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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여러일들

그 치과 의사들은 왜 그랬을까??

치과에 다녀왔다. 





나는 독일에 산다.
일년에 한 번 정도 한국을 들어가는데, 그 때 마다 치과의사를 방문한다.

독일도 치과의사가 있긴 하지만, 왠지 모를 섬세함은 한국 의사들이 나을 것이라는 선입관과,
내가 오래전 처음 독일에서 만난 치과의사가 좀 별로였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일년에한 번은 한국에서 꼬박꼬박 검사를 받고 스켈링도 받았다.
그런데  2년 전에는 어쩌다 보니 치과를 거르게 되어
작년에 한국에 갔을 때 치과를 찾아 보았다.
새로 이사한 부모님 집,아파트 단지의 상가안에 치과가 자그마치 4개나 있어서 도대체 어딜 가야 하나 고민하다가,
마침 엄마가 치료를 받고 있는 치과에 가서 스켈링과 검진을 받았다. 

엄마는 나이도 있으시고 치과에 가신지 오래되어 임플란트  대공사를  하는 중이었고
비용은 왠만한 차 한대 값을 오락가락 하는 중이었다.
어쨌든 그 때 그 의사는 나에게 다음 번 귀국이 언제냐고 물었고
그 때  당시로는 역시 1년후 라고 대답했었으며 의사는 에스레이며 외관상 별 이상없다고 했다.
일년 후에 오면 꼭 자기에게 다시 들르라는 말을 여러번 했다.

그런데 2주뒤 독일에 돌아오고서  왼쪽 어금니에 씌운 것이 떨어져 나와 주치의에게 소개를 받아 독일에서 의사를 찾았는데... 
그 의사의 말로는 떨어져 나간  왼쪽어금니는 살릴수가 없을만큼 망가져있으니 뽑아야 하고, 
오른 쪽 어금니도 신경까지 상했지만 살릴수는 있으니 치료 받고 다시 씌워야 한다는 것이다. 
 
기가 막힌 일이다. 
2주 사이에 이빨이 두개나 작살이 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힘없다.

더 나빠지기 전에 하나 뽑고 하나는치료 들어갔다. 
그리하여 일단 임시로 씌운 후 신경치료받은 곳이 아물면  여름에 제대로 크라운을 해 넣기로 했다. 

그러고 나서 여러일이 있었다. 
올  늦봄에 갑자기 수술을 받게되고 그 후에  부모님의 걱정이 심해 한국에 쉬러 들어가게 되었는데, 
독일에 돌아 올 때가 다 되어 이빨이 아프기 시작했다. 
머리까지 아파져서 겁도 났고,
한국에 한 3주 정도 더 있을 예정이어서, 
혹 가능하면 한국이 더 싸니까 가능하면 한국에서 크라운을 해 넣을까 싶어 치과를 찾았다. 

물론 지난 번과 다른 치과로 갔다. ^^;;

그 치과에서 뢴트겐 사진 찍어 보더니, 
이빨과 크라운 사이가 조금 떠서 그런것 같다며 별 이상 없으니
임시로 씌워 놓은것은 독일 가서 하던 의사에게 계속 하라고 한다. 3주면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진통제를 처방해 줬다. 
다른 이빨은 다 건강하다는 말도 들었다. 

 독일 돌아와 바로 치과에 갔는데, 
 이번에는 아래쪽  다른 이빨에서 이상을 발견했다. 
 신경치료까지 하고 때워 넣었는데, 

 " 한국에서 치과가서 뢴트겐도 찍었다, 이상없다고 했다 " 라고 독일의사에게 말 한것이 심하게 부끄러웠다. ㅜ.ㅜ

그리고 크라운 씌워넣는것 땜에 보험회사 연락을 2주쯤 기다려서 
1주일후  예약하고 틀을 뜨러 갔는데, 임시이빨을 들어낸 나의 의사 ... 
 한참을 갈아내더니...

"혹 한국에서 치과의사가 이 임시이빨을 들어내 보았나요??? "
라고 묻는다.  
아니라고 하자. 

 임시이빨 밑으로 상해 뿌리에 염증이 생기기 시작했단다. 
 엑스레이 다시 찍고 그 병원의 의사 세명이 차례로 들여다 보더니.. 

 뽑으란다. 

기가 막힌다. 

왜 내 이빨은 독일만 오면 썩는것인가?
왜 한국 의사들은  발견하지 못하는 충치를 독일 의사는 발견을 하는 것인가? 
똑같은 뢴트겐 기계에. 
한국의 치의술이 독일에 비해 떨어질 것이라고는 일그램도 믿지 않는다. 
아니면 이상없다와  이상있다의 기준이 나라마다 다른 것인가???? 
이도저도 아니면...
사실 내 이빨은 열심히 닦아도 짧은 시간안에 썩고 신경까지 다 상하는데,
그간은 하늘이 보우하사 무사했던 것인가...?


독일에서는 임시이빨 들어내고 틀 떠서 크라운 씌우는데 열흘이면 된다는데, 그것도 이빨을 외국에서 만들어 오는데도.. 
왜 한국의 의사는 3주도 짦다고  했을까??
내가 싫었나?

아슬아슬한 이빨은 귀찮게 살리느니 뽑도록 내버려 두고 임플란트로 돈을 벌고 싶었을까? 
이빨도  팔 다리와 같은 몸의 일부인데, 설마 의사인 사람들이  그랬을 거라고는 믿고 싶지 않다. 
좀 심한 비유로 어느 의사가  다리에 상처났다고 뒀다 잘라낸 후 의족을 달라고 하겠는가?

  
독일의 의사는 엑스레이에 따라 선명도가  다를수도 있지만,
얼마 전 치료한 앞쪽의 충치를 발견하지 못한 것은 너무 이상하다고  한다. 

이렇게 쓰고 보니, 내가 이빨관리를 전혀 안 하는 사람 같은데.. 
제법 신경 쓰면서 관리한다. 
수퍼치실에 가글은 물론,자다가도 이빨 닦으러 간다.


.
한 번은 재수 없어 그럴 수 있다해도
두 번이나 그런일이 있고나니 너무나 화가난다.

좋은 의사를 만나지 못한 나의 불운함을 탓해야 하는 것인가?? 
치과 갈 때마다 점쟁이 한테 가서 물어볼 수도 없고. 
화난다. 
어쩔 수 없어서 더 화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