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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즐기기/독일에서 생긴일.

또 다른 가족


여행이라고 말 하기도 좀 그렇지만,
지난 번 화산재 대문에 못 갔던 프랑크푸르트 근교를 다녀왔다.
마침 그 근처의 도시에서 볼 일도 생긴지라 이래저래
한 열흘 집을 비웠다.
그 곳에는 고등학교, 대학교에 베를린에서의 유학 생활 마저 같이 한 선배가 가족들과 산다.
나의 독일 가족들이라 할 수 있다.

지난 번 취소한 비행기 표값은 아직 환불도 받지 못했는데,
급작스레 싼 표가 나온 바람에 
독일 직불카드를 못 쓰고 한국의 신용카드를 써야만 해서
환율적용에서 제법 손해를 봤지만,
1년 넘게 못 본 조카들과,
선배를 만나는 것을 생각하면 뭐..
이쯤에서 나올만한 질문이 기차를 타면 싸지 않느냐 인데,
독일의 기차비는 상상을 초월해서 내가이번에 다녀온 비행기 값의 두배 이상을 줘야 한다.
게다가 시간은 4시간이 넘게 걸리니 그런 비 생산적인 일은 별로 하고 싶지 않다. ^^

여튼 이번에 간 그 동네는  주변에 우리나라의 위대한 -,.-;;  S 모 기업이 자리하는 지라.
한국사람이 많이 산다.
길 다가 한국사람과 마주치는 것은 예사고,
그곳의 국제학교에는 한국 어린이가 5명 이상인 반도 있단다.
여튼 그 집의 큰 딸은 독일의 공립학교를 다닌다. 
훌쩍 커버린 키와 뾰족해진 얼굴이 못보고 지나간 시간을 느끼게 해 준다.

가 있던 내내 날이 갑자기 추워진데다가.
비까지 심심찮게 와서 
심신이 무력해 지는 바람에 ...^^;;
근처의 다른 도시들을 구경한다던지, 나간다던지  하지 않고,
내 볼일만 쓱 보고 난 뒤에는
집에서 밥 해먹고 이런 저런 밀린 수다로 시간을 다 보냈다.
열흘 동안  삼시세끼 얻어먹는 밥과 게으름의 결과로 
체중계의 숫자가 바뀌었다.

그 와중에도 큰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합창 발표회와, 
음악학교의 발표회가 있어, 
뜬금없이  컨서트를 두번이나 보고, 
두번째는  일찍 끝나서 온 가족이 다같이 짜장면도 먹었다. ㅋ 
원래 아이들 학교 행사에 온  가족이 모이면 짜장면 먹어줘야 한다. 

 이 부근은 사과주로 유명한 동네 답게 
들판에는 온 천지에 사과 꽃이 피었고, 
유채꽃도 엄청나게 피어 보기 좋았다. 
날만 조금 좋았더라면... ㅠ.ㅜ 

오기 며칠 전  다시 아이슬란드의 화산이 폭발했다하여, 
어버이날이라고 집에 전화 했더니, 
걱정이 많으셨는데, 
프랑크푸르트는 아무 문제 없이 비행기가 뜨고 내렸다. 
어제 한국에서 일 때문에 어떤 사람이 오기로 했는데,
비행기가 취소됬다는 연락을 받았다.
뮌헨으로 오기로 했었나 보다.

이번 봄은 화산 때문에 어수선 하다. 

돌아온 베를린도 아직 날은  춥고, 
어제 밤에는 폭우 까지 쏟아졌다. 
그래도 내일 모레 쯤이면 다시 해가 나지 않을까...

그래도 오랜만에 선배와 가족들을 보니 좋았고, 
지금 살짝 힘든 일을 겪고 있는 그들에게 
힘이 되어주지 못해 미안했다.
독일 땅 어딘가에 
그 들이 살고 있어 고맙고, 
그 인연이 감사하다. 

                                                                               이 나무는 어느 집의 정원에 있지만 보통 공원에도 사과나무가 많다.
                                                                                                   가을에 땅에 떨어진 사과는 줏어가도 된다.

                                                                             비가 그쳐 둘째를 데리고 산책 나왔다.  저 노란 밭이 다 유채꽃이다.

                                                                                                               다섯살 먹은 둘째가 하늘을 보더니 외친다. 
                                                                                          "엄마 !  하늘에 저 구멍 난 곳에 하느님이 있나봐 !! "ㅋㅋㅋ


                                                                                  돌아오는길에는 사람이 없어 세자리 다 차지 하고 창가에 앉았다. 
                                                                                            사진의 저 노란 땅은  가을 논이 아니라 유채밭이다.   
                                                                                                                                       땅에서 보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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