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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여러일들

7월말, 8월 초

 

 

1,

 별로 바쁜 일이 없는데도 블로깅은 계속 게으름 만땅.

그 사이 영국에서 친구들이 왔다 가고, 사촌동생이 왔다.
오랜만에 보니 키는 왜이리 큰지. ㅎ
외숙모가 괜히 미안하셨는지,

고추장아찌랑 이런저런 반찬을 보내셨다.

온 김에 가져가라고 김치를 같이 담는데 손이 두개 더 있으니 훨씬 수월하다.

왠지 커져서 못 입는 옷들 중에 좋은 넘들 골라 챙겨주니 좋아한다.

나이가 드니 몸이 쪼그라 드는 것일까. ㅎㅎ

닷새가 금방 휙.

 

2,

간만에 돌쇠랑 전시를 봤다.

유럽의 계몽시대에 관한 전시였는데,

걸리버여행기의 초판본이라던지,

17세기의 의학, 과학 등에 관련된 자료 등등이 재미났다.

 

 

 

그 중에 본 길로이라는 영국사람의 그림으로

독일인들이 그들의 김치라 할 수 있는 사우어크라우트를 쳐! 드시는 장면을 그린 풍자그림.

사실  다른 유럽인들에게 독일인들은 세련과는 좀 거리가 먼 민족들이기는 하다.

특히 저 시대에는 더욱 더. ㅎㅎ

 

전시보고 나오니  완전 가을 같은 날씨. ^^

 

 

3,

돌쇠의 생일이었다.

간만에 챙겨주는 생일이라.

애써 멀리까지 가서 케익도 사고,

미역국도끓이고 도미도 한마리.

원래는 아침에 차려 주는데, 이번에는 저녁에 먹자고 했다.

그러나

5시에 전화해서 곧 집에 오겠다고 한 넘이,

6시에 전화해서 집앞에서 뭣 좀 사서 금방 간다던 넘이,

7시 넘어 집에왔다.

5시와 6시 사이에는 같이 퇴근하던 동료와 수다 떨다가,
6시와 7시 사이에는 수퍼에서 나오다 만난 친구와 수다 떨다가 늦은 것이다.

것도 길바닥에 서서.

 

 

생일이라고 봐 줄수는 없다.

밥상차려 놓고 기다리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싫다.

결국 나한테 디질나게 혼나고,

밥도 먹는둥 마는둥.

나는 물론 도미를 싹싹 발라 먹었다.

 

4,

올림픽이 시작하니

참으로 재미지다.

시간대마저 맞는데다가.

인터넷 사이트 중에  아나운서의 나불대는 소리없이 경기만 ! 볼수있는 곳을 찾았다.

처음 본것이 근데 하필이면 펜싱이로구나.
원래 펜싱을 좋아해서 찾아본 것인데,

천박한 독일 기집애도 짜증났지만,

그 담에 뉴스를 보다보니

갑중에 갑은 체육회 회장이라는 박씨 영감님.

영특하신 일만 골라 하시느라 애쓰신다.  

 

근데. 한국 네티즌들이 히틀러의 몰락이라는 영화로 이번 일의 패러디 영상을 만들어 뿌린 모양인데,

독일이랑 먼 일만 나면 나치 운운하는거,너무 무식하고 몰취향한 행동이다.

건 좀 아니잖나.

 

5,

집 뒤쪽의 복도에 겨울마다 곰팡이가 창궐을 하는데,

집주인과 공사하기로 합의를 보고,

기술자가 다녀갔다.

외벽공사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우리집 안쪽에서 공사를 한다고 해서

멘탈붕괴상황.

뒤쪽복도는  거의 창고 비슷하게 쓰여서

엄청난 책과 물건들이 4미터 높이의 벽에 가득 ,

게다가 안쪽 방들도 연결된 외벽면은 공사를 다 해야한다고 하니

죽고싶구나.

그냥 다 치워 놓은 다음에 한국가고 없을때 하라고 해야할까보다.

 

6,

돌쇠가 감자를  큰 봉다리로 사와

어떻게 처치하나 괴로워 하던중

감자수프를 끓였다.

감자수프에는 쏘세지가 들어가야 제 맛!

양파 감자 당근을 볶다가 생크림 넣고 끓인후

익으면  소세지 넣고 먹는다. 냠냠.

 

 

7,

디굴디굴 놀고 있는데,

영국에 있는 선배언니가

아들내미가 방학이라 한국 가고 자기는  큰 일 끝내고 여유가 좀 있으니

런던에 오면 재워 주겠다고 한다.

약 30초간 고민하다가

비행기표 폭풍리서치.

한국 가기 전에는 돌쇠도 어차피 완전 바쁘고,

내가 지금 하는 일은  2,3일이면 끝이 날듯 하고,

집 공사를 한다고 해도 내가 없는게 더 나으니

이래저래 돌쇠의 카드로 뱅기표를 확 긁어제끼자.

어차피 한국 가면 다 갚아질 일이다. 흑.

런던은 커녕 영국이라고는 히드로에서 뱅기 갈아탄 적 밖에 없으므로 기대된다.

선배언니의 지난 프로젝트도 사진말고 실제로 완전 보고싶던 차에

잘 됐다.

올 해는 노는 해.

 

 

돌쇠의 생일날 비록 승질을 열라 부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내가 살면서 먹은 중에 세손가락 안에 들게 맛난 케익은 올림픽 보면서 같이 얌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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