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 밖에 여러일들

(83)
여행 이날 아침은 안개가 껴서 분위기 죽여줬숨다. ㅎㅎ 부모님을 모시고 드레스덴과 마이센을 포함하여 체코 국경지방에 있는 돌쇠 부모님의 고향마을까지 다녀왔습니다. 그 곳에는 여든 두살 되신 돌쇠 부모님의 처녀, 총각때 친구분들이 살고 계십니다. 십년 만에 뵈었는데 아직도 건강하셔서 반가웠습니다. 에르쯔 산맥이라고 하는 그 지방은 산세가 깊어 작센 스위스라고도 불리는데, 자작나무나 전나무 숲이 빽빽하게 숲을 이루고 있는 모습은 한국의 산들과는 또 다른 맛이 있습니다. 여행하는 4박5일 동안 날씨도 기적적으로 좋았고, 예약한 호텔이나 음식도 대부분 성공적 이었습니다만, 역시 부모님들의 나이를 속일수는 없습니다. 이번에 다녀온 여행 이야기는 천천히 올리도록 하겠슴다.
가을 한국에서는 아직도 좀 더웠는데, 독일에 오니 훌쩍 춥다. 아직 난방 나올 시기는 아니고, 밤에는 기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진다. 예상했던대로 집은 먼지 구덩이이고, 돌쇠는 눈에 보이는 곳만 살짝 치워놓는 척만 한 데다가, 그놈의 버릇은 뭐 못준다고, 바빠서 돌아가실것같다고 난리쳐놓고는 방문짝을 다 떼서 새로 칠했다. 근데 돌쇠의 문제는 늘 끝마무리라.. 정신차리고 집을 둘러보니, 칠하다가 페인트를 밟고선 돌아다닌 모양이다. 집 마룻바닥에 페인트얼룩이 수두룩이다. 나중에 원상복구하려했다는데, 문제는 그 나중이 오지 않는다는데 있다. 왠만하면 이번에는 조용히 넘어가려 했으나, 돌쇠는 결국 나의 지X 장풍을 제대로 맞았다.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내다 버리고, 무시무시한 두께의 먼지들을 털어내고, 가공할 만한 ..
끝이 좋으면 다 좋다. 라는 책이 있는데, 뭐, 세익스피어를 좋아하지는 않아서 읽은 적은 없다.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는데, 그 여러가지 일들을 참 열심히 한 여름이었던것 같다. 실속은 그닥 없었고, ㅎㅎ 몸도 많이 힘들었지만, 이제는 막바지 다. 이번 여름에 거의 유일하게 본 영화가 구로사와 아키라의 "비 그친 후". 그가 써 놓은 각본으로 그의 사후에 만들어진 영화인데, 그의 제자인 고이즈마 다카시가 감독한 시대극이다. 영화에 대해서는 다음에 자세히 소개하겠지만. ^^ 극중 끝없이 내리는 비를 보고 누군가가 "이 비, 언제나 그치려나.." 라고 하는 푸념에 살짝 도인스러운 사무라이 주인공이. 활짝 웃으며 "언젠가 그칠것입니다. 지금까지의 비는 모두 그러했으니... " 라고 말 한다. 거장이라는 분들이 주시는 즐거움중에 하나,..
살아는 있답니다. 이번에는 USB 스틱을 잃어버렸다. 이번 방문은 정말로 불운의 별 및에 서있는 중이라... 오늘 아침 스틱이 안 보인다는 것을 깨닫고 난 후 창자 아래에서 부터 아드레날린이 치솟아 오르며 밥맛이 뚜욱! 하고 떨어지는 것을 느꼈는데, 그래도꾸역꾸역 먹고 일 하러 나갔다. 이런 일도 익숙해 지는지, 이번에는 덜 화가 나고 우울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분증 사본도 들어있는 넘이라 열이 마구 올라와서 돌쇠에게 "아무일도 없을 것이다" 라는 말은 한 30번즘 도돌이로 하게 시켰다. 뭐. 민증 들어있는 지갑 잃어버리는 사람도 쌔고 쌨는데, 여튼 추석도 지났는데, 여전히 정신은 없다. 아마도 가는 날까지 그럴것 같다. 전 부치기의 달인 언니, 올케, 나. 완벽한 분업과 협업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히 그래도 이웃 ..
다시 웃어 볼까? 컴터도 살아 돌아왔고, 힘 빠지게 하던 섬사람들과도 바이바이 했으니, 이제는 다시 기운 좀 내 볼까나? 사진은 언젠가 빵꾸나버린 가여운 내 슬리퍼로 한 퍼포먼스. ^^;; 모자의 챙은 매일 자란다. 히히
올 것이 온 것인가. 컴터가 죽었다. 이번 한국체류는 엄청나게 뻑뻑해서 날씨도 날씨지만, 이상하게 여러가지 각도에서 사람들이 시비를 걸거나, 덤비는 느낌이 든다. 게임에서 처럼 미션을 수행하듯이 하나하나 해 치우며 헥헥거리는데, 당연히 감정의 소모는 엄청나고, 체력의 소진도 엄청나서 한국에 머물면서 살이 이리 빠지기도 처음이다. 그래도 100톤 짐 끌고 등산하는 마음으로 질질 가고 있는데, 어제 아침 컴터가 느닷없이 하얀 화면만 보여주며 죽어버렸다. 간신히 버티던 실이 끊어진 것 처럼 잉잉 울어버렷다. 어제는 일요일이라 하루를 기다려 수리센터에 가니 가능성 1, 액정문제: 15만원 내고 액정 갈면됨 2, 메인보드+그래픽카드 :개런티 남아있어 돈은 안들지만 부품수급문제로 최장 3주 까지 기다릴 수도 3, 둘다 작살 : 15만원..
이거 뭐지? 한국온지 두달이 되어간다. 비는 죽어라 오고 이너무 비 땜에 하려는 일은 계속 어긋난다. 너무 많이 포기하고 너무 많이 양보해도 비는 계속 와서 이제는 화가 나려고 하는데, 이것은 마치 너무나 무심해서, 사람 바보 만드는 애인 짝이다. ㅎ 누구에게는 열라 밥맛없게 들리겠지만, 이번에는 어쩐지 내가 왜 독일에 살기를 택했던가에 대한 이유를 다시 한 번 재확인 시켜 주는 일들이 많이 생겨서 마음이 처음부터 계속 좋지 않다. 이제는 나가 떨어져서 될대로 되라라는 심정으로 지내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특히 서울이라는 곳은 정말로 다이나믹해서, 있다보면 끊임없이 일이 생기는데, 좋은 일이라면야 덥석 물겠지만 그렇지 않은 일들은 좋게 돌려서 거절을 하면 승락으로 받아들이고 마음대로 일을 진행 하고선 나..
6월 1, 오기 전부터 이상하게 탐탁치 않았던 한국행이었는데, 역시 와서도 별로 유쾌하지 못했다. 보고싶던 사람들을 본것은 좋지만, 하려는 일의 진행이 수월하지 않고, 예전의 좋았던 곳이 더이상 좋지 않아져 버린 것을 보는 맘도 좋지는 않다. 그래도 그것은 순전히 내 입장이니, 뭐라 그리 크게 불평할 수는 없는 일이고, 그저 맘이 편하지 않은것은 타고난 소심함 탓이려니 하고 치우려는 중이다. 2. 장기하와 얼굴들의 공연을 보았다. 노래는 잘 하지만, 왜그리 말이 많아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정말 노래를 잘 하고, 이번에 새로 낸 앨범도 참으로 좋아. 간간히 노래를 듣는 중에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공연을 한 장소는 이대 삼성홀 이라는 곳으로 예전에는 그 자리에 운동장이 있었는데, 학교 다닐 때 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