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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1

그래도 역시 도자기.

위의 제목은 지난번 봄에 이곳 마이센 도자기 공장을 제끼면서 쓴 포스팅인
도자기가 다는 아니야... 라는 제목을 붙인 것에 대한 답.




전날 저녁을 거르고 주무신 엄니 압지는 
아침 7시가 되기도 전에 전화를 하셔서 밥먹으러 가자고 하신다.
외국인만 있는 작은 식당에 두분만 들어가시기 부끄러우신가보다. ㅎㅎ
아침을 먹는데 보아하니, 호텔손님뿐 아니라 동네 친한 사람들도 와서 먹는듯 하다.
그 분들중 한 분이 오늘 호텔 쥔장 언니의 생일이라고 한다.
오믈렛을 채워주러 온 언니를 보고
식당에 있던 사람들이 생일 축하노래를 불러줬다.


오늘은 여행의 마지막 날.
첫번째 코스는 유명한 마이센 도자기,Meissener Porzellane 공장이다.
지난번에 마이센과 도자기에 대한 이야기를 간략하게 썼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가서 보시고,
오늘 방문한 이곳 마이센하우스는 오픈공방과 박물관, 판매및 레스토랑등을 갖추고 있는 공간.

 
입장료는 약 10유로 정도이고, 세계각국의 언어로 ( 한국어 빼고) 서비스된다.
가이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입구로 들어가면
각 방마다 도자기가 만들어지는 공정을 실연해 보여주고 다음 방으로 건너가는 식이다.
따라가 보자. 


맨 처음 방에 가면 비디오로 마이센의 고령토에 관해  보여준다. 
그 후에 옆방으로 가면 이곳은  그릇류의 형태를 만드는 방.
형태를 만드는 방법은 물레를 돌려서 만드는 법, 틀에 찍어내는법, 틀에 붓는것 등의 방법이 있다.


그 다음 방은 복잡한 형태의 물건들이나, 저런 도자기 인형들의 형태를 만들어 내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식의 그릇들은 하나하나 모양을 파내고,


이런 꽃모양들은 일일히 손으로 만들어 붙인다.


형태가 만들어 지면 색깔을 입히는데, 
방법은 두가지, 
일단 유약을 바르기 전에 칠하는 방법이 있다. 
 

 

이런 식으로 먹지....? ( 라고 하자)같은 것을 대고 밑그림을 그려서 색깔을  입힌 후 구워내는 방법이 있고,

 


초벌구이한 도자기 위에 금박이나 색깔을 입혀는 한 번 더 굽는 방법이 있다.


금박은 가마에서 꺼낸뒤 다시 광내는 공정을 거친다.
이 분들이 그리시는 꽃 문양이나, 마이센의 유명한 용 문양등은
삼백년전부터 생산되고 있다.
물론 새로운 그림들도 그 사이 많이 생산되었지만,
 아직까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은 아래 사진에 보이는 꽃무늬의 찻잔.

각각의 과정을 실연해 보여주시는 분들의 수련과정은 최소 3년.
각 공정마다 최고의 기술자들이 모여 하나하나 손으로 만들어 낸 도자기가 바로 마이센이다.
공정을 다 보고 살짝 감동받은 마음으로 나오면,
바로 눈앞에 이런 광경이 펼쳐진다.
 

갖고 싶은 마음이 뭉글뭉글 피어오른다.


아마 누구라도 그러하리라 생각되는데.


엄청난 가격에 좌절 ,좌절, 또 좌절하고


크기가 작으면 값도 싸지 않을까... 하는  나의 빈티나는 생각에
찬물서리마저 확 맞은 후

 

한 발짝 떨어져 구경만 하자고 마음을 굳힌다. 히히.

사실 저렇게 하나하나 손으로 만든 그릇이나 인형들이 쌀리도 없고, 싸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마이센 자기가 비싼 것이야 익히 알고 있는것,
뭐 그런것으로 좌절할 필요는 없겠다. ㅜ.ㅜ

이곳에는 이런 판매하는 곳 뿐만이 아니라
300년에 걸친 마이센 도자기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박물관이 같이 있으니, 
예술품을 감상하는 마음으로 바로 옆의 박물관으로 간다.  


계단 사이에 보이는 겹쳐진 두개의 칼이 마이센도자기의 상징이다.


이 곳이 마이센도자기의 전시장으로 문을 연것이 1916년이니 벌서 백년 가까이 되었다.
전시장의 콜렉션은 드레스덴의 도자기 콜렉션보다 화려하고,
여러가지 공정을 다시 볼 수 있을 뿐더러
오리지날과 짝퉁 마이센도자기를 구분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ㅎ

사진이 많아 접었다.

 

호텔의 아침을 먹은지 얼마 되지 않아 레스토랑도 카페도 부모님은 거부하신다.
흠.. 그곳의 식기는 다 여기 제품이라던데, 
기회가 되시는분들은 방문해 보시라. 
음식의 수준도 훌륭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문화라는 것은
윗 세대에 대한 존중과,
인간을 향한 경외심,
아름다운 것을 그 자체로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그것이 전통과 역사를 만들어 낸다. 

삼백년전,
동양의 도자기에 홀딱 반한 한 왕과, 한 사기꾼 연금술사가 만나
우여곡절 끝에 도자기를 만들어내고,
그것이 고집스럽게 아랫세대로 전해져
여러나라와 여러시대를 돌고
동양과 세계에서 제일 사랑받는 제품이 되었다.

그리고 이 회사는
그저 모양 예쁜 그릇을 만들어
역사에 끼워팔기를 하는 곳은 아닌듯 하다.
건물의 모든 곳과 일하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자부심이 보인다.

돌쇠와 나는 
심사숙고하여,
틀에 찍어 만들어낸
제일 싼 축에 속하는 찻잔과 받침을 두개씩 샀다.

                                                                     이 시리즈는 그릇과 받침이 각각 6종씩으로 내 맘대로 조합할 수도 있다. ^^

돌아가신 돌쇠 엄니가 남겨주신 마이센 그릇들이 집에 있지만,
우리가 처음으로 산 마이센도자기이다.
앞에서 본 분들과
그 동료 분들이 하나하나 손으로 만들어 구워냈을 생각을 하면
감사한 가격이다.


이제 도자기도 다 봤으니,  마이센 시내로 간다.
이제 뭐하냐는 질문에
"두분은 마이센 성을 보실 겁니다" 하니  
압지는 "또?? 성이냐!!!" 하시지만, 
성앞까지 차로 모시고 가,
입장권스티커 사서 가슴에 붙여 드리고,

엑스트라로  촬영권까지 사서
다른 쪽 가슴에 척 붙여드리니 룰루랄라 엄니랑 손잡고 가신다.

오늘 하루도 긴 하루일 것이다.



임금님과 연금술사를 비롯한 마이센의 다른이야기는 
도자기가 다는 아니야
편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