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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의 정석. 비가온다. 주룩주룩. 7월인데, 독일에 장마가왔다. 한국 장마와 다른 점 이라면 독일은 비가오면 춥다. 추워 죽겠다. 모처럼 여름에 벨린에있는데, 날씨가 엄청나다. 말도 안되는 습도로 30도를 오르내리며 사람 진을 빼다가 뭐같이 소나기가 오면서 기온이 뚝 떨어진다. 눈이 안 오는것이 고마울 지경. 지난 목요일 부터는 줄기차게 비가 오는구나. 토요일 비가 잠시 갠 틈을 타서 터어키시장에 갔더니 쪽파가 수북히 쌓여있다. 비오는 날은 부침개이거늘. 며칠전 프린트님의 포스팅에서 광장시장 사진을 보고, 빈대떡 생각에 어질 했었는데, 파전이락도 부쳐먹자. 해물파죵-. 에 환장하는 돌쇠.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청소를 앞장서서 하니, 파죵은 게으른 돌쇠도 청소하게 하는 거시냐... 만들어보자. 밀가루를 물과 묽게..
비오는 섬마을 음... 비가 온다 22일 째 라는데, 정말 줄기차게, 꾸준하게, 성실하게 비가 온다. 부실공사의 모델하우스같은 섬마을 숙소는 벽면으로 물이 줄줄 새서 쏟아지는 비와 그로인한 습기는 아름다운 푸른 곰팡이로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가뿐히 능가하는 명화를 그려놓았다. 그에 따른 축축함과 눅눅함. 그리고 불쾌함 등은 선택불가의 옵션인데, 누군가에 조언에 따라 보일러 살짝 올렸다가. 찜통이란 이런 것이다를 제대로 맛 보았다는... 가끔 심심할까봐 폭우도 쏟아져 놀래키기도 하지만, 그래도 멈추는 순간이 있으니 그 타이밍을 잘 맞추면 산책 정도는 할 수 있다. 마을 곳곳의 길이 물에 잠겨 나의 쓰레빠로는 건너갈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뭐 그럼 다른 길로 가거나 안 가버리면 그만이다. 잠깐 비 그친 순..
프랑크푸르트에서 설날을 독일 온지 얼마나 됬다고 또 싸돌아다니냐고 한다면 할말 없지만, 돌아오니 춥고 심심하고 돌쇠는 눈돌아가게 바뻐 꼴보기도 힘드니, 또 어디론가 갈까 하는 맘이 뭉글뭉글 솟아오른다. 요 동네만 와도 산 비슷한것들이 있어 맘이 좀 편하다. 그럴때 제일 만만한 것이 프랑크푸르트 근교에 사는 선배. 작년에 다녀오면서 포스팅 한 번 했지만, 고등학교 대학교 선배에 베를린에서 같이 공부했으니, 질긴인연이다. 돌쇠와 둘이 똘랑 일 하면서 사는 내게, 내 또래의 가정이란, 가족이란 무엇인지 넘넘 잘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내 독일 친정이라 할 수 있겠다. 마침 뱅기표도 싼넘이 떴다. 작년에 부산스러웠던 관계로 일년만에 선물 싸들고 가보니, 애들은 훌쩍 크고, 언니랑 형부는 그대로다. ^^ 맨날맨날 삼시세끼 다 얻..
베를린의 더위. 왠만하면 참아보려 했지만, 또 다시 날씨 얘기를 할 수 밖에 없다. 오늘 오전의 일기예보 스샷, 저 빨간 색, 보기만 해도 덥다. 지글지글 겁나게 덥다. 지난주 말 선풍기 살 때는, 온도계 온도가 39도 였다. 브란데부르거 문 앞의 시내 온도는 45도 였다고 한다. 테레비에서는 "불타는 독일.. " ^^;; 이라는 특별프로도 해줬다. 그렇게 한 4,5일 미치게 덥고 월요일에 비가 온다고 했는데, 베를린은 안 왔다. 이렇게 드라마틱 한 구름만 몰려오고 비가 안왔다 !! ㅜ.ㅡ 브란덴부르그의 숲에서는 2차대전때 소련군이 사격연습 할 때 묻힌 불발탄들이 더위에 폭발하여 산불이 나서 축구장 200개 만큼의 숲을 태웠다. (그러고 보니 독일인들은 면적을 축구장 몇 개에 비유하길 좋아한다. ^^) 월요일에 노르트라..
흐린 독일의 밤에 보름달이 뜨면... 이런 무시무시한 하늘을 볼 수 있다. 바로 늑대인간 및 온갖 뱀파이어 귀신들이 반상회 하러 몰려올 분위기다. 문제는 낮이라고 별반 이런 느낌이 다르지 않다는 것인데, 한국도 추워졌다지만. 올 해는 유난히 빨리 기온이 내려가서, 원래는 집 앞 담벼락의 담쟁이가.. 초록- 노랑- 빨강으로 변하다가 떨어져야하는데, 올해는 노랑에서 모두 인생을 포기한다. 이런... 추운건 싫다. 비오는것도 싫다. 그런데 비오고 추운 이곳에서.. 자살률이 치솟는다는 11월이 다가왔다. 맘 굳세게 다잡아야 하는 것이다. 으으...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한다고 하지만... 즐길게 따로 있다. 베를린은 역시 여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