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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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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시골은 여행하기 쉽지 않다. 독일같이 잘 사는 나라의 시골마을은. 살만큼 사는사람들이 모여사는 경우가 많아서 대중교통이 아주 열악하다. 기차를 타고 입호펜에 내리니, 정작 입호펜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는 없고, 기차역에 사람도 물론없다. 우리와 같이 내린 사람들은 다들 마중온 사람들의 차를 타고 집으로 가고, 주룩주룩 비 오는 시골마을 기차역에 돌쇠랑 벙쪄서 서 있는데, 우리말고 서 있는 사람들은 두쌍의 커플들로 그들 역시 누군가를 기다리는듯 하다. 이 동네 사람에게 전화를 해서 택시를 부른 후 기차역에서 기다리는데, 어디선가 택시스런 봉고차가 한대 온다. 우리 택신가 싶어 타려고 하니 돌쇠의 말이. 다른 두쌍이 부른 택시인데, 이 봉고에 우리도 합승을 해야한다고 한다. 이 두 부부는 야트막한 산꼭대기에 있는 백조 기독교 수련원.. ..
마지막은 와인한잔. 엄니, 압지께서 마이센의 성을 구경하신 동안에 돌쇠와 나는 열라 언덕을 뛰어내려가 다시 마이센광장으로 갔다. 이유는. 지난번에 사지못한 와인잔을 사기위해서이다. 다른집은 모르겠지만, 우리아버지는 쇼핑하는것에 유난히 짜증을 내시고 화를 내셔서 내 돈내고 물건을 사도 눈치 보일때가 있어서 궁여지책으로. ㅋㅋㅋ 여튼 샀다. 붉은포도주잔 2개, 흰포도주잔 2개, 겸용 작은 잔 2개. 세공은 기계로 한 것이지만 크리스탈이고, ( 마이센의 크리스탈은 유명하다.) 한 개에 7유로 정도였으니 가격에 비하면 아름다운 물건이다. 기쁘다. 사서 다시 성까지 헉헉 올라오니 벌써 다 보고 나와계신다... 헉! 옆의 교회는 안보시겠다고 하시니, 그냥 광장으로 다시 내려와서 가게들 구경을 슬슬하다가 점심을 먹고 다음 목적지로 출발..
7월 마지막주, 8월 첫날 7월 마지막 주에 있었던 일.. 1, 질병 빨간 것이 온몸에 돋아 맘이 상할 정도로 가렵기 시작해서, 벌레물린 줄 알고, 이불이며 매트리스며, 집안을 발칵 뒤집어 엎은 후에야 원인불명의 알러지성 피부염이란 진단을 받고, 항 히스타민제라는 약을 난생처음 복용중이다. 별로 효과가 없다. 내일 다시 병원에 가서 의사와 진지한 대화를 해야 할 모양이다. 알러지라는 것은 나랑은 상관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기분이 이상하다. 그래도 이불이나 집에 벌레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되어 다행이다. 2, 죽음 방학 맞아 애들 데리고 한국에 간 프랑크푸르트의 선배언니에게 전화를 했다. 예전에 베를린에서 같이 알고 지낸 적이 있는 여자가 죽었단다. 우울중에 심하게 시달린 모양이다. 나랑 심하게 코드가 안맞아 친하게..
따뜻한 파스타. 여러번에 걸쳐서 베를린의 날씨에 관해 썼는데, 더운 날씨에는 불 앞에 서서 끓이고 볶고 하는 음식을 할 수 없다. 여러 종류의 국수와 소스를 조합해 가며 냉국수와 찬밥 말이로 연명하던 중에, 어제 밤 미친듯이 비가 오더니, 오늘은 거짓말 같이 낮 최고 기온이 21도다. 어제는 33도였다. 독일 생활 초반에는 계절별로 옷을 정리하고 넣어두고 했는데, 3년째 되던 해서부터는 그냥 사계절 옷을 다 꺼내 놓고 산다. 여튼 오래전에 해 먹을 거라고 사 놓은 리코타 치즈와 시금치가 들어간 토르텔리니가 유효기간이 간당간당 하여, 냉장고 뒤져서, 시들어가는 토마토와,풋고추를 찾아내고, 올리브 몇 쪼가리와 새우 몇 마리도 찾아냈다. 후라이팬에 올리브오일 뿌려 마늘넣고,양파넣고, 삶은 국수랑 다른 야채들 차례 차례 순서 ..
그리웠던 것들.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독일에서 먹던것 쓰던것들 한국에서 다 구할 수 있다. 거꾸로도 마찬가지 인데, 요는 돈이다. 독일의 한국 식품이 좀 비싸듯이... (소주 한 병에 6유로다, 식당에서는 15유로) 한국에서 치즈 한 번 먹으려면 살짝 결심 해 주셔야 한다. 다행히 소주도 치즈류도 그다지 못 먹으면 병나는 정도는 아니니 다행이다. 와인도 좋아하긴 하지만, 와인보다는 맥주를 좋아하고, 요즘은 와인가격도 많이 내려가서 별로 힘들진 않다. 예전에는 곡물 빵 같은 것을 구하기가 조금 힘들어서 아쉬웠는데, 요즘은 조금만 수고하면 얼마든지 시커멓고 뭐가 와글와글한 빵을 먹을 수 있다. 한국도 빵이 맛있는 나라 중에 하나이기는 하지만. 모양이 번듯 한 것에 비해서 맛은 좀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아서 매 번 좀..
와인으로 신종플루 예방?? 오늘 아침 신문을 읽다보니 재미있는 기사가 나왔다. 러시아의 Krasnojarsk 라는 도시에 있는 동물원에 있는 수의사가 Komsomolskaja Prawda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영장류도 인간과 비슷하기 때문에 신종플루에 걸릴수 있지만 하루 한 잔의 레드와인으로 예방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어째서" 나 "어떻게" 에 대한 이야기는 한 마디도 없다. ^^;; 자신의 동물원에 있는 원숭이류.. ? 들은 엄격하게 정해진 양의 레드와인을 매일 마시고 있으며, 그들은 심지어.. 혀를 굴리며 맛을 음미하기도 한다고.... 사실이면 얼마나 좋은 일이겠냐만... 왠지 내 귀에는 원숭이 와인 마시는 소리로 들린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인터넷을 열어보니 독일 야후의 파노라마 뉴스 부문 1위로 등극하셨다. ^^..
Farnese 신의 물방울에도 등장했다는 Farnese의 머시기.. 베키오 Montepulciano d'Abruzzo가 아니고 Farnese trebiano d’abruzzo라는 저렴한 와인이다. 우연히 슈퍼에서 발견했는데, 가격대비 맛이 좋아 애용...(?) 하고 있다. 사실은 이름에 끌려서 산 것인데, 그 때 쯤해서 이상하게 이태리 르네상스 역사에 관심이 가는 바람에 체사레보르지아니 알렉산데르 6세니 하는 사람들에 관련한 글들을 많이 읽었었다. 줄리아 파르네세라는 알렉산데르 6세의 정부중 한 사람이었는데, 교황의 애인이 될 정도니 예뻤겠다. 별명도 Giulia la bella (아름다운 줄리아 ) 였다니 뭐. ^^ 워낙에도 나쁜 가문은 아니었지만, 그녀가 교황의 애인이 되고 나서 동생을 추기경에 앉히고, 그 추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