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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여러일들

가자.

독일에서 쓰는 2010년의 마지막 포스트.

이제는 빼도 박도 못하고 가야 한다.
어제 오늘 계속 비가 뭐 같이 오더니,
정말 추워져서  오늘은 낮 최고가 15도가 안된다.
머 이런때  다시 한 번 여름을  당하러 한국에 가는것도 ^^

우리 집안식구들은  제법 머티리얼(!) 해서 그들이 제일 싫어하는 선물은 마음의 선물.
말로는 " 됐다. 아무것도 필요없으니 그냥 와라.. " 하지만.... 흥!

                                                                               조카 쓰레빠.. 동생네 커피잔. 압지 모자. 동네방네 나눠드릴 쪼꼬!!
                                                                                                                                  기타등등 기타등등..ㅜ.ㅡ
 

사실  한 두해 잠시 외국에 사는 것도 아니고, 몇 년에 한 번씩 들어가는 것도 아니니, 
뭘 그리 맨날 챙겨야 하나 싶어 짜증이 좀 난 적이 있어.
한 번 진정으로 제낀 적이 있는데, 
좀 높은 강도의 심적 고통을 당하고,
반성하고, 다시 챙긴다.  
나 한테는 생일때도 전화도 잘 안 해주면서... 씨...

그래도 웃긴 것은.. 조카 선물은  정말 정성들여 챙긴다는 것이니,
내리 사랑이라는 말이 맞는겨. ㅎㅎ

그래서 난 지금도 누가 " 아무것도 필요없어. 네 마음이면 돼..." 라는 말을 하면..
"어.. 저런 거짓부렁을...." 라는 생각을.. 켁..

여튼 집도 다 치우고, 장롱에 좀약도 새로 넣었다.
지난주 냉장고 치운것에 이어 냉동고도 치웠다.
매실도 내려서 엑기스 병에 담고,
살은 쨈 만들어 냉장고에 챙겨넣고,
이번 주 내내 냉장고의 지령을 목숨 걸고 따라 냉장고도 대충 다 비웠다. 
목숨걸고 지령을 다른 이유는
양심의 가책없이 마지막 외식을 하기 위해서..

                                          매실이 좀 묽은듯 하지만, 뭐.. ^^;; 하다못해 요리할 때 요리당으로라도 쓸수 있는것 아닌가. 히히.

오늘 저녁은 내가 좋아하는 싸고 맛있는 동네 프랑스 식당에가서
코스로 부야베스 먹고 내 배도 꽉꽉,
집에 와서는 아이팟 배터리도 꽉꽉, 아이팟용 외장 배터리도 꽉꽉 충전했다. 히히

이번에는 핀 에어라는 것을 첨  타보는데,
(이유는..?? 싸니까! ^^;;)
그러다 보니 헬싱키를 경유하고,
헬싱키에서 서울 가는 비행이 보통의 유럽노선 보다 2시간 정도 짧다!.
좀 편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지금 잠들면 하루 더 지나 있고 눈 떠보니 한국이면 참 좋겠다.

한국에서  누굴 만나게 될지, 어떤 일을 겪게 될지
알고 싶지 않지만,
(넘들은 이 즈음이면 한국 간다고 신난다던데, 난 증말 가기 싫어진다.)
아마 오랜시간 비행기를 타는것이 싫은 제일 큰 이유이겠다.
이제는 빼도 박도 못하니,
가야한다. ㅜ.ㅡ
내 2010년 분 휴가와 평화는 끝이 난 것이다.

가서 하는 일이 잘 되어
돈벼락이나 맞아가지고,
내년에는 샌프란시스코야, 싱가폴이야, 프랑스야  놀러나 댕길수 있음 좋겠지만.
흠...
또뽑기 한 번 안 되는 내가 그럴 리는 없고..

그냥.
나보다 먼저 집에 올 돌쇠가
이 깨끗하게 치운 집을 넘 심하게 망쳐 놓아.
언젠가 추운 겨울날 돌아올 내가.
오는 날부터 맥주병 들고 온 집안을 돌아댕기며 고래고래 악 쓰는 일이나 없었으면 한다. 
사실 그것이 뽑기 당첨보다 더 힘든 바램인것을 알지만 말이다. ㅎ

어쨌든.. 
다음 포스트 부터는 한국에서.


느닷없이 이윤기 님이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분이 번역하신 장미의 이름이나 푸코의 진자를 읽으며,
어린날의 한 때를 보낸 나는
번역이란 것에도 사명감과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그 분을 통해 알게 되었던것 같다.
아직 돌아가시기에  젊은 나이이신것 같아 맘이 좀 더 안좋다.
따로 포스팅 하지니 시간도 지나겠고, 그 분에 대해 그리 많이 아는것도 없고,
그렇다고 모르는 척 하자니, 그분에게 얻은 것이 좀 많은 듯 하다.
좋은 것으로 가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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