쌓아놓고 살았다는데,
은, 호박, 상아, 진주등 재료로 구분되어 치장된 방들을 지나 갈수록 
방과 그 방을 장식하는 보물들의 화려함이 점점 더 해가다가. 
마지막 즈음에 그 당시 왕들의 다이아몬드를 비롯한
어마어마한 보석들과 사치품들이  사람을 어이 없이 만들고는
맨 마지막에 뜬금없이 청동 조각상들을 보고나면 끝이 난다.
전쟁때 너무나 많은 양의 보물들이 파괴되 지금 남아 있는 것은 새발의 피 라는데도
가치를 헤아릴 수 없는 보물들만 3000점이 넘는다.


너무 화려한, 너무 엄청난 사치를 보니  토 나온다.

전쟁때 폐허가 되어버린 성의 내부와 그 방들을 복원해 낸 사람들이 존경스럽지만, 
이런 것들을  그냥 "우와!!" " 멋지다!!!"  하면서 감동 만땅으로 구경하는 독일인들을 보니, 
내 나라가 아니어서  내가  불쾌해 하는가.. 하는 생각도 들고, 
독일인들은 그러고 보면 참 착한 백성들이다.. 싶은 생각도...
 
                                                                                                                        그저,맥주만 있으면 되는거야??

여튼. 토요일 저녁 모든 박물관은 다 문을 닫고, 
거리는 한산해 지고, 
비 마저 온다. 

다리도 아프고 배도고프고, 너무나 엄청난 사치를 보고나니 머리도 어질어질 하다. 

강건너 마을에 가서  태국식당을 찾았다. 
완탕국수에 볶음밥 까지 시켜서 싹싹 다먹으니 돌쇠가 놀랜다. ㅎ 
 
배도 부르니  좀 걷기로 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드레스덴의 조용한 동네 뒷 골목,
문 닫힌 가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제법 있다. 


 오늘은 아무런 공연도, 할 일도 없으니, 호텔로 가서 일찍 자고, 
 내일 마이센을 거쳐 집으로 간다. 


왠지 되게 열심히 산 것같은 하루였다.



                                                                                                                  드레스덴에는 신호등 언니가 있다. ^^ 


 
Historisches Grünes Gewölbe 를 버츄얼 사이트씨잉...  ㅋㅋ...으로 볼수 있다고 한다.
보시고 싶으신 분은  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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