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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읽고/책,그림,소리,

변화하는 시대, 검의 대가.


18세기의 유럽은 (동양도 마찬가지 이지만..)
정치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변화의 바람이 무척 세게 불어닥쳤던 시기로,
이른바 근대가 현대로 변화하는 언덕을 넘기 직전의 상태였던것 같다.

시기의 마드리드에
중산층 출신의 검술교사가 한 명 있었으니, 
주인공이신 하이메 아스타를로아.
나름 화려했던 젊은 날도 있고,
열정적인 사랑도 있었던 그는,
초로의 나이에도 검술을 익히고 공부하고 연구하며,
제자들을 가르치고,주변의 변화를 느끼면서도 자신의 사는 방식을 고수해 나간다. 

무엇보다도 명예와 정의를 중요시 여기는 이 매력적인 인물앞에
활짝 핀 장미같은 아름다움을 가진 여인이 한 명 나타나
그는 감정의 혼란을 느끼고,
그녀로 인해 그의 생활이 복잡해 진다.

이 여인,아델라 데 오테로는 하이메와 대척점에 서는 등장인물로,
하이메와는 다른 의미의 정의와 명예를 추구한다.
결국 두 인물의 대립은 피할 수 없는 것.

명색이 추리소설이니  더이상은 스포일러가 될듯하여 그만..

작가인 레베르테의 다른 책인  플랑드르 거장의 그림은 오래 전에 읽었다.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해 그 이후로 그의 책은 읽지 않고 있었는데,
모 출판사에서 나온 그의 책을  왕창 할인 하길래 사서 읽었다.
그의  첫 번째 책이라는 점도 흥미를 끈 요소인데,
역시 첫 작품답게 곳곳에 힘이 넘친다.

매력적인 등장인물과, 섬세한 시대의 묘사는 즐겁다.
충분한 공부를 바탕으로 쓴 것이 분명한 검술 대결의 장면도 훌륭하다.
돈키호테 처럼 바깥으로 뛰쳐 나가지는 않지만,
가슴 속에 풍차를 품고 사는 검의 대가 하이메 아스타를로아.
그의 나이를 돈키호테와 같은 58세로 설정한것도 재미있다.

그래도. 
미안하지만,
출판사의 홍보문구인 스페인의 움베르토 에코라는 수식은 찬성할 수 없다.
그 정도는 아니다.
한국에서 유럽작가들이 시대배경을 두고 쓴 책이 나오면 홍보에 에코와 비교하는 말이 거의 나온다.
급기야 이 책의 다른 카피인 " 유럽판 칼의 노래" 라는 문구를  보고는 실소를..
그런 조잡한 비유를 통한 홍보가 아니면 독자들이 이해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작가들에게나 독자들에게 실례다.

지난 번 뉴욕 아이러브유 부터 자꾸 홍보 카피로 트집 잡는것 같아 맘이 안 좋긴 하다, ^^;;


                                                                    작가이신 레베르테 씨. 멋지게 생기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