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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여러일들

9월 둘째주.

 


만만히 부려먹을 딸이 와서 다리 수술 후 사 드셨다던 김치를 해 드시겠다고 하는 엄마.
한 번 하시더니 양념이 남았다는 핑계로  한 번 더 하신다.
예전에 내가 올린 김치 포스팅을 보신 분이라면, 내가 김치담는 것을얼마나 꺼리는지 다 아실터. ㅜ.ㅡ
아무리 그래도 무대뽀로 일 벌리시는 엄마를 당해낼 순 없다.
그러시더니 저녁에 동생과 올케에게 전화를 하셔서는 친히 김치를 가져다 주시겠다고 하시는 것을 보니 헛웃음이 난다. ㅎ
물론 올케가 와서 받아가기는 했지만,
어째서 엄마는 딸을 무수리로, 며느리를 중전으로 대접하는가!
하다못해 상궁대접이라도 해 달란 말이닷!
한국에 온지 2주일만에 내 손에는 주부습진이 창궐하는 중이다. ㅡ.ㅜ

사실 원래대로라면 난 지금 서해안에서 유유자적 해야 하는데,
돌쇠일이 요상하게 꼬이는 바람에 아직도 서울에 있는 중이고,
그러다보니, 부모님께 집에 있는 사람으로 드뎌 인식이 확 되어버려,
모든 일 벌림을 다 당하고 있다.
팔잔겨..


올케가 중전이라면,  희빈쯤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집  15세 잡수신 개. B 옹.
엄청난 식탐을 자랑하시며,  맛나는 것 아니면 거들떠도 안 보는 이넘의 버릇은,
엄마가 챙기는, 딸년도 안주시는 1등급 한우로스와, 
딸 입에 들어갈까 식당에서 잽싸게 챙겨 버리시는 살 왕창 붙은 뼈다귀 때문에 나빠졌고, 
덕분에  살짝쿵 비만에 시달리시지만,
엄마의 완전 사랑에
고령에도  활기차시다.
보시다시피
완전 거만스런 자태로 배게 배고 주무시길 즐기시는데,
그래도 이 넘이 주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는 아는 사람만이 아는법. 
오래오래 만수무강 하시길.. 


언젠가 약속 시간이 남아 들어간 카페, 
한국사람들은 정말로 커피를 많이 마시는데다가,
두집 건너 한 집이 커피집인데,
나름 잔을 자체 제작한다던지 하는둥의 신경을 많이 쓰는 듯 하다. 
그런데.. 영 익숙해 지지 않는 것들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아메리카노 라는 것으로,
헤이즐 넛 커피가 유행할 때도 으악스러웠지만,
멀쩡한 커피내려 물을 죽 부어 요상한 맛을 내버린다던지,
가게에서 마신다고 해도 비린내 나는 종이컵에  뚜껑 닫아 준다던지 하는 것이다. 

스타벅스를 싫어하며, 에스프레소는 부담스럽고, 
흰 거품이나 단것을 처덕처덕 뿌린 종류를 싫어하는 나는 좀 고역스럽다. ^^;; 
 

위의 카페에는 이런 저런 장식도 많이 매달아 놨는데, 그런곳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알파벳으로 만들어진 책들..
가만히 보니  책의 제목이 현대 살인범 대사전 , 산부인과 증례의 연구 등이다.. 흡...^^;;



알고 지내던 분이랑 만나서 그분의 부인이 기획하신 연극의 연습을 구경할 기회를 얻었다.
고맙지 뭐냐.
"인디안블로그"라는 연극인데, 
홍대앞 소극장에서 상연하다가 프린지페스티발에서 발탁되어 두산아트홀에 초청되었다 한다.
두산아트홀에는 옛날 영화 "빅" 에 나오던 발로 밟으며 노는 피아노가 있다.


마침 그날은 카탈록 촬영도 있어서, 사람이 좀 많은 편이었는데,
연극을 하는 젊은이들은  연습이어도 보러와 준 관객이 있어 신나는듯 정말 신명나게 놀아제낀다. ^^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봤다.
그게. 저 젊은 두 청년이 중간에 웃통 벗어제껴서 그런것 만은 아닌것이여.. -_-;;
이 들의 연극은, 보러가기로 꼭!! 약속했으니, 다녀와서 포스팅 해 보련다.


한국에서는 이런 전망을 볼 수 있는곳의 80프로는 카페인듯 하다.
이 곳도 모 드라마에서 사용된 이후로 사람들이 찾아, 쥔이 카페로 변신을 시켜버리셨다고 하는데,
아, 정말 사람많다.
그래도 전망은 죽이잖아?
비도 오고, 커피는 별로였지만, 뭐 
데려가 주신 분에게 감사한 맘이 들게만드는 곳
. ^^



해가 지니 불빛이 반짝반짝..
빗줄기가 굵어져 일어났다.

오늘로 대충 돌쇠의 일이 대충 정리가 되므로 내일은 서울을 벗어날 꺼다.
서울을 참 좋아하지만,
나같은 촌뇬 에게는 늘 허리쯤 까지 깔려 있는 소음이 제법 피곤하다.

그래봐야 대중교통으로 두시간이면 올 수 있는 거리이니,
일단은 바다도 보고 음악도 듣고 싶다고요.

돌쇠.. 너의 호시절은 오늘로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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