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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즐기기/브란덴부르거문 말고도

베를린의 어느 주말.


언젠가  말 했지만,
베를린의 여름은 정말 좋습니다. 
날씨도, 놀기도..

목요일 부터 갑자기 날씨가 확 여름이 되어,
기온이 25도에서 오락가락 하는데다가,
기왕에 열리기로 했던 여름의 행사들이 6월이 되니 하나씩 둘씩 주말마다 터집니다. 

토요일에 집을 나섰는데,
이날은 "일년 중 가장 영리해 지는 밤" 을 캐치프레이즈로 건
"학문의 긴 밤"(Lange Nacht der Wissenschaften) 행사가 열렸습니다.
올 해로 10회 째인데,  인기가 사그라들 줄 모른다고... ^^
이공계 및 사회과학, 인문과학의 모든 인스티튜트와 대학을 비롯한
베를린과 포츠담의 70개 의 학문 기관이 문을 열고  
전시, 공연, 강연, 체험 행사등 2000개가 넘는 행사가 열리는 데,
이날 밤을 위해 특별히 18개노선의 셔틀버스가 운행됩니다.

            마침 카메라가 없어 친구더러 사진좀 찍어 보내라고 했는데, 소식이 없습니다. 흠.. 홈피 에서 가져온 사진들입니다.. 
                                                                                                    위는 베를린 공대 수학과 건물 입구 입니다. 
                                                                                                                            © David Ausserhofer
나는 관계가 있는 바람에 공대의 수학과에  행사 시작 전에 들렀었는데,
그 곳에서는 3차원 초고속 성형기와,
3D 스캐너를 통한 입체 영상 시물레이션을 체험할 수 있었슴다,
(3D  화면 안에 내가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는. ^^ )
수학자들이라고 숫자만 가지고 논다는 선입관은 버리시길.

심장외과로 유명한 대학병원인 Virchow  Klinic  에서는
심장 수술하는 수술실을 오픈하고 수술 시물레이션 체험도 할 수 있다고 하고
독일 항공 우주국에서는 독일 우주인 Hans Schlegel의 사인회도 열렸습니다. ㅎ
역시 이 동네도 3D 가 대세여서 3D로 여러가지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프로그램을 훑어보니,
달렘에 있는 동아시아 박물관에서는 한국의 사물놀이 공연도 하고, 음식팔고 영화도 상영을 했나본데요.
다른 거... 좀 보여 줄 때도 된거 같은디...  ㅡ_-;;

물론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무쟈 많아서, 친구의 아들내미가 표 구해달라고 전화를 했슴다. ㅋㅋ
내가 집에 돌아갈 무렵인 오후 4시에
아직 오픈하기도 전인데, 가족들이 떼지어 대학 쪽으로 갑니다.
하룻밤  온 베를린이 과학 체험 박물관이 되는 셈이죠.
                                                                                                          
© David Ausserhofer
입장료는 어른 일일권이 12유로 어린이가 7유로인가 그랬던 것 같은데.
논리적인 독일인들 답게 밤 10시 이후로는 5유로로 할인됩니다.ㅋㅋㅋ
오후 5시에 소니센터에서 오픈하고 새벽 1시까지 진행되는데요.
즐겁습니다. ^^ 


6일인 오늘, 일요일 아침에  고민에 빠졌슴다.
오늘은 지난 번에 본 오페라 l'Etoile를  공연한 베를린의 국립 오페라 극장이 시즌 오프를 하는 날로,
극장 옆의 광장에서 기냥 공짜로 Open Air  컨서트를 해 주시는 날입니다.
오페라 극장의 음악감독으로 계시는 다니엘 바렌보임이 지휘하고 
챠이콥스키의 교향곡 1번이 레파토리라고 하는데,  
보고싶은 맘이 좀 듭니다.... 스믈스믈..
지난 해 통일절 날에.. (ㅋ 10월 3일...) 브란덴부르거 문 앞에서도 공짜 컨서트를 하신 바렌보임 님..
나는 그 날 날씨가 왕 춥고 비가 살벌하게 와서 포기 했지만.
백성들을 너무 사랑하십니다. ㅎ 
다른 도시에서도 이런 큰 단위의 시민을 위한 컨서트를 자주 하지요.

그래도 오늘 날씨가 30도 가까이 가는데다가.
거기는 그늘 한 점없는 광장이고,
그 구역은 안 그래도 관광객이 늘 붐비는  곳이라.
그냥 포기합니다.
날씨와 사람들 냄새에
난 죽을지도 모릅니다. ㅡ,.ㅡ;;



작년에 요랬다는데요.
자신없어집니다... . 켁.. 
 ©Till Leeser


땡볕의 공짜 컨서트 포기하고
샤를로텐부르그 성 앞 주차장에서 벼룩시장이 열린다는  정보를 입수해서
집 청소 싸악 해 놓고 나섭니다.
룰루 랄라 걸어가는데,
집앞의 큰길을 건너려 하니. 어랍쇼..





오늘은 자전거 데모...(!) ㅋ 하는 날입니다. ! 
베를린 자전거  연합.. (ADFC Berlin e.V.)가 주최하고
25,000명의 자전거 타시는 분들이 참여하는  큰 행사로
19개의 루트로 베를린의 주변 지역에서
베를린 순환 고속도로를 타고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로 유명한 Großen Stern 에서 만나
브란덴부르거 문에 14시에 도달하는것으로 행사는 끝.
물론 미리 신청을 해야 하고
속도는 어린이들도 같이 하는 이유로  빠르지 않습니다.
하루 아이들과 같이 나가 경찰이 지켜주는
차 없는 도로에서 자전거로 신나게 달리면서
환경을 생각해 보는 날인것이다.

사진찍은 게 별로라 홈피에서 재작년사진 퍼왔슴다. 
저 기둥 있는 곳이 Großen Stern.
 ©
Enrico Verworner 



무서운 자전거 떼를 만난 후 (길 건너는데 살 떨리더라고요.. )  
이런 예쁜 놀이터를 지나,


이런 생각하기에 따라 무서울 수도 있는 옛날 병원이었던 200살 먹은 건물을 지나고.

                                                                   왠지 잭 니콜슨 같이 생긴 정신병자가 뛰놀것 같은... ^^;;

또 백살은 먹은 듯한 실내 운동장을 지나

                                                                                           진짜 운동장입니다. 나름 유겐트 스틸...
샤를로텐부르그 성에 갔는데,
정보가 허위였나 봅니다.
벼룩시장은  없군요....  이런..
                                                                                  날이 좋으니 다들 자리깔고 드러누우셨어요 들..  
그래도 간 김에 울창한 숲에서 삼림욕 ㅋㅋ 하고,


근처의 유명한 맥주집에서 맥주 한 잔 주왁 하고 헬렐레 해서 집에 옵니다.

                                                                                        저뒤의 늠름한 구리 맥주 양조통을 보시길..!
집에 오는 길에 열라 예쁜 도자기 박물관을 발견했으니..

                              요 건물이 샤를로텐부르그 구에서 제일 오래된 집중의 하나, 지금은 도자기 박물관입니다. 
                                             지금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시면 좀 참으셔야 합니다. 담에 포스팅 할껍니다.

박물관 이야기는 담에 하더라도.
나름 알차고 즐거운 주말이 아닙니까.

이런 즐거움에,베를린의 길고 슬픈 겨울을 버텨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켁..
사실 겨울에도 맘 독하게 먹고 나서면 한 60프로 정도는 즐길 수 있는데,
그게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어쨌든 겨울일은 그때 가서 생각하고  
지금은 여름이니
즐길 일입니다. 

                                                                       하늘을 보시어요 !!!!  몇 달 전 이자리에서 찍은 사진과 사뭇 다르지 않은가욧!!
                                                                                                                            비교를 원하시면 요기를
클릭


사족일지도 모르지만..
베를린에서 열리는 많은 행사들은 대부분 가족 중심이고,
많은 경우 여러가지 방법을 이용해 어려운 사람들도 맘만 있으면 즐길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제가 돈이 많아 싸돌아 댕기는것 아닙니다.
문화나 학문을 꼭 돈있는 사람들만 즐기는 것으로 생각하는것은 뭔가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 ㅜ__ㅜ

이 마지막 말을 쓰는 이유는.
어제 우연히 올 가을 한국에서 열릴 어떤 연주회 좌석 값이  42만원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알고
괜히 부아가 치밀었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소생은 4만 2천원으로 보았습니다.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