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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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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의 정석. 비가온다. 주룩주룩. 7월인데, 독일에 장마가왔다. 한국 장마와 다른 점 이라면 독일은 비가오면 춥다. 추워 죽겠다. 모처럼 여름에 벨린에있는데, 날씨가 엄청나다. 말도 안되는 습도로 30도를 오르내리며 사람 진을 빼다가 뭐같이 소나기가 오면서 기온이 뚝 떨어진다. 눈이 안 오는것이 고마울 지경. 지난 목요일 부터는 줄기차게 비가 오는구나. 토요일 비가 잠시 갠 틈을 타서 터어키시장에 갔더니 쪽파가 수북히 쌓여있다. 비오는 날은 부침개이거늘. 며칠전 프린트님의 포스팅에서 광장시장 사진을 보고, 빈대떡 생각에 어질 했었는데, 파전이락도 부쳐먹자. 해물파죵-. 에 환장하는 돌쇠.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청소를 앞장서서 하니, 파죵은 게으른 돌쇠도 청소하게 하는 거시냐... 만들어보자. 밀가루를 물과 묽게..
겨울 독일에서도 가끔 마음이 안 좋으면 겨울 새벽에 눈을 뜨면 만나는 어둠과 고요가 싫어서 바로 티비를 켜곤했다 티비가 없어진 다음부터는 늘 끼고 사는 노트북을 켜고 영화를 보곤 했는데, 요즘 그러고 있다. 한국의 집에서는 새벽에 일어나도 잠 없으신 두 노인네의 티비 소리가 들리지만, 그건 그거대로 거슬리는 면이 없잖아 있어, 자는 척 하면서 계속 방에서 뭉개는 경우가 많다. 이것저것 꼬이는 바람에 미친듯이 일 하느라 11월, 12월 초 다 보내고, 마무리 대충 짓고 났더니, 벌써 12월도 한참인데, 느닷없이 한가해져서 어쩔 바를 모르겠다. 몇몇 자질구레한 일 들이 남아있기는 해도 이럴 때면 다들 바쁘게 빙빙도는 의자뺏기놀이에서 혼자 의자 차지 못하고 떨어져 나온 느낌이 든다. 오늘 새벽에는 아침과 전혀 맞지..
달이로구나. 어제 자다가 뭔가가 불편해 눈을 뜨니, 보름달빛이 너무나 밝아. 감은 내 눈꺼풀을 뚫고 들어와 버렸던 때문이더라. 타국에서 달도 못보고 지나 버렸다는 꼬장님이 생각나, 더듬더듬 카메라 찾아 사진을 찍었으나, 자다 봉창에,수전에,똑딱이 까지. 삼재겹친 달 사진, 잘 나올리가 없다. ㅎ 오늘 다시 섬으로 돌아와, 다 늦게 바다를 나가니, 시절이 보름이라. 물이 엄청 윗쪽까지 차서 구경한 번 하겠다고 꾸역꾸역 내려가니, 어디선가 나타난 어린이 같은 군인 삼총사, 해지면 군사지역이니 썩 가시란다. ㅎㅎ 오는길에 새길 뚫어 보겠다고, 엄한데로 갔다가, 껌껌한 밤에 포도밭 한가운데서 살짝 헤매다가. 돌아돌아 돌아오니. ㅋ 눈앞 산에 달이 쟁반만 하게 떴다. 토끼 완전 잘 보였는데, 사진은.... 음. 사진이 후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