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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2

아름다운 항주

 

항주는 비단으로 유명한 도시라고 하는데,

그런 유명한 특산물들은작정하고 그 도시에 가면 시시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곳곳에 늘어서 있는 실크가게에서는 스카프니 잠옷이니 심지어 누에가 막 뽑아낸 원사까지 뭉탱이로 파는데

별 관심이 가진 않는다.

 

항주에서 제일 유명한 볼거리는 아무래도 서호 이겠다.

 

 

 

도시 한 복판에 황제가 놀려고 만들어 놓은 인공호수라는데

이건 커도 너무크다.

가이드북에서 시키는 대로 코끼리열차 타고 한바퀴 도니

책에 나와있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친절한 관광 열차는 나를 그 아름다운 지점에 올려놓아 경치와 하나가 되게하기 때문.

나중에 한바퀴다 돌고 슬슬 걷다보니 하나씩 둘씩 찾던 경치가 보인다.

조금 흐린 날씨에 수양버들이 바람에 날리니 아름답구나.

 

금요일이라 다행히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서호의 재털이는 도자기

 

중국은 온사방이 공사판이다.

사람들은 시끄럽지만

차에 탄 사람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다른 사람들이 들을 수 없는것이 분하기라도 한듯

클랙션을 미친듯이 울려댄다.

차도에는 차가 다니고

인도에는 모든 종류의 탈거리와 사람이 같이 다닌다.

어지럽다.

 

관광구역의 폐가.

 

어디나 스쿠터.

 

이박삼일 일정으로 갔으니 그 다음날은

조금 외곽에 있는 영은사라는 절에 갔다.

영은사 공원은 산 전체의 바위에 마애불을 새겨놓은 공원이고

그 안에 영은사와 영복사라는 절이 있는데,

많은 이들은 그냥 영은사만 보고 가는 모양이다.

중국의 절은 가도가도 끝이 안난다.

 

금복주아저씨. 돌쇠, 거기서 뭐하는거지?

사람의 흔적.

 

헥헥거리는 돌쇠를 모르는 척하며 그 뒤의 영복사까지 오르니

영복사에는 직접재배하는 차밭이 있고

티하우스가 있다.

원래는 유명한 용정 차밭에 가보려 했으나

뭐, 아무려면 어떠냐.

티하우스에서 노닥거리다보니

저녁이 다 되어간다.

관광왔는데 안보면 큰일나는 것은 없는것이다.

 

차를마시면 주전부리는 덤.

 

마지막 날 아침은 일요일이었는데,

새벽 6시부터 녹음되어 스피커로 울려 퍼지는 교회종소리와

이어서 온동네를 떠들썩하게 하는 예배소리에

어이없어 하면서 일어났다.

여기는 중국이 아니던가.

허긴 명동 가보니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일본어, 중국어로도 떠들기는 하시더라만...

왠지  레닌,스탈린, 모택동이 안쓰럽기도 하다.

 

전날 저녁을 많이 먹어 배도 안고프고

시간이 많이 남아

호텔 근처에 있는 누군가 떼부자 님의 대저택을 복원해 놓은 곳을 보러갔다.

역시 중국부자는 노는 스케일이 다르다.

중국의 아침은 빨라서

산책하는 셈 치고 아침 8시에 갔는데 벌써 문을 열었다.

일찍 온 바람에 다행히 시끄러운 관광객들이 없으니 고마운 일이다.

 

 

부잣집 정원, 동굴도 파놨다.

 

항주는 아름답다.

아마도 지금 공사중인 지하철이 완공되고 나면 조금 더 조용해지고 아름다워 질지도 모른다.

예전에 프랑스를 여행하면서 어마어마한 텅 빈 교회들을 보며 조금 화가 난 적이 있는데,

중국의 귀족들이 벌여놓은 호작질은 후손들이 즐기는 공원이 되었고

공산당들이 없애려고 한 절들은 살아남아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그때야 뭐 그럴줄 알았겠냐만은

중국은 뭔가가 어긋나있는 느낌이 든다.

 

작년은 서해더니 올해는 서호

 

그래도 항주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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