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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읽고/책,그림,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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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를 읽었다. 서울에서는 전철을 타는 시간이 제법 길고 전철 안에서 티비나 영화를 보는것은 왠지 내키지 않아 항상 책을 가지고 다니는 편인데, 내릴 역을 신경써야 하니 집중이 필요한 책은 좀 힘들다. 얼마전 친구가 빌려줘 읽게 되었는데, 영화를 제법 재미있게 본 터라 조금 기대를 하기는 했다. 보통 책을 영화로 만들경우 책이 훨씬 재미있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그랬는데, 이거... 증말 재미없다. 영화로 각색한 각본가에게 경의를 표한다. 영화에서는 미란다가 하이패션을 우습게 보는 안드리아에게 파란색에 대한 강의를 하면서 하이패션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해 준다. 몇마디 안되는 이야기로 그녀가 모르는 세계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설파함으로써 그녀가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
2012의 비극적인 뒷 이야기? 7 SEEDS 2012를 보았다. 오랜만에 보는 헐리우드의 블록버스터였는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동안 정신을 못차리게 몰고 가 주셨다. 중간에 화장실을 다녀왔다해도 전혀 이해에 무리가 없는 전형적인 줄거리에 전형적인 캐릭터 들이었지만, 경이로운 컴터 그래픽의 힘은 그다지 크지 않은 화면으로 보는 나마저 아찔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었으니.. 역시 돈 바르면 때깔은 잘 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했던것이 이전에 소개한 만화 바사라의 작가 타무라 유미의 7 Seeds였다. 2012는 왠지 그 날이후도 해피엔딩의분위기 이지만, 이 만화에서 보여지는 그 날 이후는 무섭다. 영화의 줄거리는 대충 다들 아시니 패스하고, 7 Seeds의 줄거리는 소행성의 충돌로 엄청난 재앙이 예정된 지구에서 ( 일본이..
화려한 Bach,벤야민 슈미트씨 집앞 사거리 건너편에 좀 철 지난 책이나 CD를 싸게 파는 가게가 있다. 시장보러가는 길에 떡 하니 있어 가끔은 그 집에 잘못 들어갔다가 장 볼돈 다 써버리는 불상사가 벌어지기도 한다. 팝음악 같은것은 좀 할인이 덜 되는 편인데, 클래식의 경우는 한국보다 월등하게 싼데다, 안팔리다 안팔리는것은 떨이로 마구 팔아제끼는지라 수시로 재고확인이 필요하다. 언젠가 Bach의 바이올린 협주곡에 꽂혀서 싼맛에 그 집에서 구할 수 있는 연주자의 것은 대충 다 들어봤는데, 그 중 귀가 뻥 뜷리는것 같이 화려하고 통쾌하게 연주해 준것이 바로 이 Benjamin Schmid씨이다. 오스트리아의 비인 출생이라는데, 이정도의 실력이면 있는 콩쿨, 없는 상 다 받았을테니, 그의 Biography는 생략. 12살 때 감동 받은 재..
삽화도 그리는 마네씨. 에드가 알란 포우는 검은고양이로 유명한 미국의 작가다. 그는 이런 저런 소설도 소설이지만. 아름답고 기괴하며 난해한 시로 유명한데, 그의 시 갈가마귀( Raven)와 애너벨 리 는그런 그의 대표작. 그는 3살때 고아가 된것을 시작으로 뭐 겪을 수 있는 온갖 불행을 다 겪고 많은 천재들이 그렇듯 자신이 속한 무리에서 이단아 취급을 받다가 급기야 객사한다. 그가 가진 시작에 대한 견해와 산문, 운문을 넘나드는 작품은 프랑스의 시인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고 그의 신봉자들 중의 한 사람인 말라르메는 포우의 갈가마귀를 프랑스어로 번역한다. 그리고 자신의 절친이자 이미 자기가 쓴 시집의 삽화를 그린 적이 있는 에두아르 마네가 삽화를 그리게 한다. 미국에서 출판된 마네의 그림이 들어간 갈가마귀. 나는 이 시를 처음 ..
사기꾼 피라네시씨. 피라네시는 18세기 이탈리아의 건축가이자 판화가이다. 주로 고대로마의 유적을 동판화로 남겼는데, 그의 연작중 유명한 것이 로마 말고도 상상의 감옥 시리즈가 있다. 어제 동네구청에 대해 글을 쓰다가, 창문밖 풍경의 으스스함이 그의 그림을 연상시킨다고 쓴 바.. 내친 김에 지난 번에 간 베를린의 그 미술관의 파울 클레씨의 아랫방에 ^^;; 모셔져 있는 피라네시의 상상의 감옥 중 하나. 이 그림은 1731년쯤 그려진 것이라고 추정된다. 연작들에 등장하는 감옥은 실재 존재하는 것이 아닌 그의 상상속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상상의 감옥이니. 아무도 빠져나갈 수 없다. 현실에서는 만들어 질 수 없는 공간들로 아주 교묘하게 조합이 되어있다. 그나마 이 그림은 그의 뻥이 좀 잘 보이는 작품이다. ^^;; 잘들여다보면...
친절한 파울 클레씨 사진을 옆에서 찍어 비뚤어져 보이는 것이 아니다. 이 그림은 파울 클레가 1933년에 그린 친절한 놀이 Freundliches Spiel 이라는 그림이다. 석고판에 수채화물감으로 그린 그림인데, 이 석고판이 똑바르게 네모난 모양이 아니었나보다. 클레는 액자를 비뚤어진 판에 맞추어 만들었다. 그림의 소개에 보면 클레의 오리지날 액자라고 포기되어있다. 이런 조그만 것들을 발견하면 감동이 밀려온다. 무릇... 액자는 그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니까.. 그렇게 생각하다보니.. 액자와 그림에 오만것을 대입시켜 생각을 하게되어. 어지러워졌다. 클레는 틀림없이 많은 생각을 하지않았을 것이다. 이 그림은 베를린의 Museum Scharf-Gerstenberg 에 있다. 저번에 포스팅한 샤를로텐부르그성의 길 건너편에 있는..
바사라 전국 바사라 말고,, 타무라 유미상의 바사라다. 이번에 한국에 있으면서 내내 이걸 몽땅 사서 배로 부칠까하는 생각을 머리 한구석에 넣고 살다가 막판에 포기하고 왔는데, 오는 그 순간 후회했다. 아아!!!! 보고싶다. !!!! 방대한 스토리와.. 다양한 인물들의 엄청 다양한 사연들. 가려운데를 슥슥 긁어주는 외전 읽어 나가다 보면 도대체 절대 선이니 절대악이니 하는 것은 있을수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만드는... 훌륭하고도 훌륭한 내용의 만화다. 애니메이션이 있다는 것을 알고 구해 보았는데, 널름 13편인지에서 끝난다. 제작사가 망했단다.. ㅜ.ㅜ 여튼 몇년전 서부터는 바사라의 조상대 얘기스러운 7 Seeds가 나오는 중인데. 이게 또 심하게 잼난다. 문제는 완결되길 기다리다가 백발이 성성해 질것 같다는..
1Q84 1Q84를 읽었다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좋아한다. 일상을 향한 그의 무심한듯 애정어린 관찰이나 아무렇지 않은듯 하면서 끊임없이 사랑을 구하는 등장인물들이 좋다. 이 전의 대부분의 소설에는 주인공이 나 였던것 같은데, 이번책에는 모든 등장인물의 이름이 다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제일 좋아하고 그 다음이 해변의 카프카인데, 이번 것은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좀 닮았다. 닮은듯 다른 세계와 거대한 조직이라든가 그에 대항하는 힘이있고 용기있는 노인이라던가.. 역시 이번에도 귀엽고 통통한 아가씨가 등장한다던가 하는... ^^ 단지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서는 한 사람이 었던 내가 이번에는 아오마메와 덴고로 나뉘어 진듯한 느낌을받았는데, 그 둘은 아마도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