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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여러일들

잘 살아보세.

 1.

 날씨가 사람을 가지고 논다.

30도 가까이 치솟아 정신없는데,

김치마저 없어져 열받게 하더니,

어느날 기온이 똑 떨어지고선 김치가 동생을 찾아갔다.

물론 그 사이에

내가 전화 2번, 돌쇠가 한번,

손해배상을 청구하기위해 법적인 움직임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협박스런 메일을 보내는 행동들이 있긴  했지만,

사실 사람이란 단순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나면

그 후에는 뭐 어떠랴... 싶어지는 것이다.

다행히 지퍼락과 락앤락, 게다가 수퍼마켓의 단열봉투까지 동원한 궁극의 김치포장 덕에

적당히 잘 익어 배달되었다고 한다.

역시 개그혼은 집안의 내력이어서

김치분실에 따른 분노와 슬픔을 예술혼으로 승화시켜

레슨때 선생에게 왕 칭찬을 들었는데... 라고 하길래.

그럼 내일은 기쁨과 감사를 표현하렴... 이라고 해줬다.

어제는 김치찌개를 끓여먹다말고 인증샷을 보내기까지 했으니,  

잘 먹고,힘내서

이달 말에 또 있는 콩쿨에서

다시 한 번 일등하렴.

 

 

2,

돌쇠가 출장을 갔다.

30도를 치솟던 날씨가 다시 추워진데다가 비까지 와서

하루종일 딩굴대다가

배가고파 밥 생각은 나는데, 정식으로 밥을 하긴 싫다.

게다가 사 먹으러 가기엔

82개의 계단이 넘 짜증난다.

냉장고를  뒤져보니,

지난번에 해 놓은 햄버거 스테이크가 있구낭.

 

깜장 통밀빵 토스트해서 겨자 바르고, 상추깔고,

자가 제작 패티를 얹고, 고기굽고 난 후라이팬에서 살짝 볶은 양파와 구운 토마토를 얹어

완전 차가운 맥주와 같이 먹는다.

역시 샌드위치는 맥주와.

남은 상추와 토마토 반쪽은 샐러드로.

다 먹곤 다시 이불속으로 겨 들어가서

영화를 보다 잤다.  

 

3,

그러다보니 어버이 날이다.

엄니 압지께서 7일에 친구분들과 여행을 가신다고 하여  5일에 전화를 드렸었다.

여행갈 때 입고 갈 자켓이 마땅찮아  아버지에게 옷을 좌악 사드렸으니

어버이날 선물을 그것으로 하라고 하신다.

누구 말대로 셀프다.

돈은 자식들이.

그래도 난 부모님이 여행 가실때 잘 챙겨 입으시는게 좋다.

가끔 온 가족이 같은 메이커의 등산복 입고 관광하는 한국인들을 보면...

음. 벨린은 산도 없는데... 싶어서 말이다. ^^;;

 

여튼 싸우지 말고 잼나게 잘 다녀오시라고 했다.

 

 

 

3,

아는 선생님을 방문했다.

작년부터 훌훌 다 버리고 벨린으로 오셔서 사시는데,

어쩌다 보니 이제서야 만나게 되었다.

얼마 전에 일 때문에 이태리 남부의 시골을 다녀오셨는데,

좋은 그라빠를 사왔으니 딱 한잔만 하고 가라고 하시더니,

왠걸  잼난 얘기들에 끝을 모르고 마시다가 꽐라가 되어 택시 타고 집에왔다.

다음 날 쪽팔리고 민망한 맘이라니.

같이 같던 친구에게 뭐 실수 한것 없냐고 물어보니

실수했어도 다들 맛이가서 아무도 모를 상황이니 모른척 하자고 한다. ㅎ

 

그래도 역시 좋은 술 뒤끝은 좀 좋다. ㅋㅋ

 

 

 

4,

누군가 무엇이든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하더니.

돌쇠가 학회 간 토욜 날.

새벽에 일어나 심심한 맘에 슈타츠오퍼 홈피를 뒤지다가

작년부터 매진이던 도밍고의 표가 거짓말 같이 다시 나온 것을 봤다.

딱 두자리.

후다닥 일어나

번개같은 속도로 카드를 찾아 쥐고 질렀다.

사실 그동안 아무래도 표를 구하기 힘들것 같아

재미가 없는 오페라 일것이다 라고 자가최면을 걸고 있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다시 몇자리가 나왔다.

원하던 제일 저렴한 줄 한 가운데 자리가 있어 다행이다. 

다른 자리들은... ^^;;  

사실 내용이 많이 무거워 부담스럽지만,

유튜브를 보며 공부하리라.

도밍고 오빠... 그때까지는 제발 아프지 말아주세요... !!!!!

 

 

오페라를 보고 그 주말이 지나면 친구가 미쿡에서 온다.

친구와 무사히 잘 놀기 위해서는 그전에  일들을 다 해놔야 하는데, 

음...

게으름이 몸에 익어서 큰일이다.

아. 어쩧게 운동도 이리 가기 싫을수가...

 날이 따셔지면 좀 나아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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