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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여러일들

한국에서의 마지막 주는.
클라이언트가 걸어제낀
최후의 딴지로 말미암아 제법 흥미진진했던 데다가,
때 아닌 감기에 난생 처음 겪어보는 황사의 후유증으로
목소리가 안나와 마지막 미팅에서는 소근소근 속삭이는 참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진이 있는대로 다 빠져버린 한 주였다. 
그 핑계로 블로그에 포스팅도 열흘 넘게 절대 안했다.

왕창 걸린 감기에는 장거리 비행이 정말정말 훌륭한데..( ! )ㅜ.ㅡ ,
25일에 베를린에서 중요한 일이 있는 관계로 일정을 미룰 수 조차 없어,
다만 비행기에 사람이 적기만을 바랬지만,
봄을 맞아 유럽으로 단체 여행을 가시는 분들이 엄청 많았고, 
그나마 내 옆의 좌석이 빈 것을 하늘에 감사하며,
의자 밑의 산소마스크를 빼서 좀 써도 되겠냐고 묻고 싶은 맘을 꾹꾹 눌러가며  왔다.

베를린은 그 사이 봄이 되어버려,
기온이 이상하리만치 따뜻하더니
어제부터는 비가 내려서,
내일 쯤 이 비가 그치면 꽃들이 피기 시작할것 같다.
비 오기 전보다 좀 춥긴 하지만 봄은 봄이다.

어려서 벚꽃이 지천인 곳에 살았던 관계로
이 맘때가 되면 벚꽃을 그리워하는데,
올 해도 지천으로 필 벚꽃은 보지 못하고 왔지만,
내집 베란다 앞의 100살이 넘은 너도밤나무는
다시 꽃을 피울 준비를 한다.



아무일도 안 하고 드러누워 쉬었던 덕에
감기는 슬슬 물러가고 있고,
그러다 어제,오늘 벌떡 일어나 싹 다 치운 덕에 집은 다시 말끔해져서 좋긴 하지만, 
어제 오늘 들리는 한국의 소식에 또다시 망연자실 해지고 말았다. 

바다 속에서 헛되게 죽어갔을 젊은이들을 생각하면
이 봄을 즐기려 한  내가 너무나 미안하다.
그들의 아까운 청춘을 생각하면...
아...정말... 기운이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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