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클레와 피라네시, 마네의 그림 포스팅에 등장했던
베를린의 작은 미술관의 정체는
샤를로텐부르그성 바로 길 건너에 있는 Museum Scharf-Gerstenberg 입니다.
Otto Gerstenberg는독일의 금융인으로
엄청난 재산을 바탕으로 엄청난 그림들을 사 모았습니다.
고야를 비롯한 낭만파그림부터 부터 인상파들의 대표작들,영국의 풍경화들
그리고,로트렉의 거의 모든 드로잉들 등등..으로
그의 수집품들은 20세기 초 독일이 가지고 있던 최대,
최고의 개인 콜렉션이었다고 합니다.
1935년 그가 죽고 난 후 그의 딸이 그의 그림들을계속 보관해 왔으나,
그녀의 끝없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2차대전 말기의 베를린 대공습 때
많이 불타 없어져버리고,
전쟁 후에는 소련군들의 엄청난 약탈 때문에
지금은 많은 그림들이 러시아에 가 있습니다.
남은 그림들은 그 딸인 Margarethe Scharf 가
베를린에서 남독일의 바이에른으로 간신히 가져갔으나
역시 말기 재정난에 시달리던 나찌정부의 강요에 의해
많은 명작을 빼았겨야만 했다고 합니다.
그런 그녀의 두 아들인 Walter Scharf (1923-1996) 와 Dieter Scharf (1926-2001)는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전쟁후 역시 미술 수집에 열을 올렸고
그들의 취향은 초현실주의였나 봅니다.
이름에서 보시다시피 이 미술관은 손자들이 할아버지를 기리는 마음으로 만든 미술관입니다.
건물은 샤를로텐부르그성의 마굿간 (마차보관을 겸한)과
19세기건축가 Friedrich August Stüler 가 지은 건물을 이어 만든 곳이고,
그 안의 그림들은 손자들이 모은 환상주의, 초현실주의의 그림들이 주 입니다.
상설전의 제목도 초현실의 세계 (Surreale Welten) 입니다.
2000년에 Dieter Scharf 가 죽기 직전에 이 그림들은 재단으로 귀속되어 베를린의 소유가 되었습니다.
그림들을 살펴보면, 마네, 고야와 피라네시의 상상의 감옥 시리즈, 오딜롱 르동, 파울 클레등의 유명작가들과
우리에겐 덜 알려진 독일의 초현실주의 화가들의 작품, 그리고 타피에스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목적과 취향이 뚜렷한 콜렉션을 보여줍니다.
물론 루이 브뉘엘과 살바도르 달리의 초현실주의의 영화및 현대작가들의 영상도 상영합니다.
저는 매주 목요일 오후에 일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이곳을 가는데,
계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목요일 오후 2시정도 부터는 입장이 무료이고,
미술관의 크기가 일단 부담스럽지 않은데다가, 걸려있는 그림들이 너무나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일 하시는 분들은 목요일 오후의 무료입장이 마치 자신이 베풀 수 있는 호의인듯
즐거워하며 문을 열어주십니다.
목요일이 아닌 경우 입장료는 학생 4유로 일반 8유로인데,
이것으로 주변의 다른 몇몇 미술관,박물관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내가 사는 집에서 이 곳까지는 30분쯤 걸어가야 하는데,
베를린은 서울같이 차도 사람도 많지 않은데다가, 지형도 평평해서 그리 힘들지는 않습니다.
기본적인 관광코스에서 조금 어긋나 있기는 합니다만,
여행 중 하루 쯤 샤를로텐부르그 성과 길 건너의 Museum Berggruen과 엮어 한 번 가 보실만 합니다.
Museum Berggruen은 Museum Scharf-Gerstenberg 과 똑같이 생긴 건물로
모더니즘 화가들과 피카소의 작품이 많이 있습니다.
이곳의 소개는 또 다음 기회에 ^^
가는 방법은
Luisenplatz/Schloss Charlottenburg: 109
샤를로텐부르그성이 궁금하시면 이곳을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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