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방송 드라마, 기찰비록
엉엉 울다가 성형수술하고 복수에 눈이 뒤집히거나, 알고보니 웬쑤가 내 엄마나 아빠이거나, 또는 부자가 가난한 집의 아름답고 재능있는 아가씨를 괴롭히거나, 역사속의 인물들 나이와 사건이 뒤죽박죽이 되는데도 배우가 눈 치켜뜨고 악만 쓰면 연기 잘 한다고 칭찬해대는 공중파 드라마에 질려서 보지않은지 오래인데, 케이블 방송이 이제는 자리를 잡고 자신들의 성격을 살리기 시작하더니, 드라마를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재미있다. 초창기 케이블 드라마들은 주제도 선정적이고, 배우들도 좀 거시기 했는데, 이제는 다양한 주제와 탄탄한 구성 훌륭한 배우들이 좋은연기를 보여주니 내가 티비를 보는 것인지, 초등학교 국어시간 수업참관을 하는것인지 헷갈리는, 전 국민의 반이 보기도 한다는 몇몇 드라마들보다 삼만 사천배쯤은 추천해 주고..
한국드라마도 본다. 별순검
예전에 공부할 때 하도 작은도시에서 공부를 한지라. 한국 드라마는 커녕, 콩나물 구경도 하기 힘들었었다. 그 때 누군가가 한국에 다녀 오면서 드라마나 티비 프로를 비디오 테입에 녹화해 오면, 온 동네 한국사람들이 다 돌려보기 마련이었는데, 이제는 세월이 좋아져서, 독일에서도 한국 드라마 보는 것은 일도 아니다. 그런데, 내 마음이 변한 것인지, 언제부터인가. 한국 드라마를 보다보면, 내가 한심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는데,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다. 물론 내 인생에 불을 밝혀 준 한국드라마도 있긴 하지만, 5분만 봐도 모든 인물의 관계를 유추할 수 있는 단순무식한 구도의 줄거리에, 매회 이래도 감동을 안 할 테냐 스러운 엇 비슷한 가요의 과도한 남발, 절대 공감가지 않는 주인공들과, 그들이 심심하면 해 대는..
돌아와줘,CSI
CSI는 세가지가 있는데, 나는 라스베가스만 본다. 마이애미나 뉴욕을 봤는데 그닥 땡기지가 않아 미련없이 관뒀다. 벌씨 10년 째 하고 있다. 다큐멘터리와 미드 시리즈, 그리고 뉴스를 빼면 볼 것이 없는 독일 티비에서 ER이 시시해질 무렵 시작되어 한편도 안 빼놓고 보았는데, 이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는 물론 범죄를 해결해 나가는 새로운 접근방식을 보여준다던지, 등장인물들 개개인의 개성이 훌륭하고 그들의 사연이 하나같이 가슴아프고 공감되는 것도 있고, 일단은 스토리가 긴장감있고 치밀하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지만, 주요배역의 배우들이 슬슬 김이새는지, 워릭역의 배우는 마약하다 걸려서 극중에서 급 피살당하고, 내가 좋아해 마지않던 새라는 다른거 해 보겠다고 뛰쳐 나가더니 잘 안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