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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읽고/드라마,영화

두 세상의 경계에 선 여인 ,영드 After Life

유령 이야기가 가장 많은 나라를 꼽으라면 영국을 빼 놓을수 없겠다.
음습한 날씨 탓인지, 섬나라 사람들의 성향 탓인지 모르겠지만,
날씨가  나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독일에서는 귀신 이야기를 들은 적이 별로 없는데,
영국에는 제명에 못살고 죽은 귀족, 왕족들의 귀신들 이야기 만으로도 수두룩 한데다가
영국국민들은 신보다 유령이나 우주인을 더 믿는다는 통계도 있으니.. ^^;;

그런 영국에서 만든 영매에 관한 드라마이다.
고스트 위스퍼러나 미디엄 같은 미국 영매드라마 시리즈와 깊이와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영국의 BBC 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한 드라마로  시즌 1,2 거쳐 총 14편이 제작되었는데,
귀신을 보는 주인공인 앨리슨은 레슬리 샤프가 맡았다.
유럽의 배우들은  대부분 첨에보면 "엥?? 저분이 배우시라고???"
할 정도로 비쥬얼이 일반인과 비슷하신데,
이분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다 보니 드라마의 현실감 하나는 확실하다.
그래도 회를 거듭할수록 역에 몰입이 되면 정도 들고 이쁜 구석도 보인다. 정말이다.
심리학자인 브리지스 박사를  연기한 앤드류 링컨은 러브 액츄얼리에 나왔었다.
그러고 보니 러브 액츄얼리는 영국 배우들을 알리는데 큰 공헌을 했다.

이름이 같은 앨리슨이어도 미국 시리즈 미디엄의 앨리슨은 남편의 외조와 행복한 가정이 있지만
이 앨리슨 먼디는 외롭다.
부모,형제도 친구도 없고 자신은 열차사고의 트라우마 마저 가지고 있다.
죽은자들을 보는것 때문에  고통을 받는 그녀는 새로운 생활을 찾아 브리스톨로 이사하지만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산 사람과 죽은 사람들 때문에 여의치 않다.
몇 년전 사고로 아들을 잃은 심리학자 브리지스는 학생들과 찾은 강신회에서 앨리슨을 만나고,
그녀에 대한 책을 쓰기위해 그녀의 혐조를 요청한다.


죽은 브리지스 박사의 아들 조쉬를 보는 앨리슨은 조쉬의 말을 전하기 위해 그 부탁을 승락하고,
이 후에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은 
억울해서, 슬퍼서, 안타까워서  죽은 후 저 세상으로 편히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과,
미안해서,죽기전에 생긴 그들과의 오해로 그들의 유령을 보고 느끼면서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매 편의 에피소드들과, 과학과 미신사이에서 갈등하는 두 주인공의 심리상태라던지,
서로를 오해하고 그로 인해 고통받는 인간에 대한 묘사가 너무나 훌륭하다.
매 회가 거듭될 수록 자신의 운명을 받아 들여 소임을 다하려는 앨리슨과,
불신으로 시작했지만 앨리슨을 점점 이해하게되는  브리지스의 성장이 보인다.
각본도 탄탄하여 허를 찌르는 반전이. 거의  모든 에피소드마다 숨어있기도. 헉..

이 시리즈에 등장하는 유령들은 복수나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싶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한 시리즈에 등장한  연쇄 살인범의 영혼은 안식을 찾고 싶어도 현재의 연쇄살인범에게 사로잡혀 떠나지 못한다.
어떤 영혼은 엄마가 자신을 잊은것이 슬퍼 다른 형제에게서 떠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영혼이 존재한다면 그런식으로 떠나지 못하는 존재들이 있는것도 당연할 텐데,
귀신이니 유령이니 하는 이름을 붙여  그들을 공포스러워 하는것도  살아있는 인간이 만들어낸 편견일지도 모르겠다.
살아서 얼굴을 마주대는 인간끼리도 수많은 편견과 오해가 생기는데,
하물며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죽은자와 산자의 사이 에서야...


즐겨보던  미국 드라마들이 다 늘어지는 요즘에
영국드라마의 무게감과 깊이있는 스토리가 좋다.
이제 반 쯤 남았는데, 아껴 볼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