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베를린 즐기기/브란덴부르거문 말고도

베를린 - 카이저 빌헬름교회

 몇년전  베를린의 중앙역이 문을 열기 까지는 
 베를린 서 쪽의 중심역은 초 ( Berlin ZoologischerGarten) 역이였습니다.
 이름이 이런 것은 바로 앞에 엄청시리 큰 동물원이 있기 대문이지요.
 동물원 이야기는 담에 하도록 하고.

하여 베를린을 오는 배낭 여행객들은 대부분 이 역에서 내리게 되고 그러면 플랫폼에서 제일 먼저 보게되는 것이 
다정한 맥도날드의 M 자와 그 너머의 이 카이저 빌헬름 기념교회 ( Kaiser - Wilhelm- Gedaechtnis Kirche )입니다.
독일인들은 그냥 줄여서 Gedaechtnis Kirche 라고부릅니다.
 

뭔가 좀 이상하지 않으십니까?

지붕을 보시면 박살이 나 있습니다.

반대편에서 찍은 이 사진을 보면 좀 더 잘 보입니다.
지붕 뿐만이 아니라 온통  다 부서져있습니다.


이 교회는 빌헬름 황제 기념교회입니다.

프로이센의 빌헬름 2세황제가 할아버지 빌헬름 1세를 기념하여 지은 교회이기 대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1891년부터 95년까지 지어진  네오로마네스크양식의 건물입니다.

빌헬름 1세는  먹고 사는것과 부국강병에 중점을 둔 군인황제였다는 평을 듣는 사람으로
철혈재상으로 유명한 비스마르크를 기용하여 강력한 육군을 만들었습니다. 
독일판 새마을 운동이라고나 할까요. ^^;;
독일이 유럽 무대에서 무시무시해 지기 시작하는 시점입니다. 
이 시기의 독일은 전쟁을 할 때 마다 승리를 거두었고
빌헬름 1세는 프랑스와의 전쟁에서도 이겨 베르사이유에서 황제로 즉위도 하고.. 뭐 그럽니다. 
당시의 기념물들은 아직도 베를린에 제법 남아있습니다.

여담으로..
카이젤 수염이라는 말이 있지요, 남자들이 콧수염을 길러 잘 다듬어  양 끝을 뾰족하게 치켜올려 만든 모양의 수염을 말 하는데요. 
카이저의 조금 다른 발음이 카이제르 되겠습니다. 

아들은 프리드리히 3세인데 뭐 전쟁에 나가 제법 전공도 세우고 한 모양이지만 황제가 되고 99일만에 죽었답니다.

그리하여 등장하시는 분이 손자 빌헬름 2세신데..
신세대 답게 외국이 나가보고 싶으셨나봅니다. ^^
사실 이 시기엔  되면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대부분은 영국과 스페인,프랑스의 식민지가 되어있었는데요. 
젊은 황제마마  얼마나 부러웠겠습니까?
비스마르크 할배는 그때까지도 수상으로 있으면서 유럽내 독일의 지위를 더 높일 것을 주장하며
보장정책이나 부국강병을 외친 모양인데,
젊은황제 들은척도  안 하고 이 늙은 수상을 잘라버립니다.
그러고선 해군을 만드네..  아프리카나 터어키 를 넘보네.. 하기 시작하니.. 다른 유럽국가들이 가만히 있을리 없습니다.
독일은 국제적으로 고립이 되고 대독포위망이 결성되고..
이는 곧 1차세계대전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뭐 오스트리아 합병이나 세르비아에서의 황태자  암살은  패스 합니다.

1차대전이후는 뭐. 패전국 주제다 보니 말그대로 빈곤의 악순환이고,
그러다보니 히틀러 같은 싸이코가 등장하고 2차대전이 또 일어나고,
베를린은 그야말로 박살이 나게됩니다.
지금도  시내에 있는 옛날 건물들을 보면 총탄자국이 있는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저 교회도 2차대전 중1943년 11월 22일의 베를린  대공습 때 저 모냥 저 꼴 이 되었는데요..

재미있는것은 전쟁후에 이 교회의 처분..? 을 놓고 공청회 비슷한 것을 한 모양입니다.
결과는 "부수지 말고 그냥 두자." 였고
교회로의 기능을 하기위해
1957년, 베를린 시는 '에곤 아이어만' 이라는 건축가의 아이디어를 채택합니다.  
부서진 교회 옆으로 벌집모양의 두 건물이 교회본당과 종탑입니다.


부서진교회의 아랫부분은 들어가 볼 수 있습니다. 


동쪽창문..천정의 모자이크가 화려합니다.


바닥.. 군데군데 없지만 그래도 화려함은 알아볼 수 있습니다.


화려한 천장과 바닥의 모자이크가 그 시절의 영화를 보여줍니다.
이밖에도 전쟁당시의 기록사진들을 전시해 놓았으니 교회 바깥에서 사진만 찍을 것이 아니라 한 번 들어가 보는것도 좋을듯 합니다.
입장은 무료입니다.

저는 이번에는 문이 닫혀있어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신교회의 본당도 볼만 합니다.
스테인드글라스가훌륭합니다.  ^^


기념으로 번역되는 독일어인  Gedaechtnis 란 단어 는 기억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나쁜기억이나 부끄러운 기억을 지워버리고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면,
독일인들은 자신들의 본성을거스르는 일을 한 것입니다.

두 번의 세계전쟁을 30년이 채 안되는 시간 안에 일으킨 독일로써는
자신들이 도대체 무슨짓을 했는지를 끊임없이 상기시켜줄만한 무엇인가가 필요했던 것이 아닐까요.
하여 그 전쟁의 결과물로 동서로 나뉘어진 도시에, 전쟁으로 망가진, 평화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교회를 부서진  그대로 둔채
그 도시를 방문하는 모든 이가 볼수 있도록 기차역을 지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결정을 하는 시민들의 의식도 남다르지만 ,
이런 일에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위정자들의 태도도 훌륭하다 하겠습니다.

이제는 초역에 기차가 서지는 않습니다.
그냥 국철이나 지역완행정도만 섭니다.
중앙역에 내리는 사람들은 제국의사당과 수상관저를 제일 먼저 보게 되지요.

몇 년전  중앙청 청사를 완전히 없애 버렸을때 나름 아쉬운 맘이 있었습니다. 
하다못해 어디 다른데로 이축 할 수도 있었을텐데요.. 
올 여름 한국에 가니, 
시청건물도 요상스러워 졌습니다. 
다음은 한국은행건물을 없앨 차례일까요.
일제강점기도 우리의 역사임에 분명할텐데 말입니다.
남산의 식물원도 없어졌다고 하던데요.. 

부끄러운 기억을 잊고 싶은 맘도 알겠고, 개발이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압니다만. 
국민들의 기억을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빼앗아 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여튼. 
교회가 있는 광장은 유럽광장 (Europa Platz)이구요   뭐 초상화가나 거리 음악가들  노숙하시는 분들 많습니다. 
아주 밤 늦은 시간이 아니면 그닥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광장 앞의 KFC가  있는 큰 건물의 로비에 들어가면 재미나게 생긴 물시계가 있습니다. (사진 없습니다. )
왠만하면 정각 맞춰 구경 해보시길. 


그리고 매주 화요일은 KFC에서 핫윙을  반 값에 팝니다.
목요일은 다리 날개 빼고 몸통을 좀 싸게 파는데 엄청 큰 포장인것 같습니다. ( 이건 안 먹어 봐스리....)

독일은 기온이 한자리 수 입니다.
해가 나도 많이 춥습니다. 
추운것은 정말 싫습니다만.. ㅜ.ㅜ




또 다른 여담으로...
역사는 승자에 의해 씌여진다고 하지만..
2차대전 후
독일의 전사자는 350만 명이었습니다.
부상자는 720만, 민간인 피해는 1000만이 넘었다고 합니다.


교통편

S-Bahn:
S+U Zoologischer Garten Bhf: S5, S7, S75, S9

U-B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