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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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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겨울 동안. 1,연주회. 다니엘 바렌보임의 생일잔치연주회. 작년 11월인가 10월인가 그랬다. 지휘는 주빈메타. 어릴 때 세종문화회관에서 뵌 후 처음이니 머리가 백발이 되셨고, 쳐다만봐도 모든것이 굳어 버릴듯한 카리스마는 세월의 온화함이 덮였다. 피아노는 바렌보임 영감님 욕심이 과하셨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3번과 챠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 너무하잖아? 그리고 그 사이 이름을 까먹은 바렌보임의 친구였다는 현대음악 작곡가의 소품. 베토벤을 이렇게 뽕짝스럽게 연주하는 것도 쉽지는 않을 터. 기교를 보여주지 못해 안달이 나셨다. "나 봐라? 이런것도 한다?" 뭐 그런... 덕분에 챠이콥스키는 좋았다라고 말 할수 있지만, 의도적으로 선택한 듯한 쇼팽의 앵콜곡에서는 "쫌, 그만 좀 하세요 네?" 하고 싶은 맘이 확..
사랑의 묘약. Rolando Villazon 2월 초에 오네긴의 오페라를 보고 싶었는데, 여행 전이라 조금 긴축하기도 했고, 느닷없이 할 일이 생겨 마음도 바빠서 그냥 포기했었다. 사실 챠이콥스키의 오페라라서 포기하기가 더 쉬웠을지도. 그런데, 지난주에 돌아와서 우연히 Staatsoper의 홈피를 뒤적거리다 보니, Rolando Villazon이 출연하는 사랑의 묘약이 아직 표가 남았다. 좌석을 살펴보니, 뒷쪽 열 가운데 한 자리가 딱 있다. 지금 Staatsoper가 임시거주하는 쉴러 테아터는 크지않아 볼만하다. 이번 시즌 Staatsoper의 3대 하이라이트는 Villazon이 나오는 사랑의 묘약. Anna Netrebko가나오는 돈 지오바니. 그리고 플라시도 도밍고가 나오는 시몬 보카네그라. 이미 다 매진이어서 기대도 안 했던 터이다. 그러던..
영화, The Mill & The Cross 여행기 잠깐 쉬고 다른 데로 빠져서... 정말 오만년만에 극장에 갔다. 간만에 호젓하니 혼자 극장 맨 앞줄에 앉아 명화일지도 모르는 작품을 감상하려고 하니. 뒷자리에 왠 인간이 땅콩같은걸 들고와 바스락거리면서 아드득,아드득 먹는다. 째림 신공 2회만에 소음을 잠재우고. 몰입.... 간만에 쓰는 영화 이야기. The Mill & The Cross 한국제목은 풍차와 십자가 정도 되려나?? www.themillandthecross.com 옛날 옛적에 우리나라의 모 티비에서 방영되어 나를 비롯한 전국 어린이의 눈물을 쪽 뺐던 애니메이션 중에 프란다스의 개라는 작품이 있는데, 이제는 그 프란다스 라는 지명이 사실은 플랜더스 또는 플랑드르라는 네덜란드와 북부 벨기에를 이르는 지명이라는 것을 아시는 분들이 제법 많은..
책, 예브게니 오네긴. 삼만년 만에 소개하는 책. 언젠가 영화로 소개한 오네긴의 원작 되시겠다. 작가는 푸쉬킨.근래에는 뽀득카 이름으로 더 유명하신.. ^^;; 이상하게 어렸을때고 나이 먹어서고,그 많은 러시아 작가들의 책을 읽으면서도 푸쉬킨의 책은 읽을 기회가 없었다. 왠지 다른 러시아 작가들보다 더 무겁고, 더 우울한 책을 쓸지도 모를것 같은 이름 탓 이었을지도.. 그러나 푸쉬킨의 책은 유쾌하다. 다른 책은본 적이 없으니 모르겠지만, 오네긴은 유쾌하다. 내용은 지난번에 영화에서 소개했으니 패스 궁금하시면 찾아가 보시라. 클릭.! 이 책은 그냥 소설이 아니라 운문소설로, 말하자면 시로 된 소설인데, 시라고 하여 윽! 하고 겁을 먹기보다는 그냥 화자가 독자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는마음으로 읽으면 되겠다. 화자는 푸쉬킨이기도 하..
천녀유혼, 장국영 4월 1일이 되었으니 너절한 거짓말 나부랭이 집어치우고, 일찌감치 돌아가버리신 장국영님을 생각한다. 사진은 동사서독의 장면으로 이 영화를 보면 너무 우울해 질것 같아 천녀유혼으로 급변경.^^;; 1988년 겨울 어느날 친구와 부산의 재개봉관에서 천녀유혼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재개봉관의 이점을 이용하여 두번을 연달아 봐 버린후, 특유의 집요함과 스토킹정신으로 장국영의 모든 영화를 나오는 족족 다 보기 시작한다. 지금 보면 숯검댕 눈썹분장과, 레이디 가가를 이십년쯤 훨씬 앞지른 자가머리왕리본 헤어가 좀 부담스럽긴 하지만, 왕조현 역시. "아, 세상에는 저렇게 이쁜 여인이 다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할 만큼. 아름다웠다. 그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라니.. ! 얼마 전 장국영이 죽기전에 친구만나서 자..
영화, 꿈, 구로사와 아키라. 무슨 일입니까? 어떻게 된 거죠? 후지산이 폭발하다니... 이런 세상에! 그보다 더 심각해요 왜 그런지 몰라요? 핵발전소가 폭발했어요 여섯 개의 원자로가 차례로 폭발하고 있어 일본은 작은 나라야 달아날 덴 없어 그건 알지만 어떡해요? 도망가는 거 말곤 다른 수도 없잖아요 여기가 끝이에요 하지만... 어떻게 된 거죠? 그 많던 사람들이 다 어디로 갔죠? 어디로 달아났냐고.. 바로 이 바다 밑이지 저건 돌고래야 녀석들도 달아나는군 돌고래는 좋겠네요 헤엄칠 수 있으니까. 오십보 백보지 방사능 오염은 시간문제야 왔어 저기 붉은 게 플루토늄 239 들이마시게 되면 천만 분의 1그램으로도 암에 걸리지 저기 노란 건 스트론튬 90 몸 속에 들어가면 뼛속에 쌓였다가 백혈병을 일으키지 보라색 물질은 세슘 137 생식선에..
영화, 피나 PINA. 살다보면 천재 라는 사람들을 보게된다. 3살짜리가 몇 개 국어 하고, 피아노 화르륵 쳐 대는 그런것 말고, 자신의 재능으로 다른 이들이 볼 수 없는 세상을 보여주고 느낄수 없는 감정을 한 방에 팟! 하고 알려주는 힘이있는그런 사람들 말인데, 피나 바우쉬 (Pina Bausch)도 그런 분들 중에 한 명이시겠다. 독일 출신의 무용가겸, 안무가...연출가...??? 이신데, 그녀로 인해 현대 무용의 역사가 새로 쓰여 졌다고 해도 그다지 뻥은 아니지 싶다. 그녀의 작품들은 무용이자 연극이고, 삶이고, 철학이다. 근데 이 분이 재작년에 돌아가셨다. 한국에도 공연을 제법 오셨다. 사실 그 분이 살아 있을 때는 그분의 공연을 실제로 볼 기회가 이상하게 없었는데, 돌아가셨다니 좀 심하게 많이 아쉬워서, 어이가 없긴 ..
드라마 붉은 손가락,영화 고백 이것도 저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1달 가까이 이어 지면서 이상하게 안정이 되질 않아 (사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 의해 내 생활이 결정되어지길 기다리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그 동안 한 일이라고는 드라마 및 영화를 그냥 줄창 보는 것이었는데, 정. 말. 대부분이 별로다. 그래도 그중 기억에 남는 것들로는. 아베 히로시 상이 나온 신참자의 전 이야기 뻘 되는 붉은 손가락 드라마SP로 나왔는데, 이 이야기는 오래 전에 책으로 읽었었다. 사실 이것만 가지고 포스팅을 할 까 하다가, 중딩학생이 어린 여자아이를 죽이고, 그 부모가 자식을 감싸려고 자신의 치매에 걸린 늙은 어머니를 범인으로 모는 왠지 기분나쁜 이야기라 그간 별로 내키지가 않았다. 이 중딩이 이렇게 된데는 물론 부모의 공헌이 지대하다. 아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