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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여러일들

한국에 오면.

덥다.
하늘은 좀 흐린데,
여름에도 흐리면 무조건 추운것에익숙해 있던 내게,
흐린 날씨에도 더울 수 있다는 것은 늘 조금 낯설다.

핀에어 타고 왔는데, 서비스는 저가 항공수준이고.. 켁..
KLM 보다 맛없는 기내식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심지어 유럽노선은 맥주를 돈 받고 판다.
헬싱키 공항은 엄청 썰렁하고, 카페의 맥주 한잔은 자그마치 7유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행시간이 2시간 짧다는 것은 엄청난 메리트.

                                                                                    해뜰 때 생기는 저 핑크빛 띠를 비너스의 허리띠라고 한다던데,
                                                                                                   모처럼 창가에 앉았는데, 날개 바로 위라 꽝이었다. ㅜ.ㅡ

화요일에 돌아와 수요일,목요일에는 급한 일부터 미친듯이 보러다니고,
일이 생각보다 진행이 빨라. ㅋ
오늘은 하루 쉴거다.
독일은 늘 일이 생각보다 느려지는데, 이곳은 늘 빠르다.
물론 빠른대신 한 번씩 폭탄이 터지는 수가 있기도 하지만...
쓸데없는 일에 목숨걸지 않으면 뭐. ^^
일보며 다니다가, 어제는 틈을 타서
유명한 집의 삼계탕도 먹었다.
솟아라 .힘!


엄마 집에서 군림하시는 멍멍이 B 옹..ㅋ 은.
이제는 나이를 많이 잡수셔서 귀도 잘 안들리고,
이거저것 귀찮은 것도 많지만, 
그래도 반갑다고 이리 저리 한바탕 구르고 나더니 지쳐서 뻗으셨다.
여전히 미모를 자랑하신다.

                                                                                영원히 살기를 바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좀 더 오래 살아줬으면 해.

반년 만에 본 조카는 그새 또 훌쩍 커 버렸고,
여름에 관절수술을 받은 엄마는 팍삭 늙어버려서
내 가슴을 찢어놓으신다.  
그래도 엄마는 날 보면 매번 피부관리를 해야 겠다는 둥.
살이 좀 더 쪄야 한다는둥, 당장 미용실을 가야 겠다는 말씀을 하신다. 

온 다음날 태풍이 와서 아파트 단지의 엄청 큰 소나무가 넘어가고,
경비실 박스가 넘어갔다.
절간같은 독일의 집에 비하면  서울은 늘 소음이 바닥에서 80센티정도 높이까지 기본으로 깔려있다.

돌쇠는 보는 것마다
먹고 싶고, 갖고 싶은 병이 도졌다. ㅋ
어제 컴터 검사받으러
전자매장에 가니,
오만 이유를 대며 이것, 저것이 필요하다는 연설을 펼치다가.
나에게 사랑이 듬뿍 담긴 한 마디를 듣고야 만다.
"쌰랍"!

그래도 집에 온 제일 큰 기쁨 하나가 있으니, 
엄마표 밥상이겠다.
할머니가 담아주신 된장도 없고, 
김치도 산 것이라며 엄마는 미안해 하시지만,
그래도 늘 푸짐하고 맛있다. 

                                                                                 하필 고기도, 생선도 없는 밥상을 찍는다고 한 소릴 들었지만, 뭐. ㅎ
                                                                                               압지가 키운 오이, 압지가 키운 양배추  다 맛있다. 냠..

어제, 그제  이틀동안 대중교통으로 이동한 거리만해도, 
보통 베를린에서의 이동거리 육개월치는 되는 것 같다. 
그래도 전철을 오래 타니 다시 책을 읽을 여유가 생겨서 좋기도 하다. 
지난 번에 사 놓고 다 못 읽고 못 가져간 책들이 있으니
다시 보기 시작한다.
요즘 보는 책은 도나 플로르와 그녀의 두 남편,
브라질 작가 조르지 아마두의 책이다.


 
이렇게
또 이곳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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