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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읽고/드라마,영화

영화, 더 콘서트. The Concert

이 영화에 관심을 가진 것은, 포스터 때문이다. 
포스터를 보고 영화정보를 찾아보니,
보고싶어졌다.
게다가.내가 좋아하는 극장 델피에서 상영하는 바람에 잽싸게 보고왔다.
베를린의 극장은 조조가 없는 대신에
주초에 하루를 정해 할인을 해 준다.
델피 극장에서는 월요일이 제일 싸다.


한국에서는 제목이 더 콘서트 일지도 모르겠다.
독일에서는 das Konzert 로 프랑스 영화이다.

1980년도는 우리나라에서도 끔찍한 한 해였지만, 
소련의 예술가들에게도 무서운 한 해 였나보다. 

볼쇼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인 안드레이 필리포프는
오케스트라 내의 유대인음악가들을 추방하라는 브레즈네프 정권에 반대한 이유로,
연주회 도중에 지휘봉이 꺾이는 수모를  당하고, 그도 모자라,
볼쇼이 극장의 청소부로 일하게 된다.
청소를 하건 가난에 고생을 하건 음악의 열정을 버리지 못하는 그는
어느날 극단장의 사무실에
파리의 샤틀레트 극장에서 온 오케스트라 초청의 편지인 팩스를 보게되고
순간적으로 팩스를 빼돌리고, 메일을 삭제해 버린다.


그는 자신과 같이 쫓겨난 단원들을 모아 30년 전 중단된 콘서트를 다시 연주하고 싶은 것이다.
그 당시 자신을 무대에서 끌어내린, 
지금은 몰락한 뼛속까지 공산당인 이반을 매니저로 내세워
바이올리니스트인 안 마리 쟈케 와 챠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연주하는 조건으로
파리 공연을 진행시키는데,
단원 55명을 모으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아름다운 바이올리니스트 안 마리 쟈케는
30년만에 돌아왔다는 지휘자 안드레이 필리포프가
왜 자신을 선택 했는지 의문이고,
그녀의 매니저는 그 연주회를 달갑지 않게 여긴다.


곧 한국에도 개봉 할 지도 모르니 ,더 이상은 생략.. ^^

영화는 대부분  헉!스런 유머와 코믹한 대사들로 채워져 있지만,
초반부의 기저를 흐르는 감정은 슬픔으로  
안드레이가 단원들을 다시 모으는 장면들은,
권력을 가진 자들이 무식하면,
어떤 식으로 예술과 인간이 짖밟힐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30년 만에  모인 오케스트라가 리허설 한 번 없이, 연습 한번 없이
무사히 연주를 마치는 것은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겠으나,
이 아름다운 영화에서는
엄청나게 드라마틱한 챠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보다
더 드라마틱 한 이야기와 기적같은 연주회 장면이 펼쳐진다. 


세상에는 빵만 있으면 살 수 있다는 사람이 있는 모양인데,
사람은 장미도 분명 필요로 한다.

바스타즈에 나왔던 예쁜이 멜라니 로랑은
이 영화를 찍기위해 바이올린 레슨을 정말 오래 했다고 하는데,
그녀의 연주장면 연기는 100점이다. 
한국에서 개봉을 할지 안 할지 잘 모르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보면 좋은 영화다.
 
백년쯤 된 극장에서, 볼쇼이 오케스트라의 연주회를 보니.. ㅎㅎ
뭐, 왠만한 연주회 다녀온 느낌이다.

델피극장의 간판은  아직도 손 그림이다.
게다가 영화 시작 전 후로 붉은 빌로드 커튼이 열리고 닫힌다.


정원의 카페 콰지모도에서  맥주 한잔 할 까 했는데,
영화가 제법 길었고, 비 까지 와서 패스. ^^
델피극장에 대한 자세한 포스트는 여기를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