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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생긴일

섬마을 우울증

몸이 아픈것도 아닌데,
마음이 좋질 않다.

날은 다시 좀 따뜻해 졌는데,
사실 추운 가을날도 그리 싫진 않았다.

몇몇 좋은 사람들과 이야기도 하고,
알고 지내고 싶었던 사람들과 알고 지내게 되었고, 

일은 언제 그랬던 적이 없을 만큼 진행이 잘 되고 있는 중인데, 
마음은 이상하게 
매일 매일 혼자 있던 베를린에서 보다 
더 좋질 않다.


바닷가 다녀오는길에
유기견 같은 개를 한 마리 보았는데,
한 3주 전부터 보이지 않던 백구녀석을 닮았다.
달려가다 나를 보고는 한첨 서 있더니 도망가 버렸는데,

설마 한 동네에서 개를 버리는
무서운 짓을 그 집 사람들이 할 리는 없지만, 
양동이로  막혀버린 백구네집 대문 개구멍이
보고있기 편치 않다.

오늘 갯벌에 가니 요상한 사륜 오토바이 같은 것을 타고
떼지어 슬슬 돌아댕기는 인간들이 있어 심사가 뒤틀렸다.
작은동네 바닷가가 거기서 거기라. 내가 움직이는 곳마다. 한 20명쯤 되는 사람들이
무식하게 생긴 운송수단을 타고 대단한 레저라도 하는듯이 돌아댕기는데,
매연냄새도 짜증나고,
그런 운송수단에서 어김없이 들리는 부다다다 스러운 소음도 거슬린다.
헬맷도 안 쓰고 달려도 될 정도로 천천히 다닐 꺼면
두 다리로 걷는것이 더 났지 않겠냐고. 
쳇.

일 하는데 필요한 무엇을 한국에서 구하지 못해
돌쇠에게 독일에서 구해서 보내달라고 하였다.
사실은 자기가 먼저 나서서 부쳐주겠다고 한 것으로
바쁘다는 핑계로 제법 늦어졌는데,
다 했다고 잘난척 하더니,
확인을 잘 하지 못해 하루가 더 늦어지게 생겼다.
내가 말 할때 까지 갯수가 이상하게 모자라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저  무신경은 무엇이냐.
마지막으로  다시 다짐을 받으려 하니,
바쁘다고 오도방정을 떨며 스카이프에서 나가버린다.
우씨...


이렇게 여러가지 일에 심사가 꼬이는 것은
아플 징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일을너무 열심히 해서
알러지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던지,

이도저도 아니면 바닷바람 너무 맞고 미쳤나 보다.


                                                                                                    겨울잠 자러 산으로 가다가 깔려 디지신 개굴님...
                                                                                                                    내생엔 좀더 해피하게 사시길... ㅜ.ㅡ

내일은 집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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