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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생긴일

섬마을 곤충들,


나는 살아 움직이는 것들 중에
다리의 갯수가 두개나 네개가 아닌것은
심하게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나이가 약이라고 슬슬 상태가 호전되고는 있다.
그래도 이 시골에 살다보니,
가끔 말도 안되는  곤충류가 한번씩 사람을 식겁하게 하기도 하고,
우와우와 하며 감탄하게도 하니,
참, 자연이라는 것은 놀라운 것이다.  흠,,,

여기 처음왔을 때 제법 날이 덥고 비가 오래 안 올 때여서
여기저기 거미줄이 무시무시하게 많았다.
내가 여지껏 본 중에 제일 큰 거미줄이었는데,
추석 폭우에 붕괴되어 버렸다. ㅜ.ㅡ


그리고 이 곳은 밤에는 건물 중앙으로 조명을 살벌하게 쏘아대서,
제대로 된 위치에 자리잡고  줄만 쳐 놓으면
그 불빛에 모여드는 날벌레들을 기냥 앉아서 먹을수 있어서,
조명을 마주보고 선 건물의 3층 로비  창문은 그야말로 거미들의 아파트단지다.
완전 포.동.포.동 하게 살찐 거미들이,
수 도없이 많이 자리를 잡고,
막 이주 중이시거나, 거주 중이신데,
두꺼운 창문이 가로막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 무섭긴 했다.
아무리 거미는 이로운 동물이라고 해도, ( 거미는 곤충이 아니라며..? )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프로도를 잡아먹을뻔한 거대 거미가 생각이 난단 말이다.


이런 나방님들은 색색형형별로 여기저기 붙어있거나 널려 있으시고,


이렇게 천수를 다하신 나비님도 발견한다.
복도 바닥에서 브르르 떨고 있길래 종이에 살살 얹어 바깥에 놔줬는데,
한참있다 가 봐도 움직이지 못한다.


가끔은 이런 놈들이 창틀에 자살해 누워있기도 해서,


요런 것도 피워 봤는데, 무향 무색소라고 자랑 하는 것과 달리 눈매워  디지는줄 알았다.


산책하다가  발견한
그 이름도 찬란한 배추 흰나비!!
어려서 자연, 생물 책에서만 보고 실물 보긴 첨이닷!
섬에 사는 주민들이 자급하시려고 키운 배추들은 다 실하고 보기좋게 자란다.
다행이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로
어젯밤 나를 놀래킨 사마귀놈,  ( 뇬.. 이려나..?? ) 
화장실 문 앞에 버티고 서서. 
안 움직인다.
바보던지 아니면 이넘이 날 보고 더 놀래 얼어버린 것이던지. -_-;;
근데 아침에도 있는것을 보니, 바보인것 같다.

사마귀는 초딩때 동네 개천가에서 본 후로 첨이다. 
정말 동물의 왕국에서 본 그대로여서,
놀래긴 했지만, 왠지 "어. 안녕 ??" 해야 할것 같은 느낌이 좀 들기도 했다. ㅎㅎ



그런데 어느날 보니,
벌레만도 못한 것들이 보인다.

 
동네 버스 정류장에 붙어 있는 전단이다.
말하자면 경고장같은건데,
시골총각들에게 결혼 사기를 치는 부부란다.
베트남 아가씨들 결혼 시켜주고 도망치는것 도와서 돈 떼먹는 수법이라는데,
인천서 신나게 해 드시고, 이 지역으로 나와바리를 옮기신 모양이다.

이곳이 잘 사는 시골임에도 불구하고,
다니다보니 확실히 젊은 남자들은 많아도, 젊은 여자는 보이지 않는다.
짝지어 살고 싶은 사람의  마음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취하고 다른 사람의 가슴에 상처주는 일을 일삼는 이런 부부들은,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 


여튼 이제 날이 점점 추워지니  극성맞은 모기는 없어져서 좋다. 
가을이 되었다고 정말 새빨간 고추잠자리가 날아다니는데,
움직임이 제법 빨라 사진 찍기가 쉽진 않다.
저 갯벌 아래에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수억, 수억만의 생물이 꾸물거릴테지만, 
내눈에 확 안 보여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ㅎㅎ
그래도 정말. 나이를 먹으니 벌레에 대처하는 자세가 조금은 의연해 진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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