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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읽고/드라마,영화

유럽왕실은 다 내 손자. 영화, 영 빅토리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보그신드롬을 앓고 있는
에밀리 역을 능청스럽게 연기한 에밀리 블런트가 빅토리아 여왕이 되었다.


영화 영 빅토리아는 영국을 64년 동안 통치한 빅토리아 여왕이
어렸을 때 부터 여왕이 되어 남편 알버트와 결혼 하는 장면까지를 그린다. 

빅토리아의 아버지는 조지 3세의 3남으로 그 형제들은 큰 아버지 조지 4세를 빼고는 다 개망나니들이어서,
왕자 넷이 사생아는 천지 낳아놓고, 적자는 하나도 없었다.
심지어 왕자와 공주간의 근친상간도 있었던 모양으로 
대대로 물려 내려 온 집안의 요런  콩가루스러움이
미친왕 조지 3세의 포르피린 증이나. 러시아 왕실의 혈우병등의 원인으로 추정 되기도 한다.

조지3세는 말년에 그 광기가 심해져서 아들 조지 4세의 섭정을 받았는데,
조지4세의 딸이 애를 낳다가 죽자 왕실의 후계자가 없어져 버린다.
다시 결혼해서 애 낳기 싫었던 조지 4세는
날라리 동생들에게 제대로 결혼 해서 애 낳으면
빚도 갚아주고, 왕위도 주마고 꼬셔서
빅토리아의 아버지 켄트백작이
작센 코부룩의 과부 공주와 결혼해 1등으로 애를 낳으니 바로 빅토리아 되시겠다.
위의 형 클라렌스공도 잽싸게 결혼 해서 딸 둘을 낳았지만 다 죽었다.
영화에 나오는 과잉보호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온 집안의 무남독녀이시다.
대가 끊기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
조지 4세는 그녀를 별로 좋아하지 않은 모양인데,
여튼 그는 1830년에 죽고
그의 동생인 클라렌스 공이 윌리엄 4세가 되니 영화에 등장하는
빅토리아의 엄마를 싫어하는 왕.

이 왕이 1837년에 죽고 나서 18세가 된 빅토리아는 여왕이 되는데,
제일 먼저 한 일이 영화에서처럼 엄마랑 따로 자기 이다.
빅토리아의 엄마는 아버지 켄트 공이 죽은 후 집사인 콘로이 경과 관계가 있었다 하며
그것을 믿은그는 건방이 좀 도가 지나쳤던 모양인데,
나중에 쫒겨난다.

영화에서 보이듯 빅토리아의 측근으로 등장하는 수상 멜번 경은
실제로는 빅토리아보다 나이가 엄청 많았다고 하는데,
영화에서는 아마도 알버트와의 삼각관계로  긴장을 주려 했는지,
심하게 젊은 훈남이 나와주신다.

어쨌거나 빅토리아는 삼촌 뻘 되는 벨기에 왕의 조카인 알버트.. (!)와 결혼하여
자녀를 자그마치 아홉이나 두었는데,
이들은  모든 유럽의 왕실과 결혼 하거나  그나라의 왕이 되어 버리는 바람에
지금 현존하는 유럽왕실들은 다 사돈의 팔촌보다도 가까운 친척들이라 할 수 있다. 


책 들을 보면
어린 빅토리아는 16세에 알버트를 보고 한눈에 반해서
제법  결혼에 적극적이었고,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이 지극해서 (애가 아홉이다 아홉!)
알버트가 죽고 난 후에 여왕은 평생 검은 색만 입었다고 하는데, (무려 40년 가까이를!! )
영화에서는 좀.. 그녀가 주도한 정략결혼스런 느낌도 나는 것이.. 아쉬웠다고나 할까.

오랜만에 좀 볼만한 사극이었는데,
그다지 많은 재미는 없었다.
그래도  의무와 사랑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는
빅토리아의 엄마 역의 미란다 리차드슨은 반가웠다.



PS: 조지3세의 이야기는  1994년의 영화 조지 왕의 광기 (The Madness of King George)에 자세히 나온다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