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지난 5월 30일에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갔다. 많은 사람들이 약속을 어겼고, 마음대로 되지 않은 일이 마음대로 된 일보다 더 많았고, 비는 징그럽게 왔고, 난생 처음 줄줄이 사탕으로 물건도 잃어버려 봤고, 친하던 이들과 멀어지기도 했고, 새로운 인연을 만나기도 했다. 긴 시간 있다보니 일이 계속 연이어 생겨서 엉망진창 뒤죽박죽. 어디서 끊어야 할지도 모르겠는 지경이 되어가던 차에, 마음보다도 몸에서 싸이렌이 마구 울려 내 것이 아닌것 같은 일은 그냥 던져 버리고 독일에 왔다. 물론 좋은 일도 있긴 했다. 낮인지 밤인지 정신도 차리기 전에 평생 소원이었던 유럽여행을 열 하루나 하시고, 지친 몸으로 딸집에 찾아온 엄마 아빠를 맞이하고, 구경시켜 드리고, 여행을 다니고, 몸이 힘드니 서로 짜증도 냈지만,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