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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순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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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파겔 먹기. 슈파겔 (Spargel)은 아스파라거스의 독일 이름이다. 날이 풀리고 봄이 오면 땅속에서 슈파겔이 슉슉 올라 오는데, 독일에서 나는 슈파겔은 거의 다 흰색. 이 것들은 초록의 동료들 보다 연하고, 크고, 단맛이 좀 더나며 마지막으로 입안에 맴도는 씁쓸한 맛이 일품으로, 내가 아는 모든 독일인들은 슈파겔에 환장을 한다. 한 여름 보신탕도 아니고, 봄에 슈파겔을 못 먹으면 큰일 나는 것 처럼 생각하는 사람들 틈에 있어도, 꿋꿋하게 먹기 싫으면 안 해먹는다 주의를 고집할 수 있겠으나, 맛이 좋으므로 나도 그 행렬에 동참한다. 연휴가 낀 토요일, 동네 시장에 가면, 슈파겔을 산처럼 쌓아놓고 판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보통 슈파겔 파는 농부들이 딸기도 같이 팔기때문에 아직 좀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을 알지만 딸기도 ..
한국드라마도 본다. 별순검 예전에 공부할 때 하도 작은도시에서 공부를 한지라. 한국 드라마는 커녕, 콩나물 구경도 하기 힘들었었다. 그 때 누군가가 한국에 다녀 오면서 드라마나 티비 프로를 비디오 테입에 녹화해 오면, 온 동네 한국사람들이 다 돌려보기 마련이었는데, 이제는 세월이 좋아져서, 독일에서도 한국 드라마 보는 것은 일도 아니다. 그런데, 내 마음이 변한 것인지, 언제부터인가. 한국 드라마를 보다보면, 내가 한심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는데,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다. 물론 내 인생에 불을 밝혀 준 한국드라마도 있긴 하지만, 5분만 봐도 모든 인물의 관계를 유추할 수 있는 단순무식한 구도의 줄거리에, 매회 이래도 감동을 안 할 테냐 스러운 엇 비슷한 가요의 과도한 남발, 절대 공감가지 않는 주인공들과, 그들이 심심하면 해 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