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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읽고/드라마,영화

거짓말이라고 해주세요. 공자 (孔子).

나는 주윤발을 좋아한다.
예전의 그도 좋았지만, 요즈음의 나이든 주윤발이 더 좋다.
그를 좋아하는 이유는 늘 여유가 있으면서도 발라 보이기때문인데,
그런 그가 공자의 역할을 맡았다 하니 기쁜 마음으로 영화 보아주신다.





영화는 후지다.
내용과 편집은 산만하고,  짧은 시간안에 너무나 많은 공자의 훌륭함을  쑤셔 놓으려는 욕심히 과했다.
돈 왕창 들이고 사람 있는대로 끌어모아 하늘에 화살 수천 발 쏘아올리는 장면을 만들어 낸다고
다 훌륭한 영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인간 공자의 역할을 맡은 주윤발의 연기는 더 이상 나무랄 데가 없어
그것으로 만족을  하며 감상을 하는데, 
이거 보다보니.
점점 기분이 나빠진다.

공자가 누구인지는 한국에서 초등학교만 나온 사람이면 대충 다 아실테고,
중등교육을 마치면 그가 읇어주신 구절 하나쯤은 그것이 공자의 말씀인지는 모르고도 알기 마련이다. 
영화 전 편에 공자가 설파하시는 구구절줄 옳은 말씀과,
그를 상대하는 적들 또는 그를 섬기는 제자들,  그리고 그 이외의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펼쳐지는데, 
이것이 다 옳고도 옳은.. 피가 되고 살이 되어야 할 내용들인데..

다 뻥같다.

공자의 적인 삼환 중의 계씨조차 악당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줄 알고, 이기기 위해 한수 물러설 줄 아는 지략가이다.
공자는 순장을 당할 뻔한 노비 아이 하나를 구하기 위해 자신과 제자들을 위험에 빠트리지만,
논쟁에서 자신이 진것을 인정한 노비의 주인 계씨는 노비를 살려준다.
악녀로 소문난 위나라의 왕비 남자 (南子) 또한 자신의 욕심만을 차리는 악녀가 아니라 나라를 위할 뿐인 출중한 인물이다.
그의 제자들은 세상에 나아가서도 그 길이 험난하고 죽음으로 향할 지라도 스승의 가르침을 실천한다.
공자의 제자인 안회는 스승의 가르침을 담은 책들이 물에 빠지자 그를 구하다가 자신의 목숨을 희생한다.
그런 제자의 죽음에 스승인 공자는 몇날 며칠 곡기를 끊고 애통해 한다.

여기 나오는 인물들  왜 이리 다 훌륭하신가...?
영화라  그렇다고는 말하지 말라..
이런 시절이 진정으로 있었고, 이런 일들이  정말로 일어났던 세상이 있다면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는 좀 불행한것 아닌가?
아니면.. 이렇게 살면 공자처럼 죽도록 고생하니 이렇게 살지 말라는 것이 바로 공자의 가르침인 것인가?


적을 누르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야합과 거짓, 악행도 서슴지않고,
말과 행동을 함에 있어,조금의 숙고도 없는 경망스럽고, 천박한 자칭 사회의 지도자라는 사람들의 행동들과,
어린이와 부모를 경시하며 생명을 우습게 아는 세태를 생각해 볼 때,
공자를 말 하는 이영화를 보면서 마음이 불편한 것은
내가 너무 생각이 많은 이유때문만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역사를 읽다보면 동서를 막론하고 
나라가 기우는 첫번째 기준이 윤리와 도덕의 해이 이다. 

안회가 죽는 장면이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라 할 수 있는데, 
안회는 존경하고 존경해 마지 않는 스승의 가르침이 물속에 잠겨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없어
본능적으로  자신의 목숨을 걸고 그 책들을 구해내다가 죽었다. 
그렇게 죽은 그는  최소한 자신이  왜 죽었는지 알 것이고, 
그런 그의 이야기는 몇천년을 내려오며 사람들에게 전해진다. 

사람의 생명의 무게가 각자에게는 다 같을텐데, 
물 속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천안함의 그 젊은이들은
자신들이 왜 죽는지나 알고 있었을까.
사고 후 초동대응이 잘 되어(!).
함장을 비롯한 장교들은 살아버린 사실을 알까..

이런 너무 도덕스런 영화를 보면 이제는 맘이 불편해 진다. 
그것이 옳은 것이라고 배웠는데,그렇게 알고 있는데,
세상이  그렇지 못한 것을 알기때문에 더 하다. 

등치큰  미제 바보  하나가 총들고 온통 다 쏴 버리는 영화나  봐야 할까 싶다. ㅜ.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