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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1

아마도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마을.

음. 예상했던 대로 여행기가 해를 넘겨 버렸다.
그래도 하긴 한다.


자, 호두까기 인형도 샀으니 또 달린다.
다음 목적지는 자이펜 (Seiffen). 
에르쯔지방의 장난감 산업의 중심지가 되는 마을이다.

에르쯔 산맥은 은과 호박을 비롯한 천연광물의 매장량이 엄청 났었다고 한다.
그 양이 어느 정도였냐 하면,
세계의 7대 불가사의에 속했다, 말았다 하는
러시아의 황제의 호박의 방이 (먹는 호박 아님)
헤니히 아저씨네가 사는 Deutschneudorf 에 있었고,
작센의 왕들은 은으로 만든 공예품들을 진열해 놓을 자리가 모자라
그냥 왕궁의 방들 구석에다가 산처럼 쌓아놓고 살았다고 한다.
그런 광산업을 바탕으로 생겨난 자이펜 마을의 공식적인 기록은
1324년 벌써 문헌에서 찾아볼수 있다.

그럼 뭐하냐.
곶감 빼먹듯 야금야금도 아니고 그 정도로 미친듯이 퍼 쓰는데,
동이 나는것은 시간문제,
그래도 한 400년은 버틴 모양이니
그 양이 어느 정도였을지 가늠이 가기도 한다.
어쨌든 산 밑에 있는것 다 파내고 나니 당장 먹고살기 어려워진 이 동네 주민들.
이제는 산 위에 빽빽한 나무를 잘라 장난감들을  만든다.
복도 많지.

그렇게 근근히 연명을 하던 중
1699년 이 마을에 똑똑한 영주가 있어, 
그 당시 제일 잘 나가던 장난감 시장인 뉘른베르그에
에르쯔지방의 장난감들을 내다 팔기 시작했는데,
완전 대박!

이유는..
이 지역의 싼 생활비및 그에 따른 낮은 인건비로 인한 완전 저렴한 가격!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 좋은 품질!

그렇다.
싸고 좋으면 팔리는것은
예나 지금이나 매 한가지다.

지금 이 동네에는
민속촌 분위기의 야외박물관과,
장난감박물관이 있는데,
슬슬 박물관에 치를 떨기 시작하시는 부모님들 덕에 패스.

하지만 어차피 마을 통과해 가야 하는 우리의 경로때문에
마을로 들어가니
마을 전체가 장난감 박물관이라고 해도 될 듯 하다.
각각의 집들은 대부분 판매와 오픈 공방을 겸하고 있고,
직접 만들어 보는 과정도 있다.

이 지방은 오래 전서부터 독일인들에게 사랑받던 관광지로,
여름에는 마운틴 바이크나 등산,겨울에는 스키를 비롯한 여러가지 놀이가 가능하다.
나는 사실 호박탄광 견학이 땡겼으나.
다리 아프신 엄니와 짧은 일정 관계로..ㅜ.ㅜ

그래도 차를 세우고 마을 큰 길을 따라 한바퀴 죽 올라갔다 내려온다.
날씨도 좋고, 밝은 햇빛아래에서 보니 인형들의 색깔이 더욱 선명하다.
오래된 집들과 거기에 맞추어 하나씩 ,둘씩 만들어졌을 여러가지 인형들과의 조화가 아름답다.


                                                         여기까지 오기전에 이미 길거리에서 엄청 큰 피라밋도 있고  많은 가게를 지났지만,
                                                                                      바로 이곳에 차를 세워서 그앞의 가게에 한 번 들어가 주심.


                                                                                                이 곳에도 여러가지 인형과 호두까기 인형이 있지만,
                                                                       이미 퓌히트너 네와 헤니히네 가게를 보신 부모님들은 감동이 영 없으심.

                                                                      엄니께선.. 여기 계시는 분들의 생김은 좀 못났다는 코멘트까지 ... ㅋㅋㅋ

                                                                 이곳이 바로 장난감 박물관. 들어가는 입구에서 사진 한 방씩 박고 안 들어감. 
                                                                                                                                     고만 보자, 마이 봤다. !

                                                                                     그
러시곤 길을 건너 앞집에 가셔서 뭐 보시길래 따라가 보니.


                                                                                                  아니.. 이것들이 백주대로에서 얼레리 꼴레리를....!

                                                                                                                   아줌마들이 백뮤직도 깔아준다지만...

                                                                                                                                             애들이 보는데.
 

                                                                                                                               아저씨! 가서 혼 좀내줘요!

 

                                                                              이 동네 호두까기는 말도 탄다.  발 없는 말이니.... 천리 갈꺼냐????

                                                                                               목수의 책상과 그의 생산품을 쇼윈도에 연출해 놨다.

                                     그 앞의 가게는 장난감 철도를 쇼윈도 가득 만들어 놓았는데, 엄마가 보고 싶으니 굴려보라고 하신다. 
                                                                              열차를 굴리는데는 거금 1유로.  돈 넣고 나니 약 10초 보시곤. 가자!
                                                                                                     엄마... 그래도 오셉센트 어치는 봐 주셔야죠.ㅜ.ㅜ

                                                              앞에 가는 도둑 산타와 씨네21의 정훈이만화에 나오는 남기남 루돌프. ㅋㅋㅋㅋ
 

아, 재밌다.

아래 사진 속의 집은 미니어쳐라고 불리는 이 지방의 장남감 중에서도 미니어처라고 불리는
성냥갑 속에 인형을 만드는 공방이다.
모든 성냥갑속에 하나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 가게에서 만드는 피라미드 역시 다른 가게의 3분의 2나 반 정도의 크기밖에 안된다.
 
                                                                                                                                                 바로 이집!!!  

 

아름다운 마을이다.
그리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다.
사실 들어가기 전에는 별 기대가 없었고,
들어가서는 약간 광분상태로 다니느라
마을의 전체 사진이라던지 뭐 그런것은 없다. ㅜ.ㅜ

궁금하신 분들은 http://www.schauwerkstatt.de
에 가시면 사진도 있고, 비디오도 있다. 
위의 싸이트는
공산당시절에 만들어진 자이펜 민속공예조합.
Seiffener Volkskunst e.G.의 홈피인데,
이 조합은 아직도 당연히 있다. ^^

어렸을 때 바비 인형이나, 디즈니 캐릭터 등을 안 좋아해서
수차례의 기회에도 불구하고 디즈니랜드에 가본 적이 없고,
한국의 무슨 랜드나, 엄마네 바로 옆집의  머시기 월드도 괴기스러워 하는 성격인데,
이 지방의 인형들은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무엇인가가 있다.
공방을 보여주고, 자신들의 인형을 설명해 주는 사람들을 보는 것이 좋다.
자신들의 인형을 사지 않는다고 화내는 사람도 아무도 없다.
자신들이  일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고,
사람들이 그것에 댓가를 지불하고 인형을 사가는 것을 감사해 한다.
몇 백개씩 걸려있는 동물모양 풍선이나 기계가 찍어내는 인형과는 다른 것이다. 

돌쇠의 고향 마을이 아름다운 지방이어서 다행이다.

여담으로
포스팅을 하려고  검색하다 알게된것이, 
한국의 티비에서 자이펜의 뮐러 (Mueller) 라는 회사를 소개해 준 적이 있고,
이 회사의 제품을 수입해서 파는 곳도 있는것 같다. 
호기심에 그 한국 회사의 블로그를  살펴보니
호두까기 인형이 동화에서 악역으로 나와 얼굴이 험상궂다는 말이 있다.
무슨 동화인지 알려주시면 좋겠다.
내가 읽은 호두까기 인형이 등장하는 몇몇 옛 이야기는
다 험상궂은 얼굴에도 불구하고 너그럽거나 용감하고 착한 역이어서,
호두까기가 행패 부리는 동화도 한 번 보고싶다. ㅋ

근데 그보다도..
Erzgebirge, 에르쯔게비르게,
혹은 에르쯔산맥지방을.
에르즈개버지마운틴.....이라고 한글로 표기한것은 
짜증난다.
쓰레기도 아니고..개버지가 뭐냐.
지지난 포스팅에서 Gebirge는 산맥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한 바.

뒤에 생각없이 갖다 붙인 마운틴은 부끄럽다.
얼즈개버지마운틴이라고 안썼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나?

남의 나라 제품.
그것도 저런 류의 예술품을 가져다 돈을 벌려고 할 땐 
최소한의 기초 지식을 가지고

제대로 된 이야기를 전해 줬으면 한다.
그것이 만든 사람과 돈을 내고 그것을 사는 사람에 대한 예의다.

여튼.
오버로흐뮐레팬션에서의 빵빵한 아침식사 덕에 배도 안 고프신 엄니 압지를 모시고,
또 길을 떠난다.
다음 목적지는 마이센 근처의 모리츠부르그. 
지난 번에 못 산 크리스탈 와인잔.
이번에는 꼭 살테얏!!!