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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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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의 마지막 컨서트, 베를린필하모니 발트뷔네 공연 날이 더워 축축 쳐져 있다보니, 어제 바로 이어 올리려던 글을 내버려 뒀습니다. 뭐 사실 찾으시는 분도 별로 없어서.. ^^ㅣㅣ 오늘도 나가려다가 온도계가 34도 인것을 보고 저녁에 나가야 안 죽을 것 같아 그 사이 마음먹고 포스팅을... 지난 포스트에 이어서 베를린 필하모니의 발트뷔네 컨서트에 대해 올립니다. 컨서트의 프로그램이야 궁금하신분들은 어떻게든 아실 수 있으실 테고, 곡들의 설명을 줄줄이 나열할 필요가 없는것 같아 생략합니다. 1부에서는 르네 플레밍이 드보르작과 스메타나 두 곡을 불렀는데, 솔직히 저는 별로 큰 감흥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옆자리에 비집고 들어온 뻔뻔한 가족과 그 가족의 시끄러운 딸 때문이었는지도 모르지만. ^^;; 그녀 없이 이온 마린이 들려준 하차투리안의 스파르타쿠스가 훨 ..
베를린의 야외무대. Waldbühne 어제는 6월의 마지막 일요일로, 베를린필하모니의 시즌 마지막 공연이 있는 날입니다. 이 공연이 끝나면 여름인 것이지요. 베를린 필하모니는 1984년부터 이 마지막 공연을 베를린의 서쪽에 있는 Waldbühne에서 하는데, 말 그대로 숲속에 있는 무대입니다. 이 근처에는 손기정 할아버지께서 금메달 따신 올림픽 스타디움이 있습니다. 한 20,000명 정도 들어가는 엄청 큰 극장인데. 베를린필하모니 뿐 아니라 베를린을 찾는 많은 대중음악가들도 여름에는 이곳에서 공연을 많이 합니다. 올 여름에 프린스가 온다하여 고민 중입니다만... 아무래도 야외다 보니, 컨서트 홀에서 하는 클래식 음악회보다는 자유롭고, 소풍스런 분위기입니다. 특히 록 컨서트의 스탠딩인 아레나는 땅바닥에 담요 갈고 앉거나 드러누워 볼 수 있어,..
베를린의 게이들 베를린에는 행사도 많고, 퍼레이드도 많이 합니다. 유명한 넘으로 러브 퍼레이드가 있지만, 아는 사람은 다 아는 크리스토퍼 스트리트 데이(Christopher Street Day) 퍼레이드가 어제 열렸습니다. 줄여서 CSD (무슨 정당이름 같습니다만... ) © www.enrico-verworner.de 동성연애인들의 퍼레이드 입니다. 크리스토퍼 스트릿 데이는 1969년 뉴욕의 그리니치 빌리지의 크리스토퍼 스트릿에 있는 Stonewall Inn 이라는 바에서 시작되어 며칠을 두고 거리항쟁으로 까지 이어진 경찰과 동성연애자들의 유혈충돌을 기리..(..음..? ) 기억하는 날입니다. 베를린에서는 1979년 6월 30일에 처음 행사가 열렸고, 당시의 캐치프레이즈는 숨어있는 게이들에게 그들의 구멍에서 나와 다같이..
베를린의 세르비아인들 축구를 싫어하는 사람도 축구를 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월드컵에 급기야 독일전이 있는 날이다. 다들 축구 보느라 조용한 틈을 타서 이것 저것 쇼핑할 요량으로 길을 나서는데, 집앞 마당에 온 이웃들이 다 같이 모여 축구를 본다. 이웃사촌 정신을 발휘해 같이 맥주 한잔 나누면서 함성을 질러줄까 잠시 고민했으나,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축구에다가 우리나라도 아닌데, 보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다. ^^;; 어제 이기기라도 했으면 우쭐하며 앉았을지도 모르지만.. "너희 나란 어땠어..? " "음... 어제 4대 1.. 아르헨티나한테.... " 라는 각본이 예상되어 좀 싫어졌다.. 흠. 평소보다 훨씬 한산한 백화점을 편안한 마음으로 다니면서 이 가게 저 가게 둘러 보는데, 식당마다, 카페마다, 티비를 걸어놓고 본다. ..
베를린의 도자기 박물관 Keramik-Museum Berlin 지난 번 글에 소개한 도자기 박물관에 대한 포스팅을 할까 합니다. 이래저래 포스팅이 길어질 것 같아 다음에 하려고 생각했던 것들이 몇개 있었는데, 더 밀리기 전에.. 지금은 구멍가게도, 목공소도 없습니다. 지난 포스팅에 쓴것처럼 가려했던 벼룩시장은 열리지도 않았고, 맥주만 한잔 마시고 집에 오던 길에, 우연히 오래된 집에 보여서 같이 간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친구말이 샤를로텐부르크 구 에서 제일 오래된 집이라는 군요. 오래된 것은 정치가 빼고 다 좋아 하는 저는 슬며시 다가가 안을 기웃거려 보기 시작했는데, 도자기 박물관이랍니다. 입장료 단돈 2유로! 튀링겐 지방의 도자기랍니다. 얼굴이 프랑크푸르트 꼬맹이를 닮았습니다. ㅎ 독일어권의 19,20세기 도자기들을 모아놓은 곳입니다. 유럽에서 맹위를 떨치던 중..
베를린의 어느 주말. 언젠가 말 했지만, 베를린의 여름은 정말 좋습니다. 날씨도, 놀기도.. 목요일 부터 갑자기 날씨가 확 여름이 되어, 기온이 25도에서 오락가락 하는데다가, 기왕에 열리기로 했던 여름의 행사들이 6월이 되니 하나씩 둘씩 주말마다 터집니다. 토요일에 집을 나섰는데, 이날은 "일년 중 가장 영리해 지는 밤" 을 캐치프레이즈로 건 "학문의 긴 밤"(Lange Nacht der Wissenschaften) 행사가 열렸습니다. 올 해로 10회 째인데, 인기가 사그라들 줄 모른다고... ^^ 이공계 및 사회과학, 인문과학의 모든 인스티튜트와 대학을 비롯한 베를린과 포츠담의 70개 의 학문 기관이 문을 열고 전시, 공연, 강연, 체험 행사등 2000개가 넘는 행사가 열리는 데, 이날 밤을 위해 특별히 18개노선의 셔틀..
독일의 정치인 어제 독일의 대통령인 호르스트 쾰러가 사임했다. 발표와 동시에 효력을 가지는 사임이다. 독일 역사 사상초유의 사건. 메르켈 수상도 사임발표 두 시간전에 전화로 통보 받았다고 하니, 폭탄이 좀 쎄다. 이유인즉슨 이 분이 지난 21일에 아프가니스탄에 파병 되어있는 독일 군부대를 방문하고, 헬기에서 가진 라디오 인터뷰에서 "독일처럼 무역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예를 들어 자유무역 루트를 지키고 무역, 고용, 수입에서 우리의 기회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지역 불안정을 막기 위해, 긴급 시 군사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라는 내용이 있었던 것이다. 한국의 뉴스들을 보니 아프가니스탄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 처럼 기사들이 났는데, 뉴스에서 다시 한 번 들려준 쾰러의 인터뷰..
또 다른 가족 여행이라고 말 하기도 좀 그렇지만, 지난 번 화산재 대문에 못 갔던 프랑크푸르트 근교를 다녀왔다. 마침 그 근처의 도시에서 볼 일도 생긴지라 이래저래 한 열흘 집을 비웠다. 그 곳에는 고등학교, 대학교에 베를린에서의 유학 생활 마저 같이 한 선배가 가족들과 산다. 나의 독일 가족들이라 할 수 있다. 지난 번 취소한 비행기 표값은 아직 환불도 받지 못했는데, 급작스레 싼 표가 나온 바람에 독일 직불카드를 못 쓰고 한국의 신용카드를 써야만 해서 환율적용에서 제법 손해를 봤지만, 1년 넘게 못 본 조카들과, 선배를 만나는 것을 생각하면 뭐.. 이쯤에서 나올만한 질문이 기차를 타면 싸지 않느냐 인데, 독일의 기차비는 상상을 초월해서 내가이번에 다녀온 비행기 값의 두배 이상을 줘야 한다. 게다가 시간은 4시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