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의 더위.

왠만하면 참아보려 했지만,
또 다시 날씨 얘기를 할 수 밖에 없다. 

                                                                          오늘 오전의 일기예보 스샷, 저 빨간 색, 보기만 해도 덥다. 지글지글

겁나게  덥다.
지난주 말  선풍기 살 때는, 온도계 온도가 39도 였다.
브란데부르거 문 앞의 시내 온도는 45도 였다고 한다.
테레비에서는 "불타는 독일.. " ^^;;  이라는 특별프로도 해줬다.
그렇게 한  4,5일 미치게 덥고 월요일에 비가 온다고 했는데, 베를린은 안 왔다.

                                                                                                  이렇게 드라마틱 한 구름만 몰려오고 비가 안왔다 !! ㅜ.ㅡ
 
브란덴부르그의 숲에서는
2차대전때 소련군이  사격연습 할 때  묻힌 불발탄들이 더위에  폭발하여 산불이 나서
축구장 200개 만큼의 숲을 태웠다.
(그러고 보니 독일인들은 면적을 축구장 몇 개에 비유하길 좋아한다. ^^)

월요일에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에는
( 쾰른, 뒤셀도르프가있는주 )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풍과 폭우가 쏟아져,
건물의 지붕이 날아가고, 나무가 뽑혔다고 한다.
주중에는 급기야 토네이도 까지 불었다고 한다.
예전에 동생이 살던 미국 도시에 가끔 토네이도가 온다는 말을 듣고,
그런 흉한 동네를 빨리 뜨라고  놀렸는데, 벌 받았다.
그래도 그 영향이 있었는지,
주 초에는 조금 기온이 내려갔다.

30도가 이리 상쾌한 온도인지 난생 처음 알았다.
밤이 되어 25도로 내려가니, 춥다.
인도에서 영상 10도에 사람들이 얼어죽는 이유를 알겠다. ㅜ.ㅡ

그러더니 오늘 다시 36도다.
잠깐 밖에 나갔는데,
귀가 울리면서 머리가 아파와 다시 비실비실 집에 들어왔다.
날씨가 이런식이면  운동하러 갈 수도  없다.
내가 가는 운동장에는 에어컨이 없다.
백화점 같은 곳도 시원하다고는 할 수 없다.

정신도 멍해지고 몸도 늘어져서
내 핸디가 안 보이는데,
어디있는지 찾고 싶은 마음이 10원 어치도 안든다.
저녁에는 도마를 떨어뜨려 매실청 내던 단지 하나를 깨먹었다.
술이면  차라리 낫다. 
찐득한 시럽이 부엌바닥에 난리가 나서
냉장고며 찬장이며 다 들어내고
뜨거운  비눗물로 박박 닦았다.
너무 어이가 없으니 화도 안난다.

여러가지로 컨디션이 엉망이다.
내일은 베를린에도 비가 온다고 하니,
좀 나아지길 기대하지만,
비가 와도 겁이 나는 것이
그냥 소나기 정도가 아니고
말그대로 광풍이 불어제끼니,
황당하다.

토네이도도 그렇고 40도에서 맴도는  기온도 그렇고,
원래 그런 날씨라면 그런가 보다 하겠지만,
그게 아니니 좀 심란하긴 하다. 
작년 겨울, 독일의 엄청난 폭설과
영하 30도 까지 떨어진 기온도  정상은 아니었다.

더운 날의 좋은 점 하나는..
빨래가 잘 마른다는 것.

담벼락의 풀들도 거의 정글 수준이다.
베란다만 없으면 아마존이라고 해도 뭐..

아깝다.
매실...
한달만 있으면 다 되는 거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