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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마시기

슈파겔 먹기.

슈파겔 (Spargel)은 아스파라거스의 독일 이름이다.

날이 풀리고 봄이 오면 땅속에서 슈파겔이 슉슉 올라 오는데,

독일에서 나는 슈파겔은  거의 다 흰색.

이 것들은 초록의 동료들 보다 연하고, 크고,  단맛이 좀 더나며 마지막으로 입안에 맴도는 씁쓸한 맛이 일품으로,

내가 아는 모든 독일인들은 슈파겔에 환장을 한다.

 

 

한 여름 보신탕도 아니고,  

봄에 슈파겔을 못 먹으면 큰일 나는 것 처럼 생각하는 사람들 틈에 있어도,

꿋꿋하게  먹기 싫으면 안 해먹는다 주의를 고집할 수 있겠으나,

맛이 좋으므로 나도 그 행렬에 동참한다.

 

연휴가 낀 토요일,

동네 시장에 가면,

슈파겔을 산처럼 쌓아놓고  판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보통 슈파겔  파는 농부들이 딸기도 같이 팔기때문에

아직 좀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을 알지만 딸기도 두 통 구매.

 

                                                                                                                                       딸기가 별꼴

 

뉴욕에서 친구가 내일 오는 것을 핑계로

돌쇠를 꼬드겨 대청소를 하고,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늘

대낮부터 슈파겔을 먹자.

 

슈파겔은 껍질을 열심히 벗겨야 한다,

이미 약간 흥분 상태인 돌쇠가 하겠다고 설레발을 쳐서

열심히 하라고 필러를  손에 쥐어줬다.

 

하얀 슈파겔은 닝닝한 맛이 별미이므로,

별 다른 소스 없이 먹어도 좋지만,

기름진 것을 좋아하는 독일인들은

홀랜더즈 소스를 덕지덕지 발라 먹는다.

나는 우아하게 그냥 버터만 조금.

삶는 방법은 소금과 설탕을 조금 넣고  

익을때까지 삶으면 된다.

 

곁들여 먹는 것으로는 감자, 햄이 있는데,

이 경우에는 익힌 햄 보다는 건조 햄을 선호하는 편이다.

세라노 햄이나  이베리코 햄 등이  굿이다.

슈니쩰,즉 독일식 돈까스를 곁들여 먹는 경우도 있으나,

일단 귀찮고, 맛이 진해서 선호하지 않는다.

뜨거운 슈파겔위에  버터를 조금  얹고 그위에 세라노 힘을 얹으면

햄의 지방이 살짝 녹아들며 맛이 어우러진다.

캬.

 

와인도 한 병 따서

벌건 대낮에 만찬준비 완료.

배 찢어지게 먹어보자.

 

 

                                             이해할 수 없을정도로  파슬리를 좋아하는 돌쇠. 식탁을 잔디밭으로 만들었다.

 

디저트로는

딸기 아이스

아직 맛이 들지 않아 좀 먹다가  갈았는데,

우유가 없어 생크림을 넣었더니 왠지 마시기에 느끼해 얼려버렸다.

아, 맛있다.

 

요즘 돌쇠는  별순검에 꽂혔다.

언젠가 보고 있으니 옆에서 하도 물어보고 귀찮게해서

영어자막을 찾아 한 번 같이 봤더니  완전 재미들렸다.

별순검이란 이름이 어려운지 대신 틈만나면 "CSI 신도림" 보여 달라고 조르는데 구찮다.

왜 하필이면 신도림이냐고 물어봤더니,

그냥 신도림역이 생각이 났댄다.

 

오늘 청소도 열심히 했으니

까짓거 상으로 보여준다. 히히

 

 

아, 슈파겔 삶은 물은 버리지 않고 수프를 만든다.

진국이란 말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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