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달 반 만에 베를린에 오니
날은 따시고 축축하다.
그간은 다녀오면 개판 오초 전이 었던 집이.
이번에는 시간이 길어 개판 오분 후가 되었고,
돌쇠의 허리 둘레는
수퍼맨이 1초 걸려 돌아야 할 정도로 멀어졌다.
이제는 진정 그가 나를 사랑한다면
생명보험 하나 쯤은 더 들어줘야 한다.
방자하게 내 책상에 스믈스믈 올려놓은 자신의 물건들을
쿠쿠 가득 해 놓은 밥 한 솥으로 퉁 치려 하지만,
어림도 없다.
하루에 한 가지씩만 치우고 침대로 기어들어 온다.
이번 주는 아마도 내내 이럴것이다.
돌쇠군,
집 뒷쪽의 창고로 쓰는 복도의 물건들을 정리한 답시고 난리를 쳐 놓았는데
주말까지 다 치울꺼라고 개맹세를 한다.
나의 대답,
"벌써 월요일인데, 주말까지 되겠어...?" ㅎ
머. 살면서 욕하면서, 화내면서, 치우다보면,
언젠가는 다시 마루 바닥이 보일 것이다.
빈 시간이 길어서,
그간 은행에도 문제가 살짝 생겼는데,
어제 혼자 찾아가서 소화불량 걸린듯한 은행원의 푸대접을 받고 열이 차 씩씩거리다가,
오늘 아침, 돌쇠를 뒤에 달고 다시 가서 대충 바로 잡고 왔다.
그 정도야 가뿐하다. ㅎ
시차를 극복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졸릴때 자고, 깰때 깨는것이지만,
엊그제 새벽 두시 반에 깨서 드라마를 보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아침 6시쯤에 와인 한 잔 먹고 또 자니,
훌륭하게 아침 10시에 깬다.
이러면 좀 버티기 쉽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역시.
베를린은 축축하다.
빨래가 안 마른다. 쳇.
일단 모셔와서 우리집의 다른 분들과 소개시켜드렸다. ^^
월요일에는 해가 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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