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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읽고/드라마,영화

치유의 시간, 영화 내곁에 있어줘.


예전에 누가 내게 "어째서 잘 모르는 나라의 영화들은 다 좋은거지?"
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잘 모르는 나라 라는 표현이 좀 웃기기는 하지만, ^^;; 
이란 영화를 보고 그런 말을 했었는데,
"고르고 고른 것들밖에 나올 기회를 못 얻으니 그렇지.." 라는 대답을 했더랬다.






이 영화는 몇 년 전에 내가 유일하게 본 싱가폴 영화이다.
2005년에 에릭 쿠 가 만들어
왠만한 영화제 다 돌았고
평도 엄청 좋았다.

영화는 조용하고, 또  조용하고 지루하기도 하다.
그리고 허구와 실제가 같이 존재한다.
허구는 영화에 등장하는 사랑에 상처받고 슬퍼하는 사람들,
그리고 실제는 그 상처를 치유해주는 테레사.

상처받은 그들은 아내가 죽어 혼자 된 노인, 이룰수 없는 짝사랑을 하는 경비원,
그리고 마음이 변한 연인 때문에 어쩔줄 몰라하는 소녀, 들이다.


테레사 챈은 실제 인물로 영화에도 본인이 출연한다.
그녀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다.
그러나 그녀는 마음속에 품은 희망의 힘으로
남들보다 더 공부하고, 더 생활하고, 더 사랑한다.
그리고 자신이 찾은 것을 다른 이들 에게도  찾아주고 싶어한다.



이 허구의 인물과 테레사는 영화 속에서 한 명의 인물로 엮여진 인연들이고,
그들은 음식만들기와 편지, 인터넷 채팅, 문자등의 여러가지 방법으로
아픔을 표현하고 세상과의 소통을 시도하지만
그들의 소망은 제대로 보답받지 못한다. 



감독은 이런 사연들과  테레사 첸이 경험하는 ‘침묵과 어둠의 세계’를 영화 속에서 교차하여 보여주면서  
테레사가 어둠과 침묵 속에서 찾아낸 사랑과 희망을  다른 이들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 준다.
아주 조용하게, 부끄럽지 않게.

마지막  이야기는
아내를 보낸 노인과 테레사가 만나 벌어지는데,
노인과 그의 아내와 테레사가 보여주는 각자의 사랑은
별 다른 대사 없이도,
극적인 드라마 없이도 눈물이 쉬지  않고 흘러나오게 한다.
감동이라는 것과는 좀 다른 감정이었던것 같다.

이 영화는
혼자 봐야 하고 ,
눈물을 꾹 참으려 애 쓰지 말아야 하며,
그렇게 보고 난 후에는 세상이 조금은 다르게 보이는 보답을 해 주는 영화이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