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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여러일들

8월의 마지막주가 ..


시작 되었다.
 30, 31일이 다다음주에 붙어 있긴 하지만,
그 날들은 내가 비행기에서 잃어버릴 날들이므로 빼고,

이제는 슬슬 집안 점검에 들어가야 한다.
매번 요맘 때 즈음이면 갈등을 하게된다.
"치우면 뭐하나. 갔다오면 또 개판일텐데, "
"그래도 치우고 가면 그나마 좀 낫지 않겠나."
모피어스의 빨간약 파란약이 쉬울지도 모른다.
 
결국은 또 치운다.
일반적인 의미가 아닌 대청소.
이유는 이번 주말에 다시 잠깐 더워진다고 하는 일기예보로
바닥 깔개부터 샤워커튼까지, 몽땅 다 꺼내 빤다.
금방 마른다. ^^
찬장 위쪽,  선반 아랫부분, 라지에타 사이 사이 다 닦아 치우고,
냉장고도 다 꺼내 박박 닦아 제낀다.

7월에 39도였다가 32도가 될 때 그리 상쾌하더니.
한동안 20도 이다가 느닷없이 32도가 되니 숨이 막히고,어질어질 하다. @_@
뭔놈의 날씨가 이 따위냐고 속으로 욕하다가,
아무래도 한국 가자마자 효자동 가서 삼계탕이락도 먹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ㅋ

청소하는 김에 냉장고도 들여다 보면서 어떤 음식이 냉동고에서 잊혀지고 있었는지 살펴본다.
대충 종류와 양이 양호한 상태이니, 이번 주 내내 적당히 먹으면 되겠다.
어떤 해에는 울며 겨자먹기로 파티한 적도 있다.

냉동고의 첫번째 지령은
떡볶이,
                                                                            이제는 냉장고동지의 지령대로 먹고 살아야 하는 때가 왔다.

양배추와 오뎅의 양이 좀 많아서 좀 남기긴했지만. 뭐  대 청소 중에 먹는 점심으로는 나이스.

청소하는 와중에 빨래 두판 다 돌리고,
어제부터 합치면 다섯판째다.
덴장.
더위에 허덕거리면서
운동을 하러 가나 마나 또 갈등을..ㅜ.ㅡ
일기예보 살펴보니 내일이면 비오고 바로 다시 22도로 내려간다고 하니,
오늘은 그냥 놀란다.
청소도 운동이다. 암만!!

어제부터 돌쇠랑 싸움 중이라 청소도 침묵 속에 진행 했는데, 
덥고 귀찮아 져서 내가 이기는 걸로 하고 관두기로 했다.
아아.. 싸우는것도 기운좋은 사람들이나 하는짓인가보다. 

화해기념 으로 영화를 보러간다.
인셉션.
날 더운데 멀리 가기 싫어 동네극장에 쓰레빠 끌고 간다.
좀 좋은 동네 살아서...쿠헬....^^;;
걸어서 15분 이내에 극장이 5개쯤 있다.
그 중 하나인데, 
Die Kurbel 극장.
                                                                                                    보시라.. 나름 신삥들만 한다. ㅎㅎㅎ

주택가 사이에 뜬금없이 있다.
1934년부터 극장 영업을 시작했고,
힘들던 시절에 섹스극장으로 운영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시 어였한 개봉관이다. 
극장은 3개관, 나름 멀티플랙스...? .
직원은 표팔고  매점장사하는 청년과 영사기사 아자씨 두분.
여기는 금색커튼이 열리고 닫힌다. ^^;;
엄한 방에 들어가 열라 재미없어 보이는 독일영화 한 10분 쯤 보다가,
잘못을 깨닫고 킥킥 거리면서 나와 다른 방으로 갔다.

                                                                                         로비..되시겠다. 조명이 좀 에로 스럽기도. ㅋㅋㅋ

인셉션 끝내 준다고 난리던데,
생각보다 지루하고 별로였다. 
보고 좋으면 한국가서 아이맥스 한 번 더 보려고 했는데 관두기로 했다.
왠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씨는 20세에서 느닷없이 조로증에 걸려 팍 늙어버린 느낌이다. 
재밌는 것은 극중에서 자주 이용되는 에디트 피아프의 음악으로,
레오나르도의 아내역으로 나오는 마리온 꼬띠야르가 유명해진 계기가
에디뜨 피아프의 생애를 그린 영화였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놀란감독의 의 장난끼가 발동한 것인가 싶기도..^^

돌아오는길에 동네 중국집에 들어가서
밥을 먹었다. 
오리덮밥과 돼지고기 국수. 
물론 이번에도 내 것이 더 맛이  좋았다. 
오늘은 내가 이기는 날.. 이히.

                                                                             음식나오고선 허겁지겁 먹다가 아차! 하고 사진 찍어본다. ^^;;

집에 오니 마당에서 신나게 놀던 애들은 어두워져서 집에 다 들어갔다. 
이제는 해가 제법 짦아진 것이다.

                                                                                                    공룡이냐?? 비행기냐??  정체를 밝혀랏!!

집에 들어와서                       
맥주 한 병 열어 마시다보니, 
비가 온다. 
독일은 일기예보하나는 잘 맞춘다. ㅎㅎ 

                                                                                                   난 매일보는 이 늙은 너도밤나무가 좋다.

내일부터 다시 선선해 질테고, 
다음주가 지나면, 
또 한 동안 이곳을 떠나 있어야 한다. 
미쳐서 다음 시즌,
내가 없는 동안의 공연 레파토리들을 찾아보고 
혼자 슬퍼한 적도 있지만, 
뭐. 
인연이 되면 
스팅 아저씨도,주빈 메타 할배도, 두다멜 씨도, 요요마 님도 언젠가  다시 볼수 있겠지.흑! 

집도 깨끗하고, 
배도 부르고, 
비가오고 시원하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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