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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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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동네 한바퀴. 입호펜에서 볼 일 다 보고, 다음날인 일요일은 흩어지는 날로, 돌쇠는 벨린으로 돌아가고 ,나는 거기서 만난 선배언니의 차를 타고 프랑크푸르트로 가기로 했다. 입호펜 시내에서 만날까 했는데, 역시 택시가 사람 짜증나게 하는 바람에 언니가 차로 우리를 데리러 오기로 했다. 아침을 먹고 물어보니 우리호텔은 체크아웃이 11시 이고, 또 다른 마을에 있는 언니네 호텔은 12시. 일단 체크아웃을 하고 언니에게 아이들을 입호펜에 데려다 놓은 후 1시에 만나자고 했다. 그 시간동안 할 일이 없으니 걷는다. 날씨도 좋으니 뭐. ^^;; 일단 호텔 뒤의 언덕에 서 있는 교회로 가 본다. 유럽마을의 중심은 역시 교회. 제법 정성스럽게 가꾼 예쁜 교회. 일요일이다보니 예배중이어서 들어가 보진 못했다. 교회 뒷마당을 통해 나가..
독일의 시골은 여행하기 쉽지 않다. 독일같이 잘 사는 나라의 시골마을은. 살만큼 사는사람들이 모여사는 경우가 많아서 대중교통이 아주 열악하다. 기차를 타고 입호펜에 내리니, 정작 입호펜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는 없고, 기차역에 사람도 물론없다. 우리와 같이 내린 사람들은 다들 마중온 사람들의 차를 타고 집으로 가고, 주룩주룩 비 오는 시골마을 기차역에 돌쇠랑 벙쪄서 서 있는데, 우리말고 서 있는 사람들은 두쌍의 커플들로 그들 역시 누군가를 기다리는듯 하다. 이 동네 사람에게 전화를 해서 택시를 부른 후 기차역에서 기다리는데, 어디선가 택시스런 봉고차가 한대 온다. 우리 택신가 싶어 타려고 하니 돌쇠의 말이. 다른 두쌍이 부른 택시인데, 이 봉고에 우리도 합승을 해야한다고 한다. 이 두 부부는 야트막한 산꼭대기에 있는 백조 기독교 수련원.. ..
독일,어쩌다 들른 뉘른베륵. 중국이야기 살짝 접고 딴소리. 중국에서 한국거쳐 독일로 돌아온지 약 5일만에 또 독일 남부에 있는 작은 소도시에 일보러 가게되었다. 원래는 차를 빌리고 휴가도 내어 그김에 남부의 시골과 소도시들을 죽 둘러볼 생각이었으나 중국 일이 느닷없이 끼어들어 돈도 없고 몸도 힘들어 여행은 생략하고 기차를 타기로 했다. 한국 다녀온지 얼마 안되기 땜에 어차피 시차땜에 새벽에 일어날테니 아침 6시 반 출발하는 기차. 독일은 커서 고속열차를 타도 목적지까지는7시간 가령 걸린다. 게다가 시도 때도 없이 맛이가는 기차들. 누가 독일사람들은 정확하고 확실하고 분명하다고 주장한다면, 기차를 태워주련다. 알수 없는 고장으로 기차길 한 복판에 한시간 반넘게 서서 움직이질 않는데, 차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어쩜 이리 조용 할수가..
5월말, 6월, 7월초 오...래앤만에....만났습니다.... 라는 노래가 있는데, 음.. 그짝이다. 이유는 그냥 게을러서. 말이 필요없다. 도 슨상님...!! ㅜ.ㅜ 1, 도밍고의 오페라를 보았다. 감동의 물결. 감동을 받으려고 작정하러 간 관객들과 산전 수전 다 겪은 마이스터. 그리고 그가 이끄는 젊은이들이 만들어내는 무대는 아름답다는 말로는 부족하겠다. 안타까운 것은 베르디의 오페라 인데다가 어두운 내용이어서 지루했다는 것인데, 그래도 참을 수 있다. 도밍고가 아니라면 절대 보지않았을 작품이지만, 그래도 베르디오페라 속의 합창은 백미. 내년에 하는 베르디의 레퀴엠 공연이 보고싶어졌다. 롤란도 비야존이 나온다던데.. 음... 2, 여러가지 일들이 시끌 벅적하다가 이래저래 다 무산이 되어 어이가 없던 중. 좀 해보고 싶었던 ..
슈파겔 먹기. 슈파겔 (Spargel)은 아스파라거스의 독일 이름이다. 날이 풀리고 봄이 오면 땅속에서 슈파겔이 슉슉 올라 오는데, 독일에서 나는 슈파겔은 거의 다 흰색. 이 것들은 초록의 동료들 보다 연하고, 크고, 단맛이 좀 더나며 마지막으로 입안에 맴도는 씁쓸한 맛이 일품으로, 내가 아는 모든 독일인들은 슈파겔에 환장을 한다. 한 여름 보신탕도 아니고, 봄에 슈파겔을 못 먹으면 큰일 나는 것 처럼 생각하는 사람들 틈에 있어도, 꿋꿋하게 먹기 싫으면 안 해먹는다 주의를 고집할 수 있겠으나, 맛이 좋으므로 나도 그 행렬에 동참한다. 연휴가 낀 토요일, 동네 시장에 가면, 슈파겔을 산처럼 쌓아놓고 판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보통 슈파겔 파는 농부들이 딸기도 같이 팔기때문에 아직 좀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을 알지만 딸기도 ..
사랑의 묘약. Rolando Villazon 2월 초에 오네긴의 오페라를 보고 싶었는데, 여행 전이라 조금 긴축하기도 했고, 느닷없이 할 일이 생겨 마음도 바빠서 그냥 포기했었다. 사실 챠이콥스키의 오페라라서 포기하기가 더 쉬웠을지도. 그런데, 지난주에 돌아와서 우연히 Staatsoper의 홈피를 뒤적거리다 보니, Rolando Villazon이 출연하는 사랑의 묘약이 아직 표가 남았다. 좌석을 살펴보니, 뒷쪽 열 가운데 한 자리가 딱 있다. 지금 Staatsoper가 임시거주하는 쉴러 테아터는 크지않아 볼만하다. 이번 시즌 Staatsoper의 3대 하이라이트는 Villazon이 나오는 사랑의 묘약. Anna Netrebko가나오는 돈 지오바니. 그리고 플라시도 도밍고가 나오는 시몬 보카네그라. 이미 다 매진이어서 기대도 안 했던 터이다. 그러던..
중세로의 여행. 약 2주간의 여행을 마치고 지난 목요일에 집에 돌아왔다. 지난 번의 바로크여행.. ㅎㅎ 에 이어 어쩌다 보니 이번 여행은 중세를 따라가는 여행이 되었는데, 기대하지 않았던 것들을 보고 으악 하며 놀래기도 하고, 기대했던 것이 이런.. 하며 실망감을 주기도 했다. 차로 움직이는 여행의 즐거움은 내키는대로 여기저기 갈 수 있다는 것으로, 언젠가 이웃이신 에네아스님의 블로그에서 보고 관심을 가졌던 바이외의 타피스트리가 있는 바이외라는 동네가 하룻밤 묵었던 마을 옆동네라기에 구경을 갔는데, 1000살도 넘게 먹은 그 타피스트리가 아직도 어마어마하게 아름다워서 감동 또 감동하고, 아미앵의 아름다운 성당과, 모네가 사랑한 루앙의 대성당을 보면서는 이런 빛을 보고 사는 사람들에게 인상파는 자연스런 귀결이었겠다는 것을..
동글동글 사냥성. 모리츠부르그. ( Schloss Moritzburg) 자이펜에서 마을 큰 길 위로갔다 내려왔다 한번 하고, 뭐 이런저런 것들을 사고선 다시 차를 타고 출발. 다음 목적지는 마이센이다. 이제는 산을 등지고 북쪽으로 가는데, 날씨는 여전히 겁나게 좋고, 창밖으로 보이느니 들판, 들판, 들판인데, 들판 보고 감동도 하루 이틀이지, 이제 사흘째가 되니 질린다. 게다가 꼬불꼬불 국도를 뱅뱅가니, 엄니가 멀미를 하신다. 차를 세울까 물어도 괜찮다고만 하시고, 그냥 빨리 가자고 하시는데, 은근슬쩍, 뭔가 매운것을 드시고 싶다는 말씀을 하신다. 그러고 보니 집 떠난지 3박 4일 째인데, 아무리 울 엄니 압지께서 꼬리꼬리하고 느끼한 음식을 잘 드셔도 이제는 좀 지치실 때도 되었다. 그러나 옛동독의 시골에는 아직 중국집도 없는 곳이 많으니, 이거 쉬운 일이 아니다. 내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