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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파겔 먹기. 슈파겔 (Spargel)은 아스파라거스의 독일 이름이다. 날이 풀리고 봄이 오면 땅속에서 슈파겔이 슉슉 올라 오는데, 독일에서 나는 슈파겔은 거의 다 흰색. 이 것들은 초록의 동료들 보다 연하고, 크고, 단맛이 좀 더나며 마지막으로 입안에 맴도는 씁쓸한 맛이 일품으로, 내가 아는 모든 독일인들은 슈파겔에 환장을 한다. 한 여름 보신탕도 아니고, 봄에 슈파겔을 못 먹으면 큰일 나는 것 처럼 생각하는 사람들 틈에 있어도, 꿋꿋하게 먹기 싫으면 안 해먹는다 주의를 고집할 수 있겠으나, 맛이 좋으므로 나도 그 행렬에 동참한다. 연휴가 낀 토요일, 동네 시장에 가면, 슈파겔을 산처럼 쌓아놓고 판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보통 슈파겔 파는 농부들이 딸기도 같이 팔기때문에 아직 좀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을 알지만 딸기도 ..
한국에서의 마지막 주는. 클라이언트가 걸어제낀 최후의 딴지로 말미암아 제법 흥미진진했던 데다가, 때 아닌 감기에 난생 처음 겪어보는 황사의 후유증으로 목소리가 안나와 마지막 미팅에서는 소근소근 속삭이는 참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진이 있는대로 다 빠져버린 한 주였다. 그 핑계로 블로그에 포스팅도 열흘 넘게 절대 안했다. 왕창 걸린 감기에는 장거리 비행이 정말정말 훌륭한데..( ! )ㅜ.ㅡ , 25일에 베를린에서 중요한 일이 있는 관계로 일정을 미룰 수 조차 없어, 다만 비행기에 사람이 적기만을 바랬지만, 봄을 맞아 유럽으로 단체 여행을 가시는 분들이 엄청 많았고, 그나마 내 옆의 좌석이 빈 것을 하늘에 감사하며, 의자 밑의 산소마스크를 빼서 좀 써도 되겠냐고 묻고 싶은 맘을 꾹꾹 눌러가며 왔다. 베를린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