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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즐기기/독일에서 생긴일.

베를린의 세르비아인들


축구를 싫어하는 사람도 축구를 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월드컵에
급기야 독일전이 있는 날이다.

다들 축구 보느라 조용한 틈을 타서 이것 저것 쇼핑할 요량으로 길을 나서는데,
집앞 마당에 온 이웃들이 다 같이 모여 축구를 본다.
이웃사촌 정신을 발휘해 같이 맥주 한잔 나누면서 함성을 질러줄까 잠시 고민했으나,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축구에다가 우리나라도 아닌데,
보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다. ^^;;
어제 이기기라도 했으면 우쭐하며 앉았을지도 모르지만..
 "너희 나란 어땠어..? "
 "음... 어제 4대 1.. 아르헨티나한테.... " 라는 각본이 예상되어 좀 싫어졌다.. 흠.

평소보다 훨씬 한산한 백화점을 편안한 마음으로 다니면서
이 가게 저 가게  둘러 보는데,
식당마다, 카페마다, 티비를 걸어놓고 본다.
재미있는 것은
티비 전송방식에 따라 약간의 시간차가 생겨서
옆가게 티비가 스포일러가 되기도 한다. ㅋ

사람들이 많은 가게들과,
부서진 교회가 있는 쿠담에는 경찰들이 좀 와있다.
경기가 끝나면 요런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인데... ^^


세르비아가 이겨서
온동네 세르비아 분들 다 나오셨다.
부부젤라도 단돈 3유로에 장만할 수 있고,
국기에, 메가폰에 얼굴에 그림그리는 것은 기본이다.


독일이 져서 많은 독일팬들 아쉬워 하지만,
세르비아 인들은 이겼으니 그들은 축하하라고 내버려 둔다.
그런거 보면 독일 사람들  좀 착하다.
축구도 같이 봤는데,
둘다 이길 수는 없으니,
한 팀은 이긴것을 기뻐해야 하지 않겠는가.

경찰들은 기뻐하는 세르비아인들을 막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안전하게 기뻐할 수 있도록,
시민들이 그 대문에 불편하지 않도록
버스와 일반 차량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노력을 한다.

지금은 경기가 끝난지 한 4시간쯤 지났는데,
아직도 빵빵 거리며 차들이 달린다.

                                                                                          실력이 모자라 사진이 좀 덜 스펙타클 하다.
                                                                                                          길 막고 노시는 세르비아 분들.
그래도 독일이 이기지 않아 좀 조용한 편이다. ^^;;
허긴.. 2002년에 터어키 이길때는 뒤집어 졌었다. 

집에 오는데,
나의 이웃사촌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계속해서 맥주를 제끼시는 중이셨다.
괜히 민망하고  웃음이나서 잽싸게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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