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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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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좋으면 다 좋다. 라는 책이 있는데, 뭐, 세익스피어를 좋아하지는 않아서 읽은 적은 없다.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는데, 그 여러가지 일들을 참 열심히 한 여름이었던것 같다. 실속은 그닥 없었고, ㅎㅎ 몸도 많이 힘들었지만, 이제는 막바지 다. 이번 여름에 거의 유일하게 본 영화가 구로사와 아키라의 "비 그친 후". 그가 써 놓은 각본으로 그의 사후에 만들어진 영화인데, 그의 제자인 고이즈마 다카시가 감독한 시대극이다. 영화에 대해서는 다음에 자세히 소개하겠지만. ^^ 극중 끝없이 내리는 비를 보고 누군가가 "이 비, 언제나 그치려나.." 라고 하는 푸념에 살짝 도인스러운 사무라이 주인공이. 활짝 웃으며 "언젠가 그칠것입니다. 지금까지의 비는 모두 그러했으니... " 라고 말 한다. 거장이라는 분들이 주시는 즐거움중에 하나,..
비오는 섬마을 음... 비가 온다 22일 째 라는데, 정말 줄기차게, 꾸준하게, 성실하게 비가 온다. 부실공사의 모델하우스같은 섬마을 숙소는 벽면으로 물이 줄줄 새서 쏟아지는 비와 그로인한 습기는 아름다운 푸른 곰팡이로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가뿐히 능가하는 명화를 그려놓았다. 그에 따른 축축함과 눅눅함. 그리고 불쾌함 등은 선택불가의 옵션인데, 누군가에 조언에 따라 보일러 살짝 올렸다가. 찜통이란 이런 것이다를 제대로 맛 보았다는... 가끔 심심할까봐 폭우도 쏟아져 놀래키기도 하지만, 그래도 멈추는 순간이 있으니 그 타이밍을 잘 맞추면 산책 정도는 할 수 있다. 마을 곳곳의 길이 물에 잠겨 나의 쓰레빠로는 건너갈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뭐 그럼 다른 길로 가거나 안 가버리면 그만이다. 잠깐 비 그친 순..
여름의 사랑, 영화 산의 당신. 이시이 카츠히토 감독의 영화로 1938년도 작인 시미즈 히로시의 영화 "안마사와 여인"을 프레임대 프레임으로 리메이크 하였다 하여 화제가 되었던 영화이다. 주인공인 장님 안마사 토쿠이치는 초난강으로 알려진 쿠사나기 츠요시가 연기 하였는데, 역시 그의 연기는 놀랍다. 지방 산속의 작은 온천마을에 여름마다 일거리를 찾아가는 안마사 토쿠이치는 눈이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온몸의 감각으로 주변의 모든것을 알고 느낄수 있다. 안마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사랑에 빠져버린 안마상.. 그가 마을에 가던 날 도쿄에서 한 아름다운 여인과 조카를 데리고 온 한 남자가 이 마을에 오고, 평화롭던 온천마을에 도난사건이 생기고, 그녀를 연모하게되는 토쿠이치와, 그녀에게 끌리는 도쿄에서 온 남자, 그리고 어른들 사이에서 지루..
팥빙수를 위하여.. 덥다. 어제보다 더 덥다. 숨쉬는데 땀이 난다. 이런 더위는 아이스크림으로 해결이 안된다. 빙수가 먹고싶다. 그저께, 좀 덜 더워서 35도가 안되던 날.^^;; 일제 단팥깡통을 사러 중국가게에 갔다가 참치캔 만한거 하나에 4유로 넘게 하는거 보고 그냥 왔다. 어제 집에 있던 팥을 꺼내 삶았다. 왠만하면 안 하려고 했는데, 한국단팥 사러 한국가게 가다가 내가 통구이 되느니 삶는다. 이런 형태가 되면 설탕을 넣는다. 소금 좀 넣어주면 단맛이 강해진다. 팥은 불릴필요 없다. 콩이랑 달라서 안 불려진다. 잘씻어 물만 붓고 삶는다. 푹푹푹.... 난. 압력솥을 애용한다. 설탕은 나중에 넣어야 한다. 설탕 넣고 같이 삶으면 팥이 물러지지 않는다고 하는데, 안해봐서 모른다. 궁금하신 분은 해봐도 뭐... 설탕 넣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