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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여러일들

크레파스 이야기


어제는  동생의 생일 이었다.
각별하긴 하지만 서로  끈끈하지 않은.. ..! 성격들이라
이번에 독일 오고선 한 번도 통화를 하지 않는 것이 생각이나서,^^;;
아침에 눈뜨자 마자 동생의 핸디로 전화를 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조카 이야기가 나왔는데,
워낙에도 그림을 좋아하고 잘 그리는데,
학교 미술대회에서
늘 은상이나 동상만 받던 아이가
이번에 금상을 받았단다.
그래서 동생이 어떻게 해서 금상을 받았냐고 물어보니,
내가 사다준 크레파스로 그려서  그림이 잘 그려졌다는 기특무쌍한 이야기를 한다.
온 집안에 하나있는 3세대라.. ㅋ
한국 들어갈 때는 늘 그녀석 선물을 제일 많이 신경쓴다. 
매년 아이가 감당할 만한 미술재료들을 사주는데, 
올해 쯤  수채화를 할 수 있겠다 싶어
작년에 수채화 연습을 할 수 있을만한
물에 녹아 수채화 효과를 낼 수 있는 좋은 크레파스를 사다 주고
붓 쓰는 방법도 가르쳐 주었던 차였다.

얘기를 듣고 나서 하루를 시작하려니
내가 처음 가졌던 크레파스 생각이 난다.



아는 사람들은 안다.
왕자파스... 다. ㅋ
내가 어릴 땐 크레파스계의 절대강자 였다
어려서 부터 취향이 확실.. (!) 했던 관계로 왕자파스 이외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잘 부러지기는 했지만 말랑말랑한 느낌이 좋았던 데다가 일단 색깔이 선명했었기 때문인데,
말랑하다보니 색깔끼리 잘 섞이기도 했다.

라이벌 피노키오 파스라고도 있었다만.
피노키오 파스는 느낌이 딱딱해서 그림 그리는 맛이 좀 덜했다.
아부지가 사주셨는데, 동생 줘 버리고 새거 사 달랬다가 두들겨 맞은 적도 있다. ㅋ
미술시간에 짝이랑 나눠 쓴 기억도 난다.
친구 중에  잘사는 집 애들은 미제  크레욜라인지 먼지 하는 것들을 들고와서 미술시간에 잘난척들을 했다만..
흥!이다.
느낌도 무신 양초같고  색깔은 만들다 만 것같이 희끄무레하니... 영 비위에 안 맞았다.

것 보다도 내가 부러웠던 것은
나는 끽해야 24색이 다였는데,
잘사는 집 애들 중에는 48색 혹은.... 60색 왕자파스를 들고 다니는 것들이 있었다.
거기에는 금색 ,은색이 포함되어있고,
그들은 절대 크레파스를 책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니지 않았다.
자랑질 해야 했기 때문에.. ㅜ.ㅡ

독일서도 오만 제품들을 다 써봤지만, 그때 그 왕자파스같은 것은 잘 없는것 같다.
어려서의 기억이 너무 좋게만 남아있는것일지도... ^^
요즘 써 보면 그 느낌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

그래도  내가 지금 그 때의 일을 생각하듯이
언젠가 조카가 나 만큼 나이를 먹고 
어릴 적  일을 생각하며,
내가 사준 크레파스 생각을 좋게 떠올려 준다면
기쁜 일이겠다.



근데.. 언젠가 뉴스에서 왕자파스가 터어키에서 대박 났다는 얘길 하던데...
터어키 가면 왕자파스 구할 수 있으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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